"확진환자 하루 만에 1만4840명, 사망자 242명 증가… 숨겼던 환자통계 드러나나" 촉각
  • 중국 정부의 발표를 바탕으로 한 13일 현재 우한폐렴(코로나19) 감염 현황. ⓒ미국 존스홉킨스대 현황자료 캡쳐.
    ▲ 중국 정부의 발표를 바탕으로 한 13일 현재 우한폐렴(코로나19) 감염 현황. ⓒ미국 존스홉킨스대 현황자료 캡쳐.
    중국인은 물론 전 세계가 “더이상 중국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사회는 물론 자국민에게까지 거짓 통계와 가짜뉴스를 발표하고, 국제사회와 협조해야 할 일까지 은폐한 사실이 매일 드러난다. 우한시와 허베이성에 갇힌 중국인들은 공산당이 최악의 결정을 내릴까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러스 백신 만들 때 필요한 염기서열, 보름 동안 숨긴 중국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보건전문가들이 의학전문지 ‘랜싯’에 기고한 공동서한을 소개했다. 이들은 중국 보건당국이 우한폐렴의 원인바이러스인 ‘코로나19’의 염기서열을 지난 12월 중순에 파악해놓고도 보름 동안 이를 숨겼다고 폭로했다.

    서한은 싱가포르 소재 듀크-NUS의대의 린파왕, 대니얼 앤더슨, 마이클 머슨 교수, 호주 커틴대의 존 매킨지 교수 명의였다. 그중 린 교수와 앤더슨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한폐렴대응위원회와 관련 백신개발위원회 자문위원이다.

    서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우한시에 보낸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26일 우한폐렴 환자의 폐세포에서 추출한 바이러스로 염기서열 데이터를 확보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 1월12일에야 코로나19의 염기서열을 국제사회에 공개했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발간하는 의협신문은 지난 5일 국내에서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파악해냈다는 소식을 전하며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는 진단·검사법을 설계 및 평가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우한폐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보름가량 늦춘 셈이다.

    진정세와는 거리가 먼 우한폐렴 환자통계

    13일에는 중국이 발표한 우한폐렴 환자통계 때문에 또 난리가 났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0시를 기준으로 확진환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고 밝혔다. 확진환자 1638명, 사망자 94명이 증가했다는 전날 추세와는 비교가 안 됐다. 이날 중국의 우한폐렴 확진환자는 6만332명, 사망자는 1369명을 기록했다.
  • 중국 장쑤성 쿤샨에서 며칠 전 흘러나온 영상. 중국 공안들이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을 집에서 끌어내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 ⓒ미국의 소리 방송 유튜브 캡쳐.
    ▲ 중국 장쑤성 쿤샨에서 며칠 전 흘러나온 영상. 중국 공안들이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을 집에서 끌어내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 ⓒ미국의 소리 방송 유튜브 캡쳐.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 측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실한 ‘임상진단’ 환자가 대거 포함돼 확진자가 증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확진환자 가운데 1만3332명이 ‘임상진단’ 환자라는 주장이었다.

    외신들은 “중국이 13일 발표한 통계도 축소된 수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한에서는 환자 19명 가운데 1명만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의견을 실었고, SCMP는 “우한폐렴에 걸린 것이 확실한데도 확진판정을 못 받거나 일반 폐렴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많아 중국 당국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다”며 “확진판정은커녕 집에 격리됐다 숨진 환자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다”고 폭로했다.

    “통계 조작뿐 아니라 공산당 중앙과 지방조직이 우한시와 후베이성에서 저지르는 만행이 외부로 전혀 알려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중국인도 많다. 현재 후베이성에 갇힌 사람들은 방역복을 입은 공안이 자가격리하던 사람들을 집에서 끌어내 승합차에 태운 뒤 어디론가 사라지는 영상을 계속 올린다. 우한시 화장장 영상이나 지하철에서 피를 토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람의 영상도 있다. “인민해방군과 공안이 후베이성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실탄사격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상황인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2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전염병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방제 작업도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상무위원들과 자화자찬했다. 그러고는 13일 인민해방군 의료진 2600명을 우한시로 보내는 한편 지역 공산당 책임자와 관료들을 숙청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했다.

    “공산당이 우한시 없애면 어떡하지…” 공포에 떠는 중국인들

    현재 우한시와 후베이성에 갇힌 중국인들은 전염병보다 다른 일을 더 걱정한다. 시진핑과 공산당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예부터 ‘조대방소(抓大放小, 큰 고기는 잡고 작은 고기는 놓아준다)’ 전략을 사용했다.

    이를 우한폐렴에 대입하면, 14억 중국 전체 인구를 살린다는 명분을 앞세워 1100만 인구의 우한시 또는 6000만 명이 사는 후베이성은 없애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한과 허베이에 남은 중국인들은 설마 했으나 ‘우한폐렴대응 영도소조’ 설립을 본 뒤 불안해한다.
  • 현재 유튜브에서 중국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한 반공 유튜버의 영상. ⓒ신세기 TV 영상캡쳐.
    ▲ 현재 유튜브에서 중국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한 반공 유튜버의 영상. ⓒ신세기 TV 영상캡쳐.
    CCTV 등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1월25일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우한폐렴대응 영도소조’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영도소조 조장은 리커창 총리가 맡고,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이 부조장을 맡았다. 시 주석의 측근이라는 당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실 주임, 쑨춘란 국무원 부총리, 황쿤밍 공산당 중앙선전부부장, 차이치 베이징시위 서기, 자오커즈 공안부부장, 왕이 외교부장, 샤오제 국무원 비서장이 조원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우한폐렴 확산 방지와 치료를 맡는다는 조직에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교통부 관계자가 빠져 있다. 정치국 상임위원이자 공산당 보건위생책임자인 한정도 빠졌다. 보건의료 관계자 없는 전염병 대책위원회를 본 중국인들은 시진핑과 공산당이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게 아닌지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