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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만에 옛 전우(戰友)를 만나다

fabiano 14 7980  
                      "..... 새하얀 종이 위에 파란 글씨로 아~ ♬~ ♪
아~ ♪ ~♩~ 당신이 그리울땐 편지를 쓰죠"
 
 
우여곡절 끝에 그가 사는 W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의 심정은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지 참으로 벅찬 심정이었다.
 
말이 좋아 38년이지,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한번도 만남없이 소식조차 몰랐던 터여서
세상에 이런 일이... 몇번씩이나 뇌까리는 그의 독백처럼 참으로 긴 세월의 38선에서 
망각속에 살아왔다.
.
빛바랜 앨범을 뒤져보니 누런 카키색 의 군복을 입고 당시 부대  인근의 유원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부대에 전입하고보니 그는 병장이었고 나는 이제 신병티를 겨우 벗어난 일병이었으나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여 곧, 친숙하게 지냈다.
 
그 시절에 영원한 단발머리인 김 상희의 <편지> "..... 새하얀 종이 위에 파란 글씨로 아~ ♬~ ♪
아~ ♪ ~♩~ 당신이 그리울땐 편지를 쓰죠" 라는 노래가 한창 유행이었는데  윤병장은
신병인 나에게 그 노래를 시켰고 좀 괜찮아 보였는지 이후 술집에 가서도 거나하면
"야, 이일병! 한 곡조 뽑아!"  본의 아니게 그 노래가 한때 18번이 된 사연도 있다.
 
miniskirt.JPG

또한 그 시절에 대유행했던 미니스커트 붐과 젊은 사내놈들 혼을 빼놓은
초미니 스커트, 김 상희의 사진을 게재한 잡지가 동났다는 이야기도 기억난다.    
 
졸병이었지만 윤병장 덕으로 부대  앞 니나노집에서 거나하게 마시고 우리와 비스므리한
술집 색씨의 손목도 잡고 뽀뽀도 했던 것은 순전히 윤병장의 호기였지만 실상은 벌거벗고
하느님과도 씨름하라면 마다않을 젊으나 젊은 시절이었기 때문 일 것이다.
 
윤병장은 또한 재주(?)도 좋아서 호주머니에 항상 돈이 풍족하였다.
덕분에 종종 단둘이서 술집 행차는 물론이고 빨간 등이 달린 동네에도 몇 차례 간 적도 있다.
 
그가 나를 졸병이 아닌 친구로 대한 것은 나이가 비슷하기도 했지만 어느땐가, 잡지를 읽다가
펜타건(Pentagon)이란 뜻이 뭐냐고 물었는데 원뜻은 5각형으로서 美국방성을 의미하는데
그 건물이 5각형이라는데서 유래한다고 말했고 간단한 영어문장도 바로바로 해석해주었는데
졸병에 대한 경외심인지 이후로 나를 잘 대해 준 사연이다.
 
지금은 모건설회사에서 정년퇴직하고 레미콘 트럭을 5대나 가지고 있고 1대는
손수 운전을 하는 사장님이다.
 
아쉬움 속에 작별을 했지만 앞으로 자주 만나서 술 한잔하며 그토록 오랜 세월의 38선을 잊어야 하겠다.
 
 
스캔0001.jpg
 
스캔0002.jpg

스캔0003.jpg
 
 
14 Comments
은하수 2010.08.25 07:36  
무쟈게 반가우셨겠네요 사진속 두 미남이 멋집니다 ^^
뿔따구 2010.08.25 08:21  
일영유원지 같은데 아닌 가요? 카키복 입고 빨간등불 밑에서 주전자 두드리는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입니다
fabiano 2010.08.25 08:59  
38년 만에 만난 윤병장 왈, "세상에 이런 일이?..." 몇번이나 그 소리를 하는데 유달리 가깝게 지낸 사이여서 더욱 그랬을 것인데... 아뭏튼 엄청무지 반가웠슴다.  ㅎㅎ..
fabiano 2010.08.25 09:03  
1사단 MP 부근의 어느 저수지인 것으로 아는데 확실한 장소는 잘 모르겠고... 주내면으로 알고 있슴다. 윤병장이 늘, 호주머니가 두둑하니 자주 술집에 갔고 또... 이하 생략하겠슴다...  ㅎㅎㅎ
fabiano 2010.08.25 10:53  
우여곡절 끝에 무지 오랜 세월의 38선에서 만났습니다. 남북이산 가족의 심정을 이해할 만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박샘 2010.08.26 20:30  
혹시 수원부근입니까?
fabiano 2010.08.26 22:50  
수원입니다. 혹여, 윤병장을 아시는지요?
수박샘 2010.08.27 08:50  
수원 33사단 이었다면 경비부대에 있던 사람입니다.시차는 조금 나는지 모르지만 ..여기를 함 보시지요. 큰 은행나무 있는곳과 매탄동일대,이며 사진은 서호인듯 합니다만..
fabiano 2010.08.27 10:11  
군대생활은 파주 1사단에서 복무했습니다. 사진의 장소는 부대 인근의 당시, 파주군 주내면입니다.
ehehfehf 2010.08.31 10:13  
빨간등이 달린 동네는 어떤 동네인데 자주 출입하셨나요? ㅎㅎ
fabiano 2010.08.31 15:58  
잘알면서도 왜, 물으시나요? 돌할배요~~  ㅎㅎ..
fabiano 2010.11.13 13:45  
윤병장이 수원에 살고 있었습니다.
azsi 2022.04.04 20:47  
저위의 저수지는 애룡저수지 지금은 애룡유원지 입니다. 배를 띄워서 물놀이를 했구요, 어린애와 있는 곳은 작은 저수지라고 불리는 곳에서 메인 저수지로 내려가는 고갯길입니다.
파비아노 2022.04.17 21:06  
지금까지도 저수지 이름은 몰랐습니다. 언제 한번쯤 다녀 가보려고 합니다.
세월이 더 가기전에요... 그 시절, 군생활을 한 곳이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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