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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게 해달라" 최악 설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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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장벽에 가로막힌 지방 젊은이들의 시각
민족의 대명절인 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찾았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40만명의 인구가 줄어든 부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알려진 이 지역의 젊은이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

미국 뉴욕에서 물리치료를 공부하다 일시 귀국한 전동용(30)씨와 작년 7월 한 대기업에 입사한 박병용(28)씨에게 부산이 어떤 상황인지 물었다.

이들이 전하는 부산의 모습은 '죽은 도시'다. 외환위기 이후 부산 내의 주력 기업들이 모두 주변 경남 지역으로 옮기고, 수출 기업들마저 떠나면서 젊은이들의 희망 또한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시가 나름대로 국제영화제나 컨벤션 센터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부산의 대졸 초임이 1천6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저런걸 따졌을 때 120만원 내외 아닙니까? 편의점 아르바이트 수준인 겁니다. 자기가 낸 등록금으로 생각해 보면 사실 입사가 망설여지는 겁니다. 그걸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까요?" 그나마 ROTC를 활용, 대기업에 입사한 박병용씨의 말이다.

"최근에는 토익 800점이 평균입니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900점은 되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학점의 경우에도 4.0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그나마 취업시장에 이력서를 들이밀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런 건 기본이고, 최소한 외국에 어학연수라도 한 번 다녀와야 하고요. 자격증이나 자원봉사 경험도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 하면 경남에 있는 대기업이나 중견향토기업에 지원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박병용씨가 말하는 부산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학벌' 등으로 인한 취업 장벽. 이 말에서 최근의 사교육 광풍, 지방과 수도권 대학 간의 심각한 심리적 대립과 출신 신입사원 간의 갈등에 대한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제가 입사했을 때 다른 동기들의 시각은 '쟤네들은 너무 쉽게 들어왔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지방대가 학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입사했다는 이유로 보는 시각이 불편했습니다. 실제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마음이 일부 이해가 가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사람들이 공부할 때 저는 강원도에서 나라를 지켰다는 겁니다. 그렇게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이런 말을 듣던 전동용씨는 "이건 예전보다 문제가 더 심한 거 같다"며 "소위 말하는 스펙, 자격증, 토익 점수 등에만 급급해 자기가 해야 할 공부는 전혀 못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전씨는 약 3년 동안 미국 뉴욕에서 물리치료 공부를 하다 일시 귀국했다. 그는 "이런 한국 사정이라면 차라리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이 해외로 나가 길을 찾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한국 생활에서 미래가 보입니까"라며 지금의 상황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언어 문제만 해결되면 보상 문제나 향후 집 마련, 아이들의 교육 문제 등에서도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이나 호주가 한국보다 낫습니다. 지금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는 겁니다. 제가 봐도 교육면을 보면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나은 듯 합니다. 게다가 지방대 나와 한국에서 고생하는 것보다 학벌 따지지 않는 해외가 더 낫지 않습니까."

전씨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아이들의 미래 때문에 한국에서 번 돈으로 미국에 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영어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한국말과 영어를 함께 잘하는 사람이 더 대접받는다는 점 등을 들었을 때 기회가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

주제를 바꿔 이들에게 최근 정치에 대해 물어봤다. 이들의 대답은 신세대처럼 개성이 뚜렷했다. 박씨의 경우에는 "정치는 재테크를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며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 반면 전씨는 "앞으로도 잘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요점은 단 하나, "정치는 국민이 잘 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전씨는 "저도 사실은 과거에 노무현을 '개혁' 때문에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개혁입니다. 이건 아닙니다"라며 현 정부의 정책과 그 결과에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씨 또한 "저는 정치적 관심이 별로 없지만 지금의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와 같은 젊은 세대가 바라는 건 제대로 먹고 살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는 겁니다"라며 정치적 무관심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이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전씨는 "제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본 것 중 가장 인상깊은 게 바로 우리 민족의 특성입니다. 미국은 다양한 민족이 사는 나라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민족에게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 몇 배 노력합니다. 교육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근면성과 교육열, 경쟁심리라는 특징은 지금 우리 사회가 힘들더라도 앞으로 지도자만 잘 만난다면 정말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이들의 의견이 부산 젊은이들의 민심 전체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이들이 과연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전경웅 기자 (enoch@freezonenews.com)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1 Comments
fabiano 2007.02.19 06:59  
심각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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