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추억 그리고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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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리고 고향

fabiano 2 1281  

추억 그리고 고향

누런 똥 덩어리가 먹다 버린 곶감처럼 물 여울을 타고 내 얼굴 앞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본 것은 물속에 들어가 친구 의 고추(?)를 한번 잡아 당기고 난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물 위로 고개를 쳐들었을 때였다.
참외 씨,수박 씨 를 곁 들인 그 덩어리(?)를 상대방 에게 밀어내기 위해 물 싸움을 하다 보면 결국은 풀어 흐트러져 되는데 멱 감으면서 그 물을 한 두번씩 꼴깍 거리게도 했고 저 밑에서는 그 물로 빨래도 하곤 했지.
한 낮엔 동네 조무래기들의 놀이터요 해가 진 밤엔 가슴 부풀은 누나들의, 어머니 들의 훌륭한 목욕탕 구실을 하던 그 강을 끼고 철교 밑으로 새로 난 도로를 따라 심천 초입에 들어선다.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게 변해져 있지만 그 장소 그 자리에 국민학교는 의연히 서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개구쟁이 5 학년 시절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똥 * * 에 퐁당 빠졌다"를 한 반이 누구나 할 것 없이 큰 소리로 합창을 해 풍금 건반을 간신히 두드리시던 조문희 선생님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였고, 옥수수빵 먹던 그 시절 절대 권력자가 부재했던 관계로 서로 차지하려고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 맨 먼저 나와 있던 상희는 맨 밑에 깔리고 그 위로 계속해서 올라타 장난치는 바람에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 버리고 옆 교실에 계시던 어윤호 선생님이 오셔서 수습을 하고 보니 빵통은 처참하게 구부러져 있어 어이없게 웃으시던 모습에 우리도 함께 웃던 일.
까불게도 어른들 흉내낸다고 교실 안에서 봉초 말아 피우다 전영기 선생님께 걸려 공부시간 중 6학년 교실에 끌려가서 몽둥이 찜질 당하고 필터없는 꽁초 입에 물고 복도에서 단체로 벌 섰던 일.
매맞던 그 때 희경이는 얼마나 엄살을 부렸던지 뒤에서 차례 기다리던 나를 더욱 오금저리게 했던 기억도 남아있고.....
한번은 근부의 꼬실레이션에 넘어가 엿 바꿔 먹을 수 있는 쇳덩어리가 무진장 많다고 해서 담배 피웠던 그 대여섯 놈들이 보선소 옆에 대피중이던 화물열차 브레이크 연결고리를 족족 빼내어 엿도 못바꿔 먹고 다행히도(?) 걸리는 바람에 대형사고를 모면한 대신 교무실도 아닌 교장 선생님 방에 붙들려가 밖이 어두워 질 때까지 벌서던 동안에도 옹이 박힌 곳이 떨어져나가 생긴 구멍사이로 정 조준해서 오줌누며 낄낄대던 일들이 어제일 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1514962020938873.jpg

국민학교를 지나 장터 쪽으로 들어선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모습과는 달리 고향 심천은 수 십년의 때를 벗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주인잃고 허물어져 내린 기와 지붕.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허물어져 가는 토담.
등걸이 터지고 시커멓게 변한 감나무엔 까치 밥으로 달랑 몇 개의 감이 달려있고 날근이 강가 쪽으로 기울어진 태양은 얼마남지 않은 자기의 존재를 아는 듯 화려한 빛깔로 물들이고 있었고 ----
말라붙은 강줄기처럼 퇴락해가는 고향풍경을 대하니 옛 모습으로 남아 난 것이 저 토록 귀할 수 있을까?
이젠 완전히 타락(?) 해져가는 동네구나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고, 수 십년 전 그 모습으로 있는 고향풍경을 대하니 그토록 처연하고 외로울 수가 없었다.
온 동네를 바깥 마당으로 여기며 20년 동안이나 산 토박이가 이토록 나그네 같은 서툰 감정밖에 취할 수 없단 말인가?

<초등학교 후배(석민)의 글에서>

2 Comments
平湖 2005.03.14 13:09  
시골은 어디든 할것없이 자꾸 황폐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물고기가 지천이든 개울엔 이기만 끼어 있고 허연 부유물이 떠 다닐때도 있어 옛날처럼 미역을 감는다는건 상상도 못합니다.오직 먹고 사는것에만 매달린 결과 치고는 너무 엄청난 손실입니다
fabiano 2005.03.14 15:16  
맞습니다.좁은 국토를 미국처럼 넓은 줄 아는 위정자들이 환경을 무시하고 자기네 이익과 명분을 내세우는 걸 보니 가소롭군요.어떤 명분이든 더 이상의 도시건설은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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