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가련한 여성을 구할 수 없나요?
fabiano
북한(北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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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1 21:39
이 때문에 중국당국이 탈북자들을 색출하는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당국은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문제가 국제인권의 이슈로 부각되자 이와 관련한 범죄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인신매매 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은 조교(朝僑:중국내 조선족)든, 한족이든 엄벌에 처하고 적발된 탈북여성들은 강제북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판(인민망)의 '연의회관'(????: 국제 친선활동 관련) 코너에 탈북여성의 비참한 생활을 다룬 어느 중국인의 글이 올라 중국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9월 4일자에 실린 이 글은 중국에 팔려왔다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위험에 처한 어느 북한여성의 구명을 호소하는 글이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ID '상사량'(常思量)을 사용하는 중국인이다. 이 글은 '인민망'에서 출발하여 중국의 포털 커뮤니티 소후닷컴(sohu.com)과 포털 사이트 망역(163.com) 등에 실리면서 수백개 포털 사이트와 블로그 등으로 퍼지며 방문자도 수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글의 제목은 '북한 색시 중국에 있으면 배부르고 시집가는데…'(朝?新娘在中?:管?就嫁)로 되어 있다. 이 글이 실린 인민일보 인터넷판 '연민회관'의 상단에는 '특별 경고: 본 기사는 상사량 개인의 의견으로, '인민망'의 관점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말하자면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르다'는 의미로서, 중국 공산당의 입장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중국인이 탈북여성의 비참한 인권상황을 직접 거론하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에 올려 공개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필자는 자신의 고향에 탈북여성 10여 명이 팔려왔고, 사촌동생이 인민폐 1만원(한화 약 128만원)을 주고 북한 여성을 구입해 아내로 들였다고 밝혔다. 필자는 “사촌동생과 짝을 이룬 북한여성이 공안에 체포될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며, 이미 임신한 상태였다”고 밝히고, “강제북송 되기를 원치 않는 이 여성은 5일째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다"며 이 탈북여성의 구원을 간절히 호소했다. 이 글의 번역문과 원문을 소개한다. '북한 색시 중국에 있으면, 배부르고 시집가는데'
그러나 환경이 좋지 않거나 신체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은 아내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신매매는 바로 이러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북한여성들이 팔려왔다. 한 여성당 인민폐 약 1만원의 가격으로 마을사람들에게 팔렸다. 북한여성들은 생김새가 아주 예쁘고, 고달픔을 잘 참고 고생을 이길 줄 알고, 노인들에게도 효성이 지극했다. 그들은 대부분 몇 개월이면 중국어도 듣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마을 생활에 아주 만족해 한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런 여성들은 호적이 없어 아내로 맞아도 아주 위험하다. 그러나 농촌사람들은 인정이 많다. 마을 사람들은 ‘민불거, 관불구’(民不?,官不究: 주민이 일을 저지르지 않으면 관리는 조사하지 않는다)라고, 정부도 그냥 가만 놔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면 좋지 않겠는가. 뒷동네에 사는 나의 둘째 숙모는 다른 마을에서 북한여성을 사와서 자기 아들(나의 사촌동생)의 아내로 맞아 주었다. 그러나 ‘민불거 관불구’는 아마도 일방적인 생각인 것 같다. 사촌동생의 아내인 북한여성은 다른 사람이 고자질하여 공안국에 잡혀가게 됐다. 이 사건은 몸도 재산도 다 망하는 것이다. 농촌의 한 가정으로 말하면 아주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삼촌의 어머니는 내가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세상물정에 밝다고 생각하고, 우리 어머니에게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봐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사촌동생과 북한여성이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고 했다. 곧 정식으로 결혼식을 하려던 참이었고, 북한여성은 이미 사촌동생의 아기까지 임신한 상태였다. 북한여성은 공안에 잡혀가서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이미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울기만 한다고 했다. 우리가족도 방법이 없었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곤란하게 됐다. 그래서 내가 방법을 내놓아 그녀를 구해달라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게 그 북한여성이 당연히 북송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아주 가난해서 백성들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50~60년대와 비슷하다. 그들처럼 이렇게 강을 건너 중국에 오는 것은 불법행위다. 이러한 그들을 인신매매꾼 또는 불법입국 알선자들이 돈을 받고 팔아먹은 것이다. 오고 싶지 않아도 오는 것이다. 우리나라 규정에 따르면 강제로 북송된다. 북한에서는 이러한 사건을 아주 엄중하게 다루는데, 반역죄로 몰아 최고 사형까지 감행한다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북한여성이 마을에 남아서 살기를 바란다. 행복한 대륙의 새 어머니가 되기를 바란다. 부부가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감옥생활과 비인간적인 생활을 면하게 해주고 싶다. 그러나 이런 일은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어머니는 나에게 “어떻게 이렇게 됐니?”라며 걱정이 많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常思量). 대부분의 중국사람들은 정치적 문제는 말하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발전된 나라로 가려고 하는데, 대체로 일확천금을 노리고 가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사람들이 중국에 오려는 것은 배고픔 때문이다. 오죽 배고픔을 참지 못하면, 자기를 낳아준 조국을 떠나 생명을 무릅쓰고 탈출하겠는가, 그리고 그렇게도 돌아가기를 원치 않고 있겠는가? | ||||||||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