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삽
fabiano
내 앨범
2
1564
2010.02.16 21:26
아버지의 삽.
집 모퉁이 한 켠에 옥수수와 함께 걸어 둔 삽.
내년에 삽으로 땅을 파고 씨뿌리고 거름을 주마던
아버지께서는 이제 삽을 쓰실 일이 없습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평생 삽질로 아시던 당신께서
이제는 병상에서 세월을 짓씹으며
저무는 황혼녘처럼 스산하기만 합니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이윽고 어두워지는 어둠의 장막.
지워지는 세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