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신혼이불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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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
2013.06.14 11:59
빛바랜 신혼이불
출타하여 저녁무렵에 집에 오니 마눌이 이불호청을 꿰매고 있다.
마눌과 함께 40년 가까운 세월을 덮고 잔 이불이란다.
장모님께서 목화농사를 지으며 딸의 혼수로 직접 솜을 타서 요와 이불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이불이며 요는 절반으로 줄인 것이라고 한다.
신혼때의 기억으로도 두툼한 솜이불, 요여서 꽤나, 무거웠던 생각이 난다.
몇몇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가볍고 따뜻한 캐시미어 이불이 유행할 적에 손이 많이 가는 솜이불, 요는 세월따라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래도 마눌은 장모님의 정성이 깃든 신혼이불을 버리지 않고 해마다 깨끗이 빨고
다려서 이불장에 모셔 놓는다.
돌아 가신 장모님의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생각나는 신혼이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