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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계획 / 카란 마하잔 지음·나동하 옮김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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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계획 / 카란 마하잔 지음·나동하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아버지, 전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왜 아버지와 어머니는 계속 아기를 갖는 거죠?”(10쪽)

뉴델리에 사는 대가족 ‘아후자’ 집안의 맏아들인 열여섯 살 소년 ‘아르준’은 아침부터 기분이 언짢다.
간밤에 아기들 방에서 부모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부모는 왜 자꾸 아이를 만들려는 걸까? 열세 남매로는 모자란 걸까?

안 그래도 친구들이 자신을 ‘찢어진 콘돔’이라느니, 아버지를 ‘이 나라의 아버지’라느니 놀리는 통에

속상해 죽겠는데 말이다.
결국, 아르준은 아버지에게 대들며 불만을 터뜨린다. “제 이름이 뭔지는 아세요?”

‘라케시 아후자’는 요즘 마음이 복잡하다. 아들에게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들킨 데다 왜 계속

동생을 낳느냐는 힐난까지 받았으니 이런 낭패가 또 없다.

 
하지만 자신이 아내가 임신했을 때만 사랑을 느끼는 독특한 취향을 가졌다고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는가.
노련한 정치인인 ‘아후자’도 아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절대적인 재능의 총집합이다”(작가 스티븐 엘리엇), “사랑스러운 괴짜들과 능청스러운 사회 비판 발언

으로 가득한 코믹 소설들은 인도의 새로운 수출품이 되었다.


이 소설은 그중에서도 가장 신랄하고, 가장 배꼽 잡게 만든다”(타임스), “인도의 한 가정의 일상과 세계화, 세대 차이를 둘러싼 문제를 정확히 꿰뚫어낸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뉴욕 포스트)

 

2008년 11월에 나온 인도계 젊은 작가 카란 마하잔(30)의 첫 장편소설이다.

출간과 동시에 미국 언론과 평단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뉴델리에서 성장한 저자는 2001년 학업을 위해 다시 미국을 찾은 지 엿새 만에

9·11테러와 테러 이후의 거세진 인종차별을 경험한다.

이듬해 인도 구자라트 주에서 발발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의 충돌도 지켜본다.
‘가족계획’의 초안은 이를 바탕으로 써졌다.

 

인도 밖에서 인도를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에 대한 거부감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인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예리하게 들춰내면서도 따스한 시선을 잃지 않는 이유다.

인도의 유력 정치인인 아버지 ‘아후자’와 열세 남매의 맏이인 사춘기 소년 ‘아르준’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이를 통해 사건 사고가 잦은 대가족의 일상을 조명하며 한 나라의 정치사와 가족사, 개인사가 어떻게

서로 엮이고 부딪치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렸다.

작가의 자유분방한 유머 감각은 책장을 넘기는 손을 분주하게 한다.

 

“이제 섹스는 어느 층에서도 불가능했다. 앞으로도 부부관계는 할 수 없을 것이다.”(295쪽)

 

소설에 등장하는 ‘도시의 무질서를 심화시키는 고가도로 건설에 열중하는 장관’, ‘국정과는 관계없는

일로 허송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기시감을 준다.

저자가 마련한 유머에 키득거리면서도 불편함이 쌓이는 이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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