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느니> 김동환
fabiano
포토에세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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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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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국에는 날마다 밤마다 눈이 내리느니 회색 하늘 속으로 흰 눈이 퍼부을 때마다 눈 속에 파묻히는 하아얀 조선이 보이느니 가끔 가다가 당나귀 울리는 눈보라가 막북강(漠北江) 건너로 굵은 모래를 쥐어다가 추위에 얼어 떠는 백의인(白衣人)의 귓불을 때리느니 춥길래 멀리서 오신 손님을 부득이 만류도 못 하느니 봄이라고 개나리꽃 보러 온 손님을 눈 발귀에 실어 곱게 남국에 돌려 보내느니 백웅(白熊)이 울고 북랑성(北狼星)이 눈 깜박일 때마다 제비 가는 곳 그리워하는 우리네는 서로 부둥켜안고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 얼음벌에서 춤추느니 모닥불에 비치는 이방인의 새파란 눈알을 보면서 북국은 추워라, 이 추운 밤에도 강녘에는 밀수입 마차의 지나는 소리 들리느니 얼음짱 트는 소리에 쇠방울 소리 잠겨지면서 | |
| | 오호, 흰 눈이 내리느니 보오얀 흰 눈이 북새(北塞)로 가는 이삿군 짐짝 위에 말없이 함박눈이 잘도 내리느니. - <금성>(19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