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추억속의 장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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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의 장터 풍경

fabiano 1 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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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의 장날 풍경---

어릴땐 장날만 되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이는 최고의 즐거운 날 중에 하나였지.

학교 수업이 끝나고 장 구경을 하던 기억을 잊을수가 없어 기억을 더듬어 본다.

심천장은 여러 갈래서 들어오는 꽤 큰 장 이였지.

가깝게는 서기미(서금리)가 있고 용댕이서는 나룻배로, 진동밑 당구리 전댕이,

멀리 질골(부상리)에서 뱀마테쪽으로 오고 또 한 갈래는 각계리 초강 약목골 쪽과

날그니 고당게에서 철길을 건너서 오며, 지탄리 장동리 쪽과 묘금리 쪽에서는

아랫말로 뒷구리 길현리쪽은 왜꼴을 통해 심천장으로 모이는데 수십리길을 

대부분이 걸어서 오갔고 더러는 구루마(마차)나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했지.

산골 아낙네나 아저씨들이 집에서 기른 토종닭을 끈으로 다리를 묶어 꼭 거꾸로 매달고......

거꾸로 매달아야 산다던가?

잘 추린 한오큼의 볏짚끝을 단단히 묶고 계란하나 놓고 묶고 또 놓고 묶어 열개가

한 꾸러미가 되게 묶고나서  그 끝을 맵시있게 잘 꼬아 몇 꾸러미 챙기고  

참깨 들깨 녹두 콩 등을 형편대로 담고, 배추 열무등 푸성귀는 잘 다듬어 적당한 크기로

단을 만들고 햇볕에 바짝말린 고추는 부서지지 않게 물을 품어 눅눅하게 만든뒤

여나므근이 되도록 푸대에 담아  아저씨들이 지게에 지거나 아낙들이 머리에 이고가기 좋게

짐을 꾸리고 혹은 구루마(우마차)에 실어 놓고 장에갈 채비가 끝나면  아껴둔 나드리 옷에 몸

단장 하고 이웃들과 이웃동네 사람들과 어우러져 그간의 이야기를 오손도손 나누며 걷다보면

어느새 심천에 다다르고 초입부터 취급 품목이 각기다른 장사꾼이 모여 각자가 수집하는 품목

별로 흥정이 이루어 지기 시작 했지.

무게로 달아서 사는 장사꾼은 막대 저울을 들고 저울질을 하는데 저울끈을 잡은

새끼 손가락으로 저울대를 못 올라가게 적당히  눈치껏 제어를하며 또  한손으로는

저울추를 밀며 눈속임을 하고, 알곡을 사들이는 장사꾼은 말질이나 됫박질을 할때

기술적으로  바닥에 쿵쿵 굴러 낱알 한 톨이라도 더 오르게 재주를 피웠지만

순박한 시골 촌부들은 으레, 정량에서 빠지면 값이 깎인다며 됫박질도 후하게 해 오고

덤으로 더 보태왔어도 결국은 장사꾼의 약삭빠른 농간대로 덤으로 얹어온 양은 간데없고

그 양이 장사꾼 뜻대로  정해지면 가격 흥정이 오가는데 질이 떨어진다는 둥 잡티가 섞였다 둥
트집을 잡다 인심 쓰는척 몇푼 더얹어 준다는 꼬득임에 마음이 약해져서

"장사꾼도 먹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물건을 넘기는 후한 인심 이였지.

가져온 짐을 다 넘긴 홀가분한 마음으로 장터 초입에 들어서면 대장간에서 들려오는

망치소리와 풀무질 소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길가 처마밑에 사각형 광목천으로 포장을 쳐

햇빛을 가리고 난전을 펴고, 한개에 몇십원 몇백원 하며 구성진 장가락에 시끌벅적 했지.

난전 옷가게에선 알록달록한 나이롱 제품들이 대인기였지.

그 시절엔 물자가 워낙 귀한 때라 건강에 해로운건 뒷전이고 나이롱이 질기고 튼튼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좋았고  천연섬유는 뒷전으로 밀려났던 그런 때였었지.

장날이면 꼭 사가야할 필수품이 세기지름(등유)이였지.

심천면 소재지만 빼고 변두리 산골엔 거의 다 호롱불 신세를 졌으니...때로는 등유도 귀해

배급표로 사기도 했고....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들고....

장터 초입부터 시골 할머니들이 잡다한 농산물을 조금씩 펼쳐놓고 파는가 하면 갓 젖을 뗀

복슬강아지 몇마리와 앙증맞은 고양이새끼, 토끼, 병아리등을팔고, 각종 약재를 파는곳,

새장에 길들인 새 한마리 넣고 새점을 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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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고 나팔을 구성지게 불어 구경꾼을 모으고 차력을 한다며 이마로 병도 깨고 각목도

부러뜨려 힘자랑을 한바탕 하고는 이약을 먹으면 이렇게 힘도 쎄지고 건강해 지는

만병 통치약 이라며 엉터리 약을 파는 약장사도 오고 이런저런 구경에 빠지면 시간 가는줄도

몰랐지....

가족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고나면 유일하게 장날만 살수있는 별미 찬거리중에 생선을

빼놓을수 없었지.

그 시절엔 냉동이나 냉장은 꿈도 못꾸던 시절이라 얼간이 생선(소금 저림 한지 얼마 안되어

생선살에 소금기가 덜밴 생선)이 최상급이였고....

왕소금이 더덕더덕하고 배가 누렇게 절은 자반 고등어나 물이가서 배가 문드러진채,

소금 범벅이된 꽁치며  상한 냄새가 나는 소금절인 물오징어중에서, 형편이 여의치못해

그중에서도 싼것을 골라 꽁치나 자반고등어 한손(두마리)을 사면  장사꾼이 능숙한 솜씨로

아가미에 지푸락지를 꿰어 고리를 내어 묶어주거나 푸대종이를 적당히찢어 생선을 싸고 

역시 지푸라기로 가운데를 질끈 동여 매 건네 주었지.

요즈음은 모두 사라져서 없고 기억속에나 남아있는 장날의 진풍경 하나가 생각 나는군.

바닥이 다 낡은 고무신을 형편이 좋으면 기차표 검정 고무신이나 왕자표 고무신을 새것으로

샀지만  넉넉치 못한 집은 대부분이 고무신을 땜질해서 신었지.

가로가 40~50cm, 세로가 20~30cm 높이가 30여cm쯤 되는 두꺼운 철판으로 만든 직사각형

통에 한쪽은 아취형으로 아궁이를 만들고  반대쪽 끝은 막은뒤

위쪽에 직경이 10여cm 쯤에 4~50cm 되는 굴뚝을 막힌 쪽 끝에 세우고 윗쪽에다 신발 바닥

모형을 붙이고 양옆에  축대를 세워 붙여서 나선형 봉을 끼워 조이며 압축할수 있게 만든

신발 땜통 기계인데, 아궁이에 잘게 자른 나무 가지를 태워 철판을 적당히 달궈두고

함석 조각에 잔구멍을 촘촘히 뚫어 거친쪽이 바깥으로 가게 둥글게 깡통처럼 말은 것으로

땜질할 자리를 문질러 표면을 거칠게 한 다음 고무풀칠을 하고 땜질할 바닥 모양에 맞춰

고무조각을 잘 재단해 붙이고 적당히 열을 가한 틀에 얹고 압축나사를 조여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새 신발처럼 멋진(?) 신발이 됐지.

그때는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이 대부분 이었는데 운이좋은(?) 장날이면 특식을 맛볼수

있었지.

우거지와 굵은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고추가루와 된장을 적당히 풀고 두툼한 돼지비계가
붙은 고기를 넣어 큰 가마솥에 끓여서  붉으스레한 기름이 둥둥 뜨는 펄펄 끓는 국에

밥 한공기 담아 질그릇 뚝배기에 한그릇 말아주는 장국밥은 특식중에 특식이였고 

어쩌다 찐빵 집에서 찐빵 한접시 사주시면 시쳇말로 기분이 짱이였지.

온갖 진기한 장구경을 하고 파장쯤이 되면 언제나 양념처럼 어디선가 큰 소리가 났고 얼근히

취한 장꾼끼리 하찮은 의견 충돌로 시비가 붙어  멱살잡이 하는 모습도 빼놓을수 없는

구경 거리였고....

얼큰이 취한 아저씨의 빈 지게 꼭지에 지푸라기로 꿰매단 자반 고등어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지게 작대기 장단에 구성진 타령이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지.

지금은 그 풍성하던 장날 풍경은 간곳없고 황량한 빈터엔 먼지만 날리니, 옛생각하며

고향친구 만나 장국밥에 소주한잔 하면서 회포를 풀면 얼마나 좋을까?


[이 글은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의 홈피에서 발췌한 것으로 그 시절의 모습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
1 Comments
mulim1672 2005.02.13 00:25  
참으로 친근한 우리의 전통 마을 이름이 등장합니다. 일제가 우리의 행정기구를 개편하면서 한자어로 다 바뀌었다고 하지요. 그러나 고향엔 아직도 남아있지만 노인분들 떠나시면 점차 사라지겠지요. 학산에도 굴무렝이, 황새끼미, 비석골, 삼종골, 늠불, 바구리, 비양고개 등등이 전설이 담긴 아름다운 우리 옛마을 이름들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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