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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부 가 (漁父歌) - 이현보 -

fabiano 2 1180  
어 부 가 (漁父歌) - 이현보 - 26 Hit(s)
  

[1] 이 듕에 시름 업스니 어부의 생애이로다.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인세(人世)를 다 니젯거니 날 가는 줄을 안가.

[2] 구버는 천심녹수(千尋綠水) 도라보니 만첩청산(萬疊靑山)
       십장홍진(十丈紅塵)이 언매나 가롓난고
       강호애 월백(月白)하거든 더옥 무심(無心)하얘라.

[3] 청하(靑荷)애 바블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께여
       노적화총(蘆荻花叢)애 배 매야 두고
       일반 청의미(淸意味)를 어늬 부니 아라실고.

[4] 산두(山頭)에 한운(閒雲)이 기(起)하고 수중(水中)에 백구(白驅)이 비(飛)이라.
       무심코 다정(多情)하니 이 두 거시로다.
       일생(一生)애 시르믈 닛고 너를 조차 노로리라.

[5] 장안을 도라보니 북궐(北闕)이 천리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달 니즌 스치 이시랴.
       두어라 내 시름 안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업스랴.


[현대어 풀이]

[1] 이러한 가운데(사람의 생활 중에서) 근심이 없는 것은 어부의 삶이로다.    
     조각배를 넓은 바다에 띄워 두고서,  인간 세상을 모두 잊었으니 날이 가는 줄을 알겠는가?

[2] 아래를 굽어 보니 깊고 푸른 물이 흐르고 있고, 주위를 돌아보니 겹겹이 둘러 싼 푸른 산이로구나.  
      열 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어지러운 세상사)로 얼마나 가려져 있는가?  
      강촌에 달이 밝게 비추니 마음에 아무 근심이 없구나.

[3] 푸른 연잎에다 밥을 싸고 푸른 버들가지에 잡은 물고기를 꿰어,  
      갈대꽃이 우거진 떨기에 배를 매어두니, 이런 일반적인 맑은 재미를 어느 사람이 알 것인가.

[4] 산머리에는 한가로운 구름이 일고 물 위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네.  
      아무런 사심없이 다정한 것으로는 이 두 가지뿐이로다.  
      한평생의 근심 걱정을 잊어 버리고 너희들과 더불어 놀리라.

[5] 서울 쪽을 향해 돌아보니 궁궐이 여기서 천 리 밖에 있구나.
     고깃배에 누워 있어도 나라 일을 잊을 틈이 있겠는가?  
     두어라 내가 근심하지 않아도 세상을 구제할 현인이 없겠느냐?



* 노적화총 - 갈대와 물억새
* 일반 청의미 - 자연의 참된 의미

[창작 배경]

<어부가>는 작자가 관직을 은퇴하고 나서 자유롭게 강촌의 향취를 만끽하는 어부로서의 생활을 담은 작품이다.

[이해와 감상]

    조선 명종 때 이현보가 지은 5수의 연시조다. 작자는 고려때부터 전해오던 12장의 장가를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를 다시 개편하여 5수의 시조 형태로 남겼다. 명칭상 장가 '어부가'와 구별하여 '어부단가'라 부르기도 한다. 시적 주인공인 어부의 형상을 설정하고 추상적인 어부 생활을 묘사하고 있는 제 1수에 이어 제2,3,4수에서는 강호 자연에서의 어부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며, 제5수에 이르러서는 현실사회를 잊지 못하는 시인의 내면 의식을 보여준다. 결국, 이 작품은 실제로 강호 자연으로 물러난 시인의 내면화된 현실 지향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한운'과 '백구'라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물과의 합일을 통해 현실을 잊고자 한다. 그러나 결국 현실 지향의 내면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를 보여주는 제재가 '장안'이나 '북궐'이다.
    이 시조의 국문학상의 의의는 전대의 '어부가'를 이현보의 어부가가 개작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강호 자연에 은거한 어부의 생활을 읊는 전통이 이미 존재했으며, 이 전통이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Comments
드넓은 광야 2006.09.28 12:12  
옛 선조들의 시는 그 심오한 뜻과 속내를 천천히 음미해 보면 감탄이 절로납니다
fabiano 2006.09.28 14:55  
선조들의 옛글,시...등을 읽으면 참으로 운치있고 감칠 맛나는 글이 많이....역시 감탄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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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조회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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