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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북파부대 HID 대원 '장봉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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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동료 주검 어른...30년간 가슴치며 후회

실미도에서 북서쪽으로 14㎞ 떨어진 서해의 작은 섬, 장봉도.

김광호(70·가명)씨는 이 곳에서 청춘을 다 바쳤다. 그는 북파공작원이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4월 북파공작원 부대인 에이치아이디에 입대해 이곳 장봉도에 배치됐다. 실미도 부대가 생기기 훨씬 전인 50년대 말까지, 장봉도에는 에이치아이디 본부(현 장봉신협 건물)와 좌익세력 수용소, 부대원 막사, 해안초소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7월 몇몇 지인들과 장봉도를 다시 찾았다. 옛 기억을 더듬어 5명의 동료들이 묻힌 현장에서 유골을 수습한 뒤 천도재를 지냈다. 탈영과 항명 등으로 처형당한 동료들의 원혼을 달래고, 평생 자신을 짓눌렀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였다.

유골 발굴작업을 했던 굴삭기 기사 정아무개씨는 “김씨가 가리킨 지점을 1m30㎝ 정도 파들어가니 유골 4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동네 주민은 “유골을 뒷산에 뿌리면서 (김씨가)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가슴이 아렸다”고 말했다.

장봉도 ‘터줏대감’ 황경융(86)씨도 “1950년대 에이치아이디 부대원들의 부식을 육지에서 섬으로 조달하는 일을 7개월동안 했다”며 “에이치아이디 부대의 좌익세력 수용소에 잡혀온 사람들은 땅에 묻히거나 바다에 수장되는 등 말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당시 부대장의 명령에 따라 처형당한 부대원들의 주검을 직접 땅에 묻었고, ‘그 이상의 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국군정보사령부 쪽에 ‘부대기밀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했으니, 이렇게 벙어리 냉가슴 앓다가 세상 뜰 날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하기 밝히기를 못내 꺼려 했다. 다만 “바보처럼 위에서 하라는 대로 했다”며 “다른 사람이 차마 못하는 일은 거의 모두 내 몫이었다”고 깊은 ‘죄책감’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23년 동안 서해 도서지역을 돌며 북한 침투 공작원 교관 생활을 하다, 77년에 제대했다. 그는 “그곳에 더 있으면 미쳐 버릴 것 같아 자진 제대했다”며 “처음엔 부대에서 허락을 해 주지 않아 제대하기 위해 별의 별 사고를 다 쳤다”고 했다. 제대를 했지만, 과거 행적을 밝힐 수 없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막노동 밖에 없었다. 그는 그렇게 30년 가까이 과거를 가슴에 묻은채 힘겨운 세월을 보냈다.

동료들의 주검이 눈앞에 아른거려 20여차례나 정신병원을 들락거렸고 지금도 신경안정제를 끊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아내는 18년 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다.

영화 <실미도>가 상영되면서 북파공작원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지만, 김씨는 여전히 과거를 털지 못한 채 불안 속에 살고 있었다. 김씨는 “과거가 후회되고 원망스럽다”며 “빨리 죽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HID 부대는=에이치아이디(HID)는 'Headpuarters of Intelligence Detachmant'의 약자로, 대북 정보수집 및 공작을 담당하는 부대다. 북파 공작원들은 주로 에이치아이디에 소속돼 작전에 투입됐다. 1948년께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전쟁 당시 활동했던 북파공작원들은 에이치아이디의 고유 명칭을 육군첩보부대로, 통상명칭을 육군 4863부대로 기억하고 있다. 에이치아이디는 전쟁 당시 약 30개의 부대를 운영했고, 이 중 잘 알려진 부대는 52년 10월께 서울 정릉 청수장에 설립된 제1교육대다. 이들은 휴전선 부근과 북한에 공중으로 침투해 폭파와 정보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부대는 60년대 말부터는 에이아이유(AIU)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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