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fabiano
포토에세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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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8 13:22
< 못 위의 잠 >
저 지붕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못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 봅니다
못 하나 위에서 견디는 것으로 살아 온 제비,
거리에선 아직 흙 바람이 몰려 오나봐요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그 꾸벅거림을 기억나게하는 못하나,
그 위의 잠.
---나희덕의 詩----
*함석 물받이 밑 서까래엔 그들의 흔적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서까래 옆 못 위에서 선잠을 자던 애비 제비----
주인도 없고,제비도 오지 않는 그집은 텅 비어 있습니다.
<테마의 포토 에세이>는 후배 <테마 갤러리>에서 모셔 온 것임.
이 사진들을 얻기 위하여 후배 테마는 슬라이드,네가 필름을 엄청나게 소비했고....
한마디로 많은 돈을 날리고 사진,필름만 남았는데 이제 여유를 가지고 그냥 즐기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