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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江 제2부 ②

fabiano 0 1157  
李麻露 작가의 말:

江은 흐른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역사도 흐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의 삶도 그렇다.
이 흐름 속에서 얘기는 바로 한 세대의 삶의 현장이 될 것이다.
나중에는 빛바랜 추억 으로 남아있겠지만 당시엔 치열했던 그런 시간들을 반추해 보는 거다.
그러나 결국은 흐르고 말겠 지. 그래서 江이라 부르고 싶다.

흘러 흘러가면서 많은 사연들을 담고 있는 그런 江.
조용히 소리 내 며 흐르다가도 때론 큰 포말을 일으키고 범람도 하며 살아있는 江.
 
모두가 너와 나 본연의 모습이리라. 이민이란 파종(播種)이다.
전혀 다른 세계를 맞게 되면서 가치관과 질서의 혼란이 오고 직업은 물론이고 가정의 위계도 바뀌게 된다. 당연한 사연이지만 그런 변화 속에는 또 아픔도 함께 자리한다.
치유 되기도 하지만 그 아픔에 함몰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민 오기 전의 관습, 이민 온 나라의 규범, 그 둘이 섞어져서 나오는 또 다른 형태의 현장들, 이 모든 것들이 시간에 따라 성숙하기에 이민 연수 에 따라 또 다른 생각들이 어우러지며 갈등도 빚는다.
이런 이민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 보려고 했다.  흐르는 江처럼.

  
미국의 전화는 지역번호 3자리와 전화번호 7자리 숫자로 조성된다.
예를 들면 한인 타운은 213이나 323이 지역번호이고 그 다음 전화번호인 345-6789이라면 213-349-6789이거나 323-345-6789가 정식 전화번호이다.
같은 지역의 지역번호는 지역번호를 돌릴 필요가 없으나 다른 지역에선 지역번 호 앞에 다시 1을 누르고 10자리 숫자를 다 눌러야 한다.


한인 타운 인근의 전화 지역번호인 213. 혹 은 323 지역에서 혹시 전화를 잘못 걸게 되면 상대방에서 ‘헬로우’ 대신 ‘여보세요’로 나올 정도로 한인 타운은 번성하는 중이다.
따라서 LA를 한자로 표기한 나성(羅星)을 일컬어 서울시 나성구(羅星區) 라고도 하는 농담도 종종 한다.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서울 왕복 비행기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 쳐 하루에도 수차례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한다는 현실을 말하고 서울시 나성구에 대한 객관적 증명이기도 하다.

 
언론기관도 신문인 한국일보, 중앙일보가 매일 140면정도 발행되고 주말엔 주간지가 2개 정도 더 끼어있어 들기에도 무겁다.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는 유가지(有價紙)이나 일간으로 발행되는 헤럴드 경제, 스포츠 서울, 일간 스포츠는 무가지(無價紙)로 타운에 배포된다.

 
TV도 KBS가 지사를 세웠고 한국일보에서 운영하는 KTAN과 케이블 TV 방송국이 몇 군데 된다.
라디오 방송도 24시간 방송 되는 라디오 코리아와 한국일보 소유의 라디오 서울 그리고 약 12시간 방송되는 기독교 방송인 미주(美洲)복음방송이 따로 있다.

 
이렇게 다양한 언론 덕분에 웬만한 한국소식은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고 서 울의 변두리보다 더 빠르고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된다.
기타 작은 주간지나 잡지는 이루 헤아리기가 어려워 서울시 나성구라는 해학적 표현이 참으로 실감나는 도시라는 사실을 살아가면서 더욱 절실히 깨닫는다.

 
한인 단체도 마찬가지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한인회는 일단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가진 단체이고 한인상공회의소,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민주평통 등이 활발한 활동을 하며, 한인 축제재단이란 단체는 9월 하순 경에 올림픽 가에서 대규모 한국의 날 축제를 진행한다.
한국의 시골 장터와 같은 부스도 개설하여 토속적인 맛도 내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주말의 꽃차 행렬은 정말 장관이다.

 
단체는 직종별로 봉제협회, 의류협회, 식품상협회, 세탁협회, 요식업협회등이 있으며 전문직인 변호사협회, 공인회계사협회, 보험협회, 부동산협회 등과 군대 관계의 단체도 재향군인회 서부지회, 월남 참전동지회, 해병전우회, ROTC 동우회, 육군동지회, 해군, 공군 동지회가 따로 모임을 갖는다.
 
체육회도 서로가 정통성을 주장하며 이합집산이 성행하는데 대한체육회 미주 지부니 뭐니 복잡하다.
친목단체는 아예 말할 필요도 없고 한인회도 LA와 오렌지카운티, 동부 지역, 밸리 지역에 모두 따로 따로 존재하여 웬만하면 호칭이 회장이다.

 
현직 회장은 명함을 회장으로 인쇄해 다니는 것은 이해 가 가지만 전직회장이란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들도 모두 회장으로 불린다.
 
날 씨도 아주 청명하다. 일년에 우기雨期 2∼3개에 비도 가끔 내리지만 거의 사막성 기후로 고온이다.
4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봄과 가을이 그저 여름철보다 조금 기온이 낮을 정도이고 겨울 역시 얼음이 얼지 않고 눈이 내리지 않을 만큼 따뜻하다.
기후가 워낙 좋아서인지 야외활동이 많고 한국에서 귀 족운동으로 취급받는 골프가 서민적인 대중운동으로 보급돼 한인들이 많이 즐긴다.

 
심지어 한인 골 퍼들이 없다면 남가주(南加州)의 골프장이 유지되겠느냐는 우스갯소리도 가끔씩 한다.
골프장을 소유한 한인들도 많아 2006년도엔 근 30개 정도의 골프장을 한인들이 소유했다.

팜 스프링스 지역, 샌디에이고 지역, 무어 팍 등지의 유명 골프장을 한인들이 인수하여 유력인사로 등장한 상태이다.

동창회는 모으기 힘들지만 동창회 골프모임은 비교적 유지가 잘되고 한국에서 라이벌이었던 연세대와 고려대, 부산의 경남고와 부산고 서울의 명문 5개 사립고 등은 따로 정기전을 개최한다.
 
한인들이 자주 찾는 드라이빙 레인지나 골프장의 그늘 집에선 핫도그나 햄버거 대신 한국식 간식인 김밥, 컵라면, 삶은 계란 등을 준비해서 팔고 프라이빗 골프장에서도 아예 김치와 함께 라면을 끓여준다.
 
골프인구 가 많아 관련 비즈니스도 성업 중이다.
골프 패키지여행이나 의류, 장비 판매업소 등이 많고 박세리 를 비롯한 김미현, 박지은 등의 여성 골퍼와 골프천재 미셸 위 덕분에 꿈나무 골퍼도 상당하다.
 
남성 골퍼로는 최경주, 허석호 등이 한인의 우상이나 타이거 우즈 선수가 워낙 기량이 뛰어나 다들 홀린

상태로 바라보고 제 2의 타이거 우즈를 기대하는 부모들의 성화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골프채를 잡는 한인 어린이도 많다.
 
LA에서는 골프가 테니스보다 오히려 더 서민적인 운동이다.
서민들의 겨우살이에 돈이 들지 않는 장점 때문인지 이민자들이 매우 좋아하여 인구가 계속 증가추세이다. 그야 말로 천사의 도시, Los Angeles인 것이다.

 
zLA.JPG


이상과 같은 한인들 단체나 업소에 대한 주소를 담은 ‘한인업소록’도 한국일보, 중앙일보, 라디오 코리아, 스포츠 서울 등지에서 경쟁적으로 발행하여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데 대략 1,300페이지에 이를 만큼 두껍다.
결국 서울시 나성구를 다시 체험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해안지역의 로스 팔로스 버디스나 토렌스와 뉴포트 지역은 해변을 끼거나 내려다보는 전망을 가진 호화주택이 즐비하고 할리우드 산 언덕 서쪽으론 그 이름도 유명한 베버리 힐즈라는 부촌이 있다.
 
한국에서 더 잘 알려진 샤핑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가 바로 이 도시에 속한 길 이름 중의 하나이고 점원도 한국어나 중국어를 유창하진 않으나 장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하는데 그 만큼 한국 고객 이 많다는 증거이다.

영화배우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고 스타의 집을 표시한 지도를 길거리에서 팔기도 한다.
2006년 8월엔 이 지역의 주택가격이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2.3에이커 의 대저택을 한인 코리 홍 씨가 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 천사들만 사는 도시는 아니다.
 
캄톤 도시와 같이 LA의 남쪽은 집단적으로 후미진 도시로 주민의 90% 이상이 흑인으로 구성되 어 있는 빈민촌이다.
범죄 다발지역으로 경찰차도 함부로 들어가기가 어렵고 학교에선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아 남자 고등학교의 경우 선생으로 전근 가는 것을 아주 꺼린다.
낮에도 살벌하며 1992년 한인들이 대거 피해를 본 4.29 폭동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이 폭동은 흑인 로드니 킹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걸렸는데 심문에 잘 응하지 않아 경찰이 폭행을 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 폭행 장면을 누군가 비디오로 찍었고 이 필름이 방송되어 엄청난 파문을 불러왔다.
결국 구타한 경찰이 구속되었지만 나중에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나자 분노한 흑인이 총궐기하여 LA를 불바다로 만든 사건이다.

 
폭행을 가한 경찰은 백인이고 피해자는 흑인이라 흑백의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만만한 한인 업주들이 표적이 되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즉, 소수민족끼리의 갈등으로 인한 충돌이지만 이는 충돌이 아닌 일방적으로 당한 폭력이었다.
중동전쟁은 옳고 그르고 간에 치고받고 하다가 승리는 누가했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4.29 폭동은 그런 성질이 아닌 한인이 깨끗하고 완전하게, 숨 한번 쉬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흑인의 분노를 덮어 쓴 역사적 사건이다.

 
성난 흑인들은 힘없는 한인 업소를 상대로 약탈, 방화 등으로 아예 업소를 짓뭉개버리고 말았다.
경찰은 보고도 못 본체 아 예 뒷짐을 지고 방관한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한인들의 인생이 뒤바뀌고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인생의 허무를 실감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은 이곳에서 흑인들을 상대로 작은 규모의 마켓이나, 리쿼 스토어, 도넛 가게, 주유 소, 옷 가게, 신발가게, 미용 재료상, 세탁소 등을 운영하였는데 이런 업소 거의가 불타 버리거나 몽땅 털리고 만 것이다.
 
이 지역의 한인들은 자본으로 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영세한 규모로 가족 단위로 몸으로 때운다고 보면 알맞다.
따라서 사업체를 운영하지만 변변한 사업체 보험도 가입하기 어 렵다.

지역이 험해서인지 보험료도 워낙 비싸 가입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폭동 후에 한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녀갔고 성금도 여러 곳에서 걷혀졌다.
말하자면 폭동피해자성금이었는데 이 마저도 관리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명분을 갖다 부치고 종자돈이니 뭐니 운운하다가 정작 폭동 피해자들에게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 폭동피해자성금이 되고 말았다.
 
한인들의 사업체는 이런 곳에서 운영되는 작은 사업체와 또 소위 쟈바시장이라고 불리는 다운타운 봉제 관련 업소와 무역업체들이 큰 손에 해당된다.
그리고 한인 타운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마켓, 비디오 대여점, 서점, 이발소, 미용실, 사우나, 선물의 집 등과 공인회계사, 부동산업, 보험업,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종이 편리하게 형성되어 상부상조하며 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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