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과연 돈을 벌어줄 수 있을까?

난 2004년 1월부터 블로그를 해왔다. 근 3년간 약 522개의 글을 올렸다. 내가 블로그를 관리하며 얻은 것이라고는 자기만족 그리고 약간의 명성(Reputation) 뿐이다. 과연 난 블로그에 왜 글을 쓰는 것일까? 그저 세상에 내가 가진 생각과 의견을 떠들어대고 조금이나마 세상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님 내 블로그를 통해서 만천하에 내 존재감을 천명하기 위한 것일까? 하지만, 이 정도의 목적이라면 왠지 블로그질이 평생 가지는 못할 것 같다. 20대, 30대, 40대를 넘어서면서 생활에 치이고 여유가 없다보면 직접적으로 생산적이지 않은 일들은 자연스럽게 희미해진다.

미니홈피나 카페 등의 활동목적은 대체로 명확하다. 미니홈피는 내 일상사를 기록하고 지인들과 나누기 위함이 크고, 카페는 동질의 집단과 일체감을 느끼고 함께 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블로그는 미니홈피처럼 가볍지도 않고, 카페처럼 집단적이지도 않다. 한줄의 댓글에 위로하며 세상을 향해 외롭게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수 있는 한 때의 열정을 쌓아두는 공간이다. 과연 3년, 5년 후에도 난 직접적인 생산에 기여하지 못하는 블로그에 투자를 하고 있을까? 물론, 블로그질이 간접적으로나마 생산에 기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수혜를 얻고 있는 사람은 전체 블로거들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렇다면,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면 더욱 열심히 블로그질을 할까? 구글의 애드센스, 프리로그(http://www.freelog.net)의 AD 파트너, 알라딘의 Thanks to Blogger(http://ttb.aladdin.co.kr) 등은 방식은 다르지만 블로그를 생산적으로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이보다 오래 전부터 링크프라이스는 어필리에이트(http://www.linkprice.com/home/linkprice0301.htm)라는 커미션 기반의 수익분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면 내 블로그를 조금이나마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생산기지로 바꿀 수 있다. 물론 그 보상이 가뭄의 가랑비처럼 목 추기기에도 부족한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이러한 돈벌이를 블로그에 적용해 블로그로의 열정을 지침없이 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만나본 블로거들과 블로그스피어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건데 블로그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과 시스템이 등장한다 할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것 같다. 블로그에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블로그 자체로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회사에서 일하던 것을 집까지 끌고 들어와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처럼 인터넷 상의 개인 공간인 블로그를 상업적인 것으로 더럽히고자 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열정적인 블로깅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간접적으로 보다 생산적인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새로운 열정을 야기시켜 블로깅(또는 새로운 형태의 대체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출처 :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