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6
1213
2009.11.14 06:21
달랑 두장 남은 달력.
뒤안의 감나무에도 잎이 두장 남았다.
그래도 흘러 가야 하며 가야 하는 세월이다.
세월이 덧없다고 또 한번 써나 볼까.
쓰고서 읽어보니 심심하고 맛 없기가 왜 그리 구비하였는지.
맹물이나 마셨다 하면 해갈이나 되고
모래를 깨문 것 같다 하면 질금거리는 맛이나 있지,
셋에 석자가 종이 위로 꼬불랑거리며
잘금살살 기어가는 것이
가뜩이나 갑갑한 마음을 검은 실로 얽어 놓는 듯 할 뿐이다.
그러나 세월은 덧없지!
부엌에서 밥 짓는 할멈일지라도 세월은 덧없지요!
막걸리 잔을 입에다 대고 수염에 묻은 모주 방울을 쓰다듬는
할아범일지라도 세월은 덧없어!
극도의 신경질로 광대뼈가 쏙 나오고
두 뺨이 깡마르게 마른 젊은 애라도 세월은 덧없는 것이었다.
반짇고리를 끼고 앉아 밝은 달빛이 비껴드는 창가에서
바느질하는 새 색시도 세월이 덧없어요!
방갓 쓴 상주가 휘적휘적 길을 가다가 먼 산을 바라보면서도
허어 참 세월은 덧없군!
늙은이가 어린애를 오래간만에 만났을지라도 세월은 덧없는 것일세!
<지난 1年 동안에 알쏭달쏭 수놓은 돗자리> 羅稻香.
뒤안의 감나무에도 잎이 두장 남았다.
그래도 흘러 가야 하며 가야 하는 세월이다.
세월이 덧없다고 또 한번 써나 볼까.
쓰고서 읽어보니 심심하고 맛 없기가 왜 그리 구비하였는지.
맹물이나 마셨다 하면 해갈이나 되고
모래를 깨문 것 같다 하면 질금거리는 맛이나 있지,
셋에 석자가 종이 위로 꼬불랑거리며
잘금살살 기어가는 것이
가뜩이나 갑갑한 마음을 검은 실로 얽어 놓는 듯 할 뿐이다.
그러나 세월은 덧없지!
부엌에서 밥 짓는 할멈일지라도 세월은 덧없지요!
막걸리 잔을 입에다 대고 수염에 묻은 모주 방울을 쓰다듬는
할아범일지라도 세월은 덧없어!
극도의 신경질로 광대뼈가 쏙 나오고
두 뺨이 깡마르게 마른 젊은 애라도 세월은 덧없는 것이었다.
반짇고리를 끼고 앉아 밝은 달빛이 비껴드는 창가에서
바느질하는 새 색시도 세월이 덧없어요!
방갓 쓴 상주가 휘적휘적 길을 가다가 먼 산을 바라보면서도
허어 참 세월은 덧없군!
늙은이가 어린애를 오래간만에 만났을지라도 세월은 덧없는 것일세!
<지난 1年 동안에 알쏭달쏭 수놓은 돗자리> 羅稻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