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IT] 정부 3.0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자는 공공정보 개방 운동, ‘정부3.0’.]

2009년 11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유주완 군은 공개된 서울과 경기지역의 버스 정보 데이터를 가져다

버스 노선도부터 운행시간, 실시간 운행정보까지 보여준 ‘서울버스’ 응용프로그램(앱)을 만들었다.

이 앱은 등장 후 한 달 만에 4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울버스 앱, 공공정보 개방 논의 불씨 댕기다
 
하지만 이 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데이터 사용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당시 두 지자체는 서울버스 앱이 웹에 공개된 버스 정보를 가져다 쓴 건 사실이지만, 일반인이 허락없이 가져다 쓸 수는 없다고

문제삼았다. 논란 끝에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공정보 사용을 허용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 사건은 국내에서 공공정보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공개하고, 어떻게 쓰게 할 지를 논의하게 만드는 불씨가 됐다.

공공정보를 잘 활용하면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좀더 손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예컨대 정부의 공중위생업소 인허가 정보를 활용하면 이발소를 창업하려는 이들을 위한 입지 선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각 경찰서에서 발표하는 범죄율 데이터를 가져다 범죄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알려주는 예보 서비스도

만들 수 있다. 누구나 정해진 조건만 지키면 공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공개한 덕분이다. ‘정부3.0’ 얘기다.

버전별 공공정보 운영 계획. 출처 : (창조정부기획과) 정부3.0 비전선포식
 

박근혜 정부 들어서 공공정보 개방 움직임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3.0은 ‘공급자’ 위주에서 ‘국민중심’을 기치로 내걸었다.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 과정에 대해’, ‘국민중심으로’ 제공한다는 게 정부3.0의 기본 방향이다.

이를 위해 공개 문서는 생산하는 즉시 원문까지 사전공개하고 국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협업공간’, 원문정보 사전공개를 위한 ‘원문정보공개시스템’을 구축,

공공정보 제공 창구를 공공데이터포털로 일원화한다.

<‘정부3.0’ 운영 계획. <출처 : 정부3.0 추진계획 발표 자료.>

정부3.0은 계속 진화중
 
정부3.0의 핵심 가치는 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시민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데 있다. 정부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민과 시장은 데이터를 사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가치 있는 피드백이 만들어지고,

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은 증가한다. 공공데이터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다.

정부3.0은 지금도 계속 진화중이다.

공개 대상 정보도 점차 확대되고 일반인이 사용하는 데 불편한 점도 계속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6월 현재 공공정보 개방과 관련한 몇 가지 이슈를 점검해보자.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400여종, 7만7,152건의 공공 정보가 개방돼 있지만, 주로 문화 유산과 특허에 쏠려 있다. 세금, 병무, 법무 등에 관한 행정 정보는 ‘행정정보 공동이용센터’를 중심으로 행정기관끼리만 활용하고 있는데

점차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