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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7시면 공원으로...” 갈 곳 없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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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노인문제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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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오후 탑골공원에는 수많은 노인들이 무료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찾고 있다. ⓒ프리존뉴스 
탑골공원에서 만난 황모씨(76)는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공원으로 향한다. 며느리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라는 게 황씨의 설명이다. 집을 나설 때 주머니에는 단돈 몇 천 원이 고작이라는 그는 아들내외에게 용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씨는 “손자, 손녀의 교육비, 생활비를 힘겹게 벌고 있는 자식에게 손을 벌리기가 쉽지 않아. 어쩌다 용돈을 주는 경우가 있으면 모를까. 괜시리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게 부모 마음”이라면서 돈을 아끼려고 점심이라도 공원 인근 복지관에서 나눠 주는 식권으로 때우거나 무료 배식처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 문제에 대한 사회 복지와 구제 장치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 문제다. 정부는 노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에게 몇 천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방침을 세웠지만 실제로 아직까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실버박람회’를 주관했던 서울시청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전문 인력이라 할 지라도 오랫동안 자신의 일만 해오던 노인에게 새로운 업무를 맡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라고 난처해했다.

탑골공원에 앉아 있던 윤모씨(70)는 ‘노인들의 놀이공간이 너무 없고 있는 곳도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노인들의 문화. 윤씨는 “예전만 하더라도 다방이 있어 커피를 마실 공간이라도 있었지만 요즘은 다방도 찾기 힘들뿐 아니라 음식점, 놀이문화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만의 공간이다 보니 특히 겨울철에는 갈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노인들에게는 청계천, 종묘공원, 탑골공원, 청량리역과 같이 그저 앉을 곳이 있는 장소가 놀이공간의 전부라는 것이다.

복지시설 늘어도 서비스는 제자리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05년도 노인복지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무료·실비 노인요양시설은 모두 416곳,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는 유료 노인요양시설은 167곳으로 조사됐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비추어 노인복지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작 모이는 곳은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등 10년 전이나 마찬가지다. 노인이 정작 활용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김모씨(67)는 “정부에서 지었다는 복지기관이 어디에 있냐”며 “우리도 탑골공원이 좋아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갈 곳이 없다보니 그나마 노인들이 쉴 공간이 이 곳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많은 노인들이 찾고 있을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방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전체 인구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상북도 영양군이나 영덕군의 경우 노인들의 문화공간은 전무한 실정으로 이 지역 대부분의 노인은 군청 쉼터나 경로당에 모여 화투나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는 게 전부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복지시설이 최근 몇 년에 비해 상당히 늘었다”면서 “하지만 노인들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과 지역에 따라 노인인구 편차가 크다보니 무작정 시설확충은 어려운 게 사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한노인회의 한 관계자는 “시설을 어떤 기준에 따라 설치하는 지도 알 수 없으며 무엇보다 노인들 복지시설이 새로 생겨난 곳을 정부로부터 들은 곳은 한 곳도 없다”며 “노인들끼리 얘기하다 어느 지역에 노인 공간이 생겼다는 곳을 알 수 있을 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또 “노인들 복지시설은 인구 대비 노인 비율을 고려해 지자체에 정부가 지원해서 복지시설을 설치해도 무방할 것”이라며 “노인들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굳이 가까운 곳이 아닐지라도 쉴 수 있는 공간만 생겨난다면 한 두 시간 거리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며 시급히 시설확충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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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수천 명의 노인들이 방문해 하루를 보내는 종묘공원. ⓒ프리존뉴스 
복지시설 뿐 아니라 노인 양극화도 심각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이곳은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집합소다. 노인을 위한 문화공간이 없어 이곳을 찾는 노인이 대부분. 오전 9시께 남은 신문을 받기 위해 노인들은 삼삼오오 이곳으로 모인다.

신문을 건네받은 김모씨(68)는 “50부 정도 되는 남은 신문을 받아 보려고 아침부터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신문이 있어야 오전 일과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의 시간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사회복지 시설에서 무료 급식을 하지만 몰려드는 할아버지의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마련된 복지 시설 또한 마땅히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없다. 김씨는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인구가 상당히 많아졌지만 청년층 실업문제 등에 가려 우리는 뒷전이고 피부에 와 닿지도 않는 정책만 내세운다”고 하소연했다.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근처에 마땅한 휴식공간이라고는 성인 콜라텍, 성인 오락실, 성인PC방이 전부, 그나마도 돈이 좀 있는 노인들만 찾는다. 탑골공원에서 만난 이모씨(71)는 '그나마 돈 좀 있는 노인들은 놀 공간이라도 있을 수 있지. 나 같이 하루 끼니도 걱정해야하는 처지로는 아무리 노인문화시설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별다른 용돈이 없는 우리에게 정부에서 지급하는 교통수당이 유일한 용돈이다”며 “20년째 그대로인 수당을 몇 푼이라도 올려주면 그나마 낫겠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혼자인 노인은 나눠주는 무료급식이나 주말에 자원봉사단체에서 주는 것을 쉽게 먹을 수도 없다”고 씁쓸해 했다.

나라를 지탱하며 고생한 수십 년 인생사에서 또 다른 사회의 어두운 현실에 그들은 제2의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노인계층의 양극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갑작스러운 노인인구 증가가 노인계층의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건강문화연구원의 최선애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는 현재 47.4로 1970년에 비해 6.6배 증가했다. 이에 부양인구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자본주의 구조 하에 그들 간의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 정년에 따른 은퇴, 건강문제로 직업을 갖지 못하는 노인은 더욱 빈곤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재산을 축적한 노인은 안정적인 생활을 보내지만 그렇지 못한 노인은 빈곤에 허덕이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밖에 경제가 나빠지면서 노인들 스스로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부양을 맡고 있는 자식 세대의 어려움을 보고 생활비를 타 쓰기가 곤란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젊은 시절 돈을 모은 노인이나 자식이 경제적으로 부를 축적한 노인을 제외하곤 수중에 있는 돈은 기껏 정부에서 받는 1만 원 정도의 교통비가 전부라는 것이 대다수 노인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노인 역할의 축소가 경로효친 사상을 현대물질 사회에서 퇴색시켜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노인문제를 남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효의 의미를 되새겨 우리 모두가 노인문제를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박광우 기자(pk1404@freezonenews.com)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14 Comments
드넓은 광야 2007.01.25 19:09  
점차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즈음 고민해야할 문제인데 그안에서 사기치는 놈들은 정말 악질들입니다
fabiano 2007.01.25 22:36  
앞으로 고령화 시대에 획기적인 대안이 없으면 심각한 문제로....
어여쁜 나 2017.06.06 08:57  
혹시 지공거사 들어보셨는지요? 그게 무슨말이냐면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하는 노인들이라는 뜻입니다~!!!! 현재 2017년을 기준으로 만65세이상 노인비율이 14%를 넘어섰는데 요새 노인들은 과거의 노인들과 비교하면 건강수명이 높아지고 만65세이상이라 할지라도 제나이보다 10여년 더 젊어보이는 중년같은 노인들이 많아요~!!!! 그래서 노인분들이 지공거사를 거부하고 제돈내고 지하철타자고 그럴정도라네요?
fabiano 2017.06.09 11:45  
서울가서 몇번 이용했는데 요금을 못낼 정도가 아니어서 지공거사는 앞으로 사양해야겠슴다.사실, 몇푼 되지 않지만 14%의 10%만 내도 국가 수익에 이바지 하는 것이니...
어여쁜 나 2017.06.09 22:52  
일본이야 만65세이상의 노인비율이 2017년을 기준으로 27%를 넘었다네요? 믿어지시나요?
fabiano 2017.06.15 21:59  
갈수록 고령화 문제가 심각...
어여쁜 나 2017.07.06 21:49  
6년여전 맥도널드 할머니인가? 그거 SBS궁금한 이야기Y에서 방영되었는데요? 그 할머니는 이미 4년전에 저세상 사람이 되셨지만 평소에도 오만하고 독선적이고 잘난척을 많이해서 사람들이 그녀를 멀리했고 게다가 친구분들과 그녀가 과거에 일했던 직장에서 같이 일했었던 동료들조차 그녀에게 도와주려고 하면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생명운동가이자 가수였던 이광필씨가 맥도널드 할머니를 도우려다가 맥도널드 할머니가 들고있던 우산에 눈찔려 실명당할뻔했을정도이니....!!!! ㅡㅡ;;;;;
어여쁜 나 2017.07.06 21:51  
더 놀라운건 그 맥도널드 할머니는 대학에서 불문과를 전공했고 약 15년동안 외무부에서 일을 했던 전력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믿어지시나요? 그런분이 결국 노숙자신세를 지고 누구와 만나기를 무척싫어해 결국에는 암까지 걸려 세상을 떠났죠~!!!!!
fabiano 2017.07.07 17:01  
독선과 오만, 아집으로 점철된 모습.인간세상에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데...거~참~
fabiano 2017.07.07 17:02  
다방면으로 공부 많이 하는 모습.  베리 굿~~~
어여쁜 나 2017.07.07 21:58  
그분의 성함이 권하자씨였는데 어쨌든지간에 멋진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일평생을 결혼도 안했고 외무부에서 일했을때 동료들과 어울리지않고 최고급 쇼핑센터에서 외제간식을 살정도로 우아하게 사셨어요~!!!! 더군다나 그녀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은 오로지 스테이크나 파스타 혹은 갈비구이정식등 왠만한 중류층들도 먹기힘든 최고급음식이었다는거~!!!!
fabiano 2017.07.13 11:08  
전생이 공주였나 봅니다. 성격이 그러니 우짭니까?
어여쁜 나 2017.07.15 13:58  
권하자씨의 막내여동생분이 궁금한 이야기Y에서 자신의 언니에 대해 인터뷰를 했는데 언니가 공주였고 엄마가 시녀로 살았다고 말을 했대요~!!!! 이때문에 권하자씨 이야기만해도 치가떨정도로 싫어했고 그 언니가 나타날까봐 두렵다고 했더군요?(참고로 권하자씨는 8남매중의 7번째)
fabiano 2017.07.16 21:52  
세상사, 요지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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