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UAE순방 결정케한 '한국형 원자로'
朴대통령, UAE순방 결정케한 '한국형 원자로'
지난달 30일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로와 동일제원 "한국형 원자로 안전성 홍보 효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해외 순방 일정을 전면 취소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UAE(아랍에미리트)만 방문, 바라카 원자력발전(원전)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키로하면서 이 원자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박 대통령은 5월 중순 이후 중동 주요국을 순방할 계획이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 1호기에 설치되는 원자로는 지난달 30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에 설치된 원자로와 똑같은 제원을 갖고 있다. 원자로는 원전연료인 우라늄이 핵분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열로 물을 끓일 수 있도록 하는 용기로 원전의 '심장' 역할을 한다. 이 끓인물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 및 발전기를 돌리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번 원자로는 신한울 1호기 원자로와 똑같은 높이 12.1m, 외부 직경 5.9m, 중량 415톤, 철판 두께 최대 297mm에 이르는 초대형 원자로다. 신고리 3·4호기에 이은 국내 세 번째 APR(Advanced Power Reactor) 1400 원자로지만, 국내 기술 100%로 적용해 만든건 이들 원자로가 처음이다. APR 1400은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원전 모델로 이전 한국 표준형 원전인 OPR 1000과 비교하면 발전용량을 100만kW에서 140만kW로 높였다. 또 설계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해 발전원가를 최소 10% 이상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내진설계 기준 역시 리히터 규모 7.0 이상으로 높이며 안전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원전 건설은 크게 △콘크리트 타설 착공식 △원자로 설치식 △핵연료 장전식 △상업운전 및 준공식 등 크게 4개 공정을 거친다. 2012년 7월 첫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뤄졌고, 이번에 원자로 설치식이 열리는 것이다. 현재 바라카 원전은 부지 공사와 부속 건물 공사는 완료됐다. 콘크리트 타설 이후 건물 공사와 더불어 각종 설비 건립과 안전성 검사가 이뤄졌다.
이번 원자로 설치 이후엔 원전 핵심 설비 장치들이 들어서게 된다. 냉각펌프와 가압기 등 주 설비도 원자로 설치 후 작업이 이뤄진다. 이게 끝나면 핵원료 장전식을 열고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핵연료를 주입하고 시운전을 7~8개월정도 하면, 최종적으로 전기를 팔 수 있는 상업운전이 가능케 된다. 이후 준공식을 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는데, UAE원전은 2017년 5월 완공될 예정으로 앞으로 3년 남았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도 이번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하는 것도 원전 완공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서다. 이번 UAE원전은 우리나라의 첫 수출 원전이면서, 유럽과 중동 등 세계 원전 시장 진출이란 꿈을 갖게 했다. 일본을 비롯해 원전 수출 경쟁국들과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유럽과 중동 여러 국가들이 이번 설치식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설치식을 찾아 '안전한 한국형 원전'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설치식을 놓치면 2016년 말쯤에나 있을 핵연료 장전식때나 해외에 홍보할 기회가 생겨 그만큼 경쟁국들에게 치인다는 것도 대통령 참석의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UAE는 앞으로 2020년까지 우리와 협력해 총 4기의 원전을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데, 앞으로 제2차 중동붐을 위해서라도 이번 행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원자로 설치식은 한국형 원자로가 세계 무대에 처음 데뷔한다는 의미가 있고,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 원전 수출 등을 감안할 때 정말 중요한 행사고, UAE에서도 박 대통령의 방문을 적극 요청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