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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골의 수박서리

fabiano 0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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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둑길 너머에 넓디 넓은 들녁이 있고 그곳엔 먹음직 스러운
과일이 보는 이로하여금 탐스러웠고 종류도 참 다양 했었다.
오뉴월에는 땅속에 먹음직스런 감자, 앵두와 살구가 있었고 칠팔월이면 수박,  참외, 토마토, 복숭아, 자두, 호도 등등......
구시월엔 사과, 배, 포도, 땅콩, 감,고구마, 밤,고염......
어디 이것뿐이었을까?

지천으로 널려 있는 우리 고향만의 풍요로움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보니 나에게도 여름부터 가을이 되기까지에 어린 유년시절에 얽힌 사연들도 참으로 다양하고 많았던 느낌이 남아 있다.
하루 잠깐 살아온것도 아니고 어린시절을 그 곳에서 자라왔으니 사연 또한 어디 하나 둘인가?
많은 사연중에 그래도 한 여름 밤에 얽힌 사연을 잠시 회상하여 볼까 한다.
때는 정확한 시기를 짚어보기는 그렇고 중학교 다닐쯤이 아닐까 싶다.

저녁을 먹은 몇 몇의 우리 일행은 누가 모이자고 하지 않아도 그렇게 잘 모여졌다.
별 달리 할 일 없었고 특별이 학교 공부외에는 여름밤이든 겨울 밤이었든 그렇게 너 댓명이 모이는것은 어쩜 놀이문화가 들어서기에 앞서 먹고 살기 바쁘고, X구멍이 찢어지는 가난과 함께 힘들었던 시절이었으니 한창 자랄 나이에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별로 신통치 못하였으니 어쩜 그런 풍성한 과일 앞에서 해서는 안된다고 늘 들어왔고 알고는 있었지만 알 수 없는 마음의 호기심과 부질 없는 욕심의 행위가 다소의 부족한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일련의 행위 였을지도......

반면 어린시절에 앞뒤를 모르는 호기심에 그렇게 당연함에의행위를  하였는지도 모른다.
시설이나 학교 공부에 목숨을 걸기 앞서 분위기가 주는 그 시절에 모두는 아니어도
대개의 어린 모두의 모습였었는지 도 모르고......
어쩜 그렇게 해 온 모습에 부모님의 심정은 오죽하였겠는가?
알면서도 특별이 별다른 조치를 취할수가 없었을 것이다.
있다 한들 한 두마디의 큰소리로
"밖에 나가지 말고, 몰려다니지말고, 공부해라" 하는 그런 말씀을  했던 기억이있다.
하여간 그 시절의 궁핍한 생활 문화였었고 그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마도
"그럴수 밖에 없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은 지금에서 나 자신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날 누가 꺼낸 이야기인지는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야! 우리 오늘 저녁에 수박 서리를 할까?" 였다.
일행 다섯명이 모였었는데 모두 한결같은 만장일치의 통과로 오케바리였다.
일행 중에는 행동대장격인 선배 한 분도 있었고 서슴없는 의견 일치로 한 밤의 스릴이 시작되는 음모는 이어졌다.
바로 철님이 말씀하신 팽나무골을 지나서 노은리 강변 쪽으로 향하는
중간 쯤 되는 곳 인것 같다.
하여간 그 당시에는 밤에 심천역 앞 광장쪽으로  모인 것같다.


행동개시에 앞서 대장으로부터 간단한 주의사항을 하달 받고 목적지인 수박밭으로 향하였다.
서서히 목표지점이 다가올 때 쯤에는 왜 그렇게 겁이 나는지
괜히 "한다고 했다"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말은 못하고 하여간 그 일을 할 수 밖에......

조금은 하고도 싶고, 그 무리에서 이탈은 곧 비겁자가 되는 것이고,
심하면 그래도 배신자 소리를 듣기에 충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여간 어린 마음에서도 고추찬 사내라고 잘 못을 알면서까지  하여야 한다는 사실은 바로 사내들에 세계인지 모를 일이었다.

다행히 달빛이 훤히 밝지 않은 그런 날이다.
가능하면 흰 옷은 표시가 나니까 눈에 잘 띄지 않는 색상의 옷으로 모두 입고 있었고  서서히 우리의 목표 지점이 다가오고 그 곳에는 잘익은 수박많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거 같았다.
다가서면 설 수록 두려움은 더 깊게 빠져들고 그 밭을 지키는 원두막이 시커먼 유령의 막사처럼 조그만 심장에 간담을 서늘케 하듯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사람이 오가는 것을 모두 볼 수 있는 위치 길 가깝게 있었지만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다.

우리는 행동 대장의 뒤를 따라 우회하는 방법으로 서서히 접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에도 TV에서나 문화공보부에서 보여주는 프로로(
공짜, 혹은 전우의 모습을 상상함은 더욱 실감) 반공 영화에서나 본 듯한 그럴듯한 행동으로
앞서가는 사람의 수신호에 일어서고, 앉고, 뒤따라가는 정말 실전에 모습였었으니까
얼마나 멋지게 하였을까?
지금에서 무비 카메라로 찍어 본다면 작품 아닌 작품이 되었으리라.
생동감과 실전에서의 스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NG" 없는 멋진 작품이 아니되었겠는가 말이다.

그렇게 하여 목적지 수박밭 고랑에 납작이 엎드려 원두막을 예의 주시하고 서서히 행동에 들어 갔다.
수박은 말 그대로 주렁 주렁 달려 있는데 어느 놈이 익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보기는 했으니 탱구어 보아야지.... 
"통" "통"~(이것이 익은 소린가? 아니야  다른거.) 
"탱" "탱"~ "당" "당"~ (에고~! 모르겄다.)그래도 어림잡아 큰 놈이 아마 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큰 것 만을 고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는 마음에 드는 놈 하나를 따서   일행들의 상황을 보려 하는 순간 였다.
누군가가 "들켰다"하는 소리가 작지만 우리 일행에게 충분한 소리로 전달되었다.
순간 원두막 쪽을  향하여 고개를 돌려 보았다.
시커만 사람이 원두막밑에서 이쪽을 향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튀어" 라는 소리와 함께 후다닥 겁먹은  모두는 그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아! 큰일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붙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이렇게 빨리 달릴수 있다면 학교 운동회나 체육대회에서는 아마도 일등은 충분하고 더 나아가 달리기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뒤로 지나가는 풀 숲은 성난 말이 질주 하는 듯 했고 뛰는 곳은 곧  길이었다.
콩밭도 지나고 고추밭도 지나고 논두렁 밭두렁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달리다 엎어 질 듯 몇 번을 씨름을 했고(사실, 나는 한 덩어리의 수박이 아까와 곰같이 들고 뛰는 것이다.)
주인은 우리를 잡기위해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것이다.
우리는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었으니 아마도 우리를 잡기에는 수박밭 주인이 너무 연로 하셨거나 도망가는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었는지 따라 오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들 씩씩거리며 도망을치던 터라 숨을 연신  헐떡이게 되었다.

마을의 지리에 익숙했기에 아마도 도망은 잘 했던 것 같다.
붙잡혔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반은 죽었겠지.
주인한테 혼나는 것은 물론 이겠지만 학교에 연락을 하면 그 창피는....
그리고 그후의 일은 정말 생각하기도 힘든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다행히 모두 붙잡히지 않고 건재한 모습으로 모였다.
우린 서로를 쳐다보며 킬킬대며 안도의 숨을 고르며 마주보고 웃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서로의 도망 과정을 얘기하던중 다리쪽에서
따끔거리며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다쳤는지 조차 모른다.
나뿐이 아닌 모두들 긁히고 논두렁에 엎어져 생쥐 꼴은 저리가라 였다.
불을 켜고 보았다면 포탄이 쏟아지는 적진에서 대한민국 만세라도
외치며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칠수 있는 정말 대한남아의
씩씩한 모습이 그대로이 있는것이다.
살아돌아온 모두에게 감사하고 고맙다고 지금에서야 얘기하고 싶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주인이 우리곁에 가깝게 오기전에 보고 도망할 수 있는 거리가 있었기에 붙잡히지 않았나 싶다.
주인이 원두막에서  내려와 수박따는 우리 곁으로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다행히 보았기에 먼저 도망을 하여 붙잡히지 않았지.
그러나 신기한 것은 수박을 따러간 모두는 수박을 버리고 도망 했는데 나는 그 순간에도 수박을 놓지 않고 도망을 했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나를 보고 웃었다.
도망가는 놈이 수박을 들고 왔다고 대단하다고 당시 기분좋은 말을 들었지만  나는 들고 뛰었는지 조차  모를 기분으로 뛰었으니까. 하여간 보람 아닌 보람으로  그 자리에서  주먹으로 치고 하여 쪼게어 놓고 보니 수박안은 붉은빛이 조금 밖에 없는 덜 익은 수박이었다.
에이~! 비릇한 맛에 당도는 있는둥 마는 둥....
먹다말고 집어던지고 "다시할까?" 하였더니
"오늘은 하지말고 담에 하지뭐~"
"오늘은 강에가서 씻고 다음에 다른곳에가서 해보자"
"ㅋㅎㅎㅎㅎ...~!"
그렇게 그 여름날의 스릴만점의 쾌감과 즐거움은 흘러갔습니다.

<후배 심심인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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