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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iano 0 1124  

젊은 아줌마, 인사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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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많이 발전했다. 미국 등 외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한국에 들어오면 나 자신이 '촌놈'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2개월 전 한국에 들어왔는데 한국의 발전상에 눈이 휘둥그레지곤 한다.

하지만 이해 못 할 일들도 적지 않다. 난 요즘 어머니가 사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비록 어머니에게 얹혀 살지만 이젠 어머니 집이 내 집인 것처럼 편안하다. 어머니는 가끔씩 웃음 띤 얼굴로 "내가 너를 빨리 쫓아내야지"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물론 말만 그렇게 하시는 것이겠지만….

며칠 전 일요일 아침의 일이다. 교회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7층까지 평소 운동 삼아 걸어다녔으나 그날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에 30대 초~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이 타고 계셨다. 유치원생 또래의 여자아이 손을 잡고 있었다. 무심결에 "안녕하세요?"한 뒤, 꼬마를 향해선 "안녕?"하고 인사했다.

그 순간 그분은 내 얼굴을 슬쩍 보더니 대답이 없다. 꼬마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러곤 엘리베이터 문만 주시했다. 적막감이 흘렀다. 나는 순간적으로 별생각을 다 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왜 대답이 없지?' '어찌해야 되지?' '내가 나이가 많아도 한참 많은데….'

1층까지 내려오는 시간이 그날 따라 길게 느껴졌다. 나는 죄 없는 엘리베이터 문에 붙은 안내 문구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엘리베이터가 서고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먼저 내리시죠"라고 했다. 사실 이것도 평소 몸에 밴 나의 습관이다.

아무런 대꾸나 목례도 없었다.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동방예의지국'으로 기억되는 나라다. 그런데 과연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일까. 혹시 예의가 없다고 손가락질했던 다른 나라보다 못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글은 김종철(51.커리어 컨설턴트)씨가 최근 조인스 블로그(blog.joins.com/vidanova)에 올린 것이다. 김씨는 지난 12년간 미국.영국 등에서 거주했으며, 잠시 한국에 체류 중이다.

아뿔싸 ! 택시비가 모자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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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증권사 영업점에서 일했다. 그 때문에 누구보다 경기를 피부로 실감한다. 지난주 40대 후반의 고객이 "아파트를 사려고 빌린 돈의 이자를 내고, 아이들 학비를 대려니 빠듯하다"며 뭉칫돈 5000만원을 계좌에서 빼려고 찾아왔다. "은행 이자보다 더 벌게 해 드릴 테니 갖고 있는 게 어떠세요"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내 입장에선 적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분은 여유자금을 주식에 투자한다고 잘된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고 했다. 답변이 궁색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경제가 좋지 않고 살림살이가 어렵다"며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고객이 적지 않다.

그날 밤 귀갓길에 택시를 탔다. 봄이 온 것인지 창문을 열어도 포근했다. 택시기사는 벌이가 예전같지 않다고 했다. 자정 넘어서까지 서울 시내를 부지런히 돌아다녀도 손님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마누라한테 기가 죽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부럽다고 했다. 이런 월급쟁이가! 하긴 남들이 보기엔 부러워 보일지 모른다. 내 속이 썩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스트레스로 매일 두통에 시달리는 나를! 난 주식거래를 하느라 점심식사를 거르기 일쑤고, 식사 중에 "주식을 매매해 달라"는 고객 전화를 받고 허둥지둥 사무실로 달려오곤 한다. 주식을 매매하느라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간다.

그런 내 직업이 부러워 보였다니! 하기야 요즘처럼 경쟁이 심한 시대에 어찌 나만의 문제일까.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집 부근에 도착했다.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여니 택시비가 3000원 정도 모자랐다. 아뿔싸! 내 행동을 눈치 챈 기사분이 "나중에 저 만나면 그때 주세요"라고 했다. 조금만 가면 현금인출기가 있다고 하니 기사는 "수수료가 비싸다"며 거절했다. "손님 전 이 직업에 정년이 없지만 손님은 그렇지 않지요. 경제도 어렵다는데 직장 잃지 말고 힘내고 열심히 다녀요." 그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이 글은 조인스 블로거 김효창(43.blog.joins.com/k0312k)씨가 블로그에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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