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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부부간의 갑을관계

fabiano 2 1310  


<  부부간의 갑을관계  >


 

 

부부간의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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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직 젊은 새댁이던 제 어머니가 이웃 여인들과 둘러앉아 나누던 은밀한 수다를 엿들은 적이 있습니다.  눈물과 웃음과 한숨으로 얼룩지던 그녀들의 수다는 아마도 결혼생활에 관한 가장 내밀한 속살과도 같은 하소연들이었을 텐데요....

누군가 한 여인이 이런 말로 결론을 냈었지요.  '그래서 자고로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보다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남자랑 살아야 돼.'  이해는 못 했지만, 어린 마음에 깊이 들어와박히던 그 말. 남자를 사귀고 결혼해서 사는 동안에도 이따금 한번씩 되새겨지던 그 말을  오늘의 손님에게서 다시 떠올리게 되는군요.


 

부부간의 은밀한 갑을관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상담자)

 

우리집 침실의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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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십오년차, 사십대 주부입니다.  남편과는 친구 커플의 소개로 만났는데, 전부터 워낙 좋은 평판을 들어왔던 터여서 그랬던지,  첫만남에서부터 저는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었죠. 조건도 나쁘지 않았고, 신중한 태도도 믿음이 갔지만, 솔직히 외적인 매력에 많이 끌렸었던 것 같아요.  키도 훤칠하게 크고 얼굴이 하얀... 미소가 환한 훈남... 으로 그때는 보였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쑥맥이라 그런 면에 더 흔들렸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제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프로포즈 비슷한 것도 결국 제 쪽에서 했습니다. 남편은 좋게 말하면 너무 점잖았고,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하달까... 박력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프로포즈 해주길 기다리다가는 결코 결혼에 골인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찌됐든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게 문제 일으킨 적 없었고,  살면 살수록 좋은 가장,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신랑 자랑을 하려고 이곳을 찾은 것은 아니고요....

 

지금부터 약 칠년쯤 전의 일입니다.  저는 집안의 셋째 며느리라 위로 두 형님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둘째 형님하고 특히 허물없이 잘 지내는 편인데...  하루는 그 형님이 하소연을 하더군요.  이제라도 늦둥이 아들을 하나 낳아볼까 하는데 남편(아주버님)이 반대하며 일절 협조를 안 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웃으며 농담삼아 그랬습니다.  결정적인 그 날 분위기 잡고 형님이 유혹을 해서 뜻을 이루시면 되잖느냐고요. 그러자 형님이 그러더군요. 평생 안 하던 짓을 하면 아마 금방 눈치 챌 거라고요.

 

그 말 한 마디에 저는 그만 대화의 맥을 잃고 저만의 생각 속으로 골똘히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평생 남편을 유혹해보지 않을 수가 있을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사실 저는 평생 남편을 열심히 유혹해야 했던 사람이거든요.  제가 끼가 많아서도 아니고 밝히는 여자라서도 아닙니다.  우리 신랑은 제가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달이 가도 두 달이 가도, 어쩌면 일 년이 다 가도록 손끝도 까닥 안 할 겁니다. 자상하게 챙겨주고, 대화도 잘 하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죠.  만사 귀찮은 것인지, 재미가 없는 것인지... 어디 아픈 사람도 아니고, 남달리 힘든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면서... 야속할 정도로 혼자 잘 참죠.

 

그래서 저는 신혼 때부터 늘 제 나름대로 노력을 해야 했어요.  너무 오래되기 전에, 한번씩 부부의 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저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여자니까, 몸매관리 피부관리는 기본이고 침실 분위기나, 속옷, 음악, 조명, 와인..... 모든 면에 신경을 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남편 컨디션을 살피고, 기분을 맞춰가며 기회를 엿봐야 했습니다.  이야기할수록 저만 이상해지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두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을지도 의문입니다.

과연 남자가 그런 로맨틱한 요소들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가 속을 드러내고 분위기를 잡으면 남편이 제 요구에 응해주긴 했어요.  자기도 느낌이 와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마누라가 원하는 것 같으니까 맞춰주는 건지는 본인만 알겠지요. 하여간 저는 그렇게 늘 매달리고 요구하며 살아왔고 다른 여자들도 다 저처럼 사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얘기 들어보긴 했죠
.  아내가 거부해서 고민한다든지, 남편이 자꾸 덤벼서 힘들다는 얘기 등등요.  하지만 그런 말이 별로 와 닿지를 않았고, 소수의 사람들 이야기인 줄 알았죠.  그러다가 저와 가까운 형님의 솔직한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던 겁니다.  내 주위의 여자들은 나 같이 살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채우기 시작했죠.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제 친한 친구와 친언니한테 그 부분에 관해 한번씩 에둘러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집은 저희 집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됐죠.  아예 부부 관계 없이 산다는 커플은 있었습니다.  또는 서로 원해서 횟수도 잦고 만족도도 높은 듯한 커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일방적으로 여자가 원하고, 유혹하고, 리드하는 경우는 없더군요. 적어도 제 주위에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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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인데도 제가 지쳐만 가던 까닭을요.  부부 사이에도 권력관계가 있다면 그건 아마 성적인 부분이 아닐까요?  그런데 근본적으로 우리 부부는 그 힘의 균형이 깨져 있었던 겁니다.  서글프고 비참하고, 조금 억울했습니다. ‘다른여자들이 부럽더군요.  나보다 예쁘고 잘난 여자를 보면, 저 여자는 당연히 남편 사랑을 받고 살겠지 싶었고,  나보다 초라해보이는 여자를 보면, 그래도 저 여자는 남편 손길을 뿌리쳐가며 당당하게 사는지도 몰라 싶었습니다.  나는 어디가 못나서 이러고 살지 싶으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저도 남편을 모른 척하고 지내도 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몇 달이 아무 일없이 그냥 흘러가버리더군요.  남편은 아무 불만 없이 여전히 아침마다 말짱한 얼굴로 깨어나고, 밤이면 금방 코골며 곯아떨어지고...  저만 우거지상이 되어 갔죠.  그리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남편에게 결혼생활이란 평화로운 동거생활과 공동양육을 의미할 뿐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저는 그렇게 스킨쉽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요. 그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밝히는여자소리를 면할까요?  꼭 성적인 만족 때문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뭔가 나누고, 접촉하는 느낌,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미묘한 흐름 같은 게 저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남편은 그런 게 그다지 그립지 않은 사람이고요.

 

그럼 목 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고, 저의 일방적인 노력과 힘의 불균형은 언제까지나 계속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나마 제가 손뻗으면 못이긴 척 반응이라도 해주는 남편한테 감사하며 살아야 할까요?  왜 이렇게 밝히느냐고 핀잔 주지 않는 남편의 인격을 존경해야 하나요? 지금도 생각나네요. 하루는 제 친언니 집에 갔다가 그 집 빨래를 개켜준 적이 있는데, 언니의 속옷이 모두 고무줄 늘어진 허름한 할머니 속옷들이더군요. 보다 못해 제가 그랬습니다.  언니, 이런 거 다 갖다 버리고 야시시한 속옷 좀 사 입어!  그러자 언니가 그러더군요.  누가 본다고? 누구긴 누구야 형부가 보지.  그러자 언니 말이... 아유, 보긴 뭘 봐. 암것도 안 보고 막무가내 덤비지.

 

그 말에 제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뭘 걸쳤든, 막무가내로 덤벼주는 남편하고 살면 참 편하겠다 싶더군요. 나도 다음 생에서는, 남자 다른 거 아무것도 안 따지고 나를 향해 막무가내 덤벼주는 남자하고 결혼해서 맘껏 튕기며 살아야지 싶으니까 콧잔등이 다 시큰해지더군요. 밖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 와서 애들과 다정히 대화하는 남편. 그런 남편한테 불만을 가지면 안 된다 싶으면서도 가끔씩 그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얼굴에 뺨이라도 찰싹 올려붙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다른 거 다 갖췄어도, 남자로서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생각돼요.

 

그 중대한 결격사유... 타고난 걸까요? 아니면 저라는 여자를 만나서 그렇게 된 걸까요? 남편도 저도, 다른 사람과 맺어졌더라면 다른 부부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걸까요? 이젠 정말 저도 지치네요.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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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수미 - 꽃구름 속으로

 

 
     자료제공: 연호마을 님





2 Comments
brson 2014.12.10 06:59  
이 여자분에게 지금 당장 남자로 만들어 입장을 바꾸어 주고 싶어지네요아마 이번엔 생각이 정반대로 돌아서 있을 것으로 확신됩니다만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 라는 진리를 그녀는 이해하고나 있을지 또한과연 그녀의 남편분께서 이런 그녀를 만족해서 살고 있는지 물어 보고 싶어지는군요
fabiano 2014.12.11 10:49  
부부간의 성생활도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만큼, 서로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0대의 주부라면 인생의 황금시기인데 능동적인 아내와 수동적인 남편과의 관계가 입장이 바뀐 것 같습니다. 까짓거, 요구하면 받아 주는게 정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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