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김동환
홈 > 블로그 > 내 블로그 > 포토에세이, 문학
내 블로그

<눈이 내리느니> 김동환

fabiano 1 1266  


눈이 내리느니

                                                         - 김동환 -

 
 

 

북국에는 날마다 밤마다 눈이 내리느니

회색 하늘 속으로 흰 눈이 퍼부을 때마다

눈 속에 파묻히는 하아얀 조선이 보이느니

 

가끔 가다가 당나귀 울리는 눈보라가

막북강(漠北江) 건너로 굵은 모래를 쥐어다가

추위에 얼어 떠는 백의인(白衣人)의 귓불을 때리느니

 

춥길래 멀리서 오신 손님을

부득이 만류도 못 하느니

봄이라고 개나리꽃 보러 온 손님을

눈 발귀에 실어 곱게 남국에 돌려 보내느니

 

백웅(白熊)이 울고 북랑성(北狼星)이 눈 깜박일 때마다

제비 가는 곳 그리워하는 우리네는

서로 부둥켜안고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 얼음벌에서 춤추느니

모닥불에 비치는 이방인의 새파란 눈알을 보면서

북국은 추워라, 이 추운 밤에도

강녘에는 밀수입 마차의 지나는 소리 들리느니

얼음짱 트는 소리에 쇠방울 소리 잠겨지면서

 

 
 
 

오호, 흰 눈이 내리느니 보오얀 흰 눈이

북새(北塞)로 가는 이삿군 짐짝 위에

말없이 함박눈이 잘도 내리느니.

 

                       - <금성>(1924) -



1 Comments
뿌울 2010.03.18 21:07  
북에 있는 그 요새는 어딘지요?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62 명
  • 오늘 방문자 1,369 명
  • 어제 방문자 1,445 명
  • 최대 방문자 14,296 명
  • 전체 방문자 1,315,841 명
  • 전체 게시물 10,948 개
  • 전체 댓글수 35,460 개
  • 전체 회원수 71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