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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관한 이야기 - 잊혀진 전쟁

fabiano 0 1965  
 
 
 
6.25가 잊혀진 전쟁이 되지 않을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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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겪은 세대의 경험담을 체계적으로 기록해 후세에 남겨야..미국 의회 도서관에는 한국전쟁을 다룬 책이 1000권 이상 등록돼...

 
  미국에선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한다. 한국전쟁에서 미국 젊은이 수십만 명이 죽거나 다쳤는데 왜 미국 언론들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는가.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1960년대부터 10여 년간 계속된 베트남전에 지쳐서 그 이전에 벌어진 한국전쟁을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언론에서 아무리 ‘잊혀졌다’고 주장해도 미국인에게 한국전쟁은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전쟁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본 많은 미국인이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있었고, 지금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요즘 정부의 요청으로 6·25에 참전한 미 공군 조종사들의 명단을 정리하면서 한국전쟁에 얽힌 새로운 사실을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4할대 타자이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걸출한 선수였던 테드 윌리엄스는 프로야구 시즌 중에 야구를 일시 중단하고, 한국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프로야구 시즌 도중에 스스로 자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인물이다. 필자와 절친한 미 공군사령부의 스티브 사전트 장군의 부친도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수송기 조종사로 K-1 미 공군기지(현 김해비행장)에 근무했다. 마침 필자의 부친도 같은 기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한국전쟁에서 맺은 한·미 간의 인연이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30여 년 전에 미국 뉴욕의 매뉴팩처러스하노버은행에서 일할 때 모건 프록터라는 고위 임원이 당시 그 은행의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나에게 유난히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는 80년대 초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해외자금 조달이 끊어졌을 때 한국에 대한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물심양면으로 애쓰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했다. 알고 보니 그도 한국전쟁에 미 공군의 전투조종사로 참전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골프장이나 수퍼마켓에 가 보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반갑게 말을 걸어오는 미국인들이 많았다. 미국 지방의 소도시에 가도 본인이나 친척 중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다고 말을 건네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한국전쟁과 한국은 여전히 미국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음을 느꼈다.

 
 미국 언론은 한국전쟁이 잊혀졌다고 하지만 할리우드에선 한국전쟁의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가 적지 않게 제작됐다. 그레고리 펙과 조지 페퍼드가 주연한 ‘포크찹 고지’는 교착상태에 빠진 판문점 휴전협상 중에 철원평야를 재탈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234고지 전투를 영화화한 것이다. 미남배우 록 허드슨 주연의 ‘전송가’는 1·4후퇴 때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제주도로 실어 날랐던 미 공군의 수송기 조종사 딘 헤스 대령을 소재로 한 실화다.

 헤스 대령은 실제로 제주도에 ‘천사고아원’을 설립했고, 나중에 미국 교회의 목사가 되어 천사고아원의 운영자금을 해마다 보냈다. ‘헌터즈’란 영화도 있었다. 이 영화는 수원비행장에서 발진하여 대한민국 상공을 지켰던 F-86 세이버와 미그기가 벌인 공중전을 다룬 실화로 로버트 미첨과 로버트 와그너, 리처드 이건 같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미 공군 조종사로 출연했다. ‘원한의 도곡리 철교’ 에서는 윌리엄 홀덴과 나중에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출연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지금도 ‘흥남철수 작전’과 ‘장진호 전투’에 관한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미국 의회 도서관에는 한국전쟁을 다룬 책이 1000권 이상 등록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이처럼 한국전쟁에 관한 기록과 영화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데 전쟁의 당사자였던 한국에서는 과연 6·25에 대한 기록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혹시 우리 자신과 가족들의 이야기이고, 누구나 다 겪었던 흔한 이야기라서 잘 쓰려고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런 점에서 연초부터 중앙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백선엽 장군의 ‘내가 겪은 6·25와 대한민국’ 기획물은 참으로 소중한 기록이다.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 역의 한구석에는 미국 노인들의 경험을 자유롭게 녹음하게 하는 공간이 있다. 놀랍게도 감명 깊은 실화들이 타임캡슐처럼 저장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의 톰 브로코가 이를 정리한 『위대한 세대』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 세대가 아픔과 고통으로 이루어 낸 경험과 지혜는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6·25를 겪은 세대의 경험담을 체계적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 6·25가 우리에게도 잊혀진 전쟁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1월23일 ‘중앙시평’ )

 
김수룡(미공군협회 미그앨리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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