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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신문 보기-1982년 10월 13일 8면] 인순이 '흑녀'

fabiano 0 2252  













2030세대가 기억하는 가수 인순이의 대표곡은 ‘친구여(2006)’와 ‘거위의 꿈(2008)’이다. 조금 더 연배를 높이면 노래방 최고의 인기곡 ‘밤이면 밤마다(1984)’가 있다. 그런데 인순이에게도 ‘영화배우 김인순’으로 불렸던 때가 있다. 32년 전 신문 영화광고에서 그 증거를 찾았다.

“육신은 새까맣습니다. 그러나 피는 당신같이 붉습니다”

인순이가 출연한 영화 ‘흑녀’의 영화 카피다. 요즘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센' 문구다. 당시 광고주는 영화사가 아닌 극장주였다. 때문에 광고 속에 상영 극장들의 이름을 크게 적었다. 또 영화 장르와 상관 없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1982년 10월 16일 개봉한 영화 ‘흑녀’는 관객 수 1만9781명으로 그해 개봉한 한국 영화로는 50위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1위는 안소영 주연의 ‘애마부인(31만5738명)'이었다. 스크린 데뷔작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당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자유처녀(53위, 신성일·안소영)’ ‘사랑의 노예(57위,이영하·원미경)’‘내가 사랑했다(72위, 이영하·이미숙)’ 등에도 뒤지지 않은 성적이다.

인순이는 영화 속 흑인 혼혈녀 ‘난’을 연기했다. 난은 장래를 약속했던 남자친구 현석이 떠나자 윤락가의 여인으로 전락한다. 뛰어난 몸매와 매력으로 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난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큰 돈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공허감에 휩싸이고 옛 애인을 찾아 나선다. 두 눈을 실명한 현석의 사죄에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난은 현석을 용서한다. 관객은 옛 사랑을 찾은 두 사람의 행복한 삶을 기대했지만 두 연인은 함께 목숨을 끊는 반전을 선택한다.

‘흑녀’는 표면적으로 에로티시즘에 배신과 치정이 얽힌 멜로물이지만 ‘혼혈’에 대한 당시의 사회상을 꼬집는 도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인순이 역시 당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눈에 띄는 외모 때문에 차별과 소외를 많이 받았다"며 “학교 다닐 때는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나의 어두운 과거를 들추기 싫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단순히 혼혈녀에게만 초점을 맞춘 작품이 아니라 출연하게 됐다”며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생활상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데 정열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촬영을 위해 500만원 상당의 의상을 직접 준비하고(당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200만원 정도였다) 수상스키, 오토바이 등을 배우는 등 촬영에 열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인순이는 1978년 ‘희자매’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데뷔 35주년인 작년에 18집 앨범을 냈다. 후배 가수들과 함께 한 앨범에는 힙합·댄스·록·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원로가수'가 아닌 '현역 댄스가수’로 불리길 원하기 때문이다. 편견과 차별에 당당히 맞서며 ‘대한민국 최고의 디바’라는 명성을 얻은 인순이의 삶은 여전히 열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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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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