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사시 세계 어디에서나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군 최초의 기동전단이 1일 창설됐다. 해군은 이날 부산 작전사령부에서 정옥근 참모총장 주관으로 제7기동전단 창설식을 가졌다. 1945년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을 창설한 지 65년 만이다. 6·25전쟁 때 미국이 제공한 함정으로 해군 전력을 갖추기 시작했던 우리나라가 ‘대양 해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래픽 크게보기>◆전력은 어떻게 짜였나=제7기동전단은 해군의 최신예 함정과 항공기로 구성된다. 해군 유일의 최신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 헬기를 탑재하는 충무공이순신함급(4500t·DDH) 한국형 구축함 6척, 대형 상륙함인 독도함(1만4000t), 잠수함(1800t) 4척, 기동 군수지원함 등이다. 지난해 건조돼 올 8월 해군에 인도될 최신예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도 이 전단에 배치된다. 여기에 해상초계기 P-3C와 상륙기동헬기 등이 지원 전력으로 가세한다.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실전 배치될 5600t급 차기 구축함 ‘KDX-ⅡA’ 6척도 이 기동전단의 전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해군은 항공 전력 강화를 위해 독도함에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은 “독도함에 미 해군이 사용하는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경우 전투력이 크게 강화된다”고 말했다. 독도함은 20여 기의 항공기를 실을 수 있다. 군 당국은 장기적으로 기동전단을 기동함대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제7기동전단은 2개의 기동전대로 구성된다. 육군으로 연대급인 1개 전대는 이지스함 1척, 한국형 구축함 3척, 잠수함 1~2척, 군수지원함, 항공기 등으로 편성된다. 평소에는 부산 작전기지와 진해기지에 있다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투입된다. 2014년에 제주 전략기지가 완공되면 이 기지를 모항으로 부산과 진해 등으로 오가며 작전에 나선다.
◆어떤 임무 수행하나=해군은 제7기동전단을 확보함으로써 1, 2, 3함대 내 3개 전단과 해군작전사의 5전단을 합쳐 모두 5개의 전투전단을 갖게 됐다. 유사시 1, 2, 3함대는 각각 동·서·남해를 맡으면서 5전단과 7기동전단을 예비전력으로 활용하게 된다. 세 개의 함대가 북한 해군을 막는 사이 5전단과 7기동전단이 공세적인 작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기동전단의 창설이 북한에 대한 전쟁 억제력과 확전 방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7기동전단은 한반도 연안에서 발생하는 대북 임무 외에도 제주 남단에서 필리핀, 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긴 해상 수송로를 보호하게 된다. 이 수송로는 우리에게 생명선이다. 한반도로 오는 물동량의 90% 이상이 이 수송로를 지난다. 말라카 해협에는 소말리아 해역처럼 수시로 해적이 나타나 국제적인 공조체제가 요구되고 있다. 7기동전단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활동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동북아에서 주변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맞춰 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국 동향은=일본 해상자위대는 과거 88함대를 기반으로 상당한 해군 전력을 갖추고 있다. 자위함대사에 이지스함을 주축으로 하는 4개의 호위함대와 항공대 및 잠수함대를 운영하면서 언제든지 기동전력으로 편성할 수 있다. 중국도 동해·남해·북해 함대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동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건조 중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기동전단=해군의 일반 전단은 수상함(보통 군함) 또는 잠수함 등 한 가지 함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기동전단은 수상함과 잠수함·항공기는 물론 원해에서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군수지원함까지 더해진다. 미 해군의 항모전투단과 유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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