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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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
2011.09.17 22:02
집 뒷켠에는 참나무며 밤나무,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늦은 저녁을 먹고 담배 한대 태울 요량으로 뒷뜰에 가니
어둠이 깔린 사위에 파르스럼한 것이 반짝반짝이며 계속 그 자리에 있다.
플래시를 가지고 올라가서 보니 거미줄에 반딧불이 걸려있다.
왕거미가 포획물인 반딧불을처치하려는 위기일발의 순간이다.
어릴 적엔 여름 날 밤에 날아 다니는 반딧불이며 풀숲에 앉아
파르스럼한 불빛을 내는 반딧불을 많이 보았지만 직접 잡아서 보기는 생전 처음이다.
앞가슴등판은 갈색이며 두개의 긴 더듬이가 있고 앞다리는 좌우 두개씩 네개가 있고
뒷다리는 앞다리보다 길며 좌우 세 마디씩 한개씩 있는데
잡은 반딧불의 뒷다리 한개는 왕거미에게 뜯긴 듯 우측 한개 밖에 없다.
몸체의 길이는 약 25mm 정도이며 눈은 두개가 있다.
파르스름한 불빛을 내는 발광체는 두개이다.
해가 진 후 한 시간 정도만 빛을 내는데 모두 수컷이라고 한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의 추억과 낭만을 위하여 반딧불이 충분히 서식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숲에서 숲으로만
무엇을 찾아선지
파름한 불을 달고
깜박깜박 떠다니는
반디불 외로운 흐름에
어릴 적이 되살아!
<반딧불/ 李泰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