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추억의 사진
fabiano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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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3 14:34
해말간 어린 소녀의 모습이 어려웠던 그 시절을 잊게한다.
늦가을, 추수걷이가 끝나면 소쿠리나 광주리를 들고 논밭에 나가 떨어진 곡식 낟가리를 주워 담았다.
그 시절, 어느 일가족이 나드리를 와서 아이스케키를 먹고 있는 모습.
그 시절, 신작로의 양쪽으로 미류나무가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포장하지 않은 도로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버스나 화물차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자욱하였다.
두루마기를 걸치고 중절모나 갓쓴 촌로들이 선거철이나 각종 관공서 행사에 동원되어 으례이 몇십리
신작로를 걸어서 가곤 하였다.
<봉은사 가는 길>
1955년 당시 경기고교 1학년 이었던 김희중군이 지금 서울 삼성동 코엑스빌딩 앞 영동대교로 언덕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찍은 이 사진은 50년이라는 時空을 거쳐 엄청나게 변화된 모습이어서 아무도 이곳이
그 장소라는 것을 모릅니다. 다만 작가만이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귀로(歸路)"라는 제목으로 이 작가는 동아일보 특선작으로 수상하였는데 "독특한 모티브의 발견과 그 내용이 생생하고
노련한 고상한 향기를 풍겨준 작품이었다"는 심사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