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령 고갯길을 가다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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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7 12:23
도마령 고갯길을 가다.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경계.
옛적 칼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는 도마령(刀馬嶺).
구비구비 이어진 그 길을 장수의 장검(長劍)대신 카메라를 들고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이 내려 쪼임에도 해발 800m의 도마령 고갯길은 시원하기만 합니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촌색씨처럼 수줍은 듯, 드문드문 피어있고 이미 들녘엔 없는 산딸기가
군락을 이루어 흐드러지게 빨갛게 익었습니다.
기온차가 커서 7월말까지 산딸기가 있는 곳입니다.
한 주먹 가득히 따서 먹는 산딸기 맛이 입 안에서 향긋합니다.
곡선을 그으며 내려가는 길가엔 싸리꽃이며 산딸나무며 이름조차 모르는
예쁜 들꽃이 만발하고...
이 길이 끝나는 마을엔 인기척이라곤 거의 없고 대문가에 피어있는 접시꽃과 수국, 다알리아, 자주초롱꽃...
버섯파종을 한 참나무가 아니라면 사람이 살지않는 폐허처럼 느껴집니다.
오래된 폐가엔 담쟁이 넝쿨만 무성하여 세월의 무상함을 일깨우고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길가엔 개짖는 소리만 요란하여 그나마 사람사는 마을임을...
마을을 거쳐 돌아나오는 길가엔 살구나무가 가로수로서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