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구두 닦아주는 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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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닦아주는 마노라...

fabiano 20 2202  
성격이 까탈스럽지 않으나 다소 털털한 나.
걸레질로 매일 방 청소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마노라.
나이들수록 깔끔하며 목욕도 자주 하고 이도 깨끗이 닦고
머리도 이틀에 한번씩 감고 속옷도 매일은 아니어도 2~3일에
한번씩 갈아 입어야 하고...
한달에 한번씩 꼭 이발도 하고 옷도 깨끗이 입어야.... 
좌우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깔끔 백점이라야 되는데...
그래야 나중에 손자녀석들 한테 따돌림 안받는대나 어쩐다나....
 
많이 무디어지긴 했지만 다소 봉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설겆이나 방청소 등은 당연히 여자들이 하는 것으로 머리속에 박힌지라,
굶어도 비럭질은 안한다는 옛적, 선비 폼새로 마노라와 종종, 의견다툼이
벌어지곤 한다.
직장에 다닐때는 아무 소리도 않고 고분고분하며 남편 알기를 하늘같이
여기던 그 시절의 우리 할머니, 어머니였으나 퇴직한 지도 오래 되고 보니
직장다니는 마노라의 권세(?)가 자연히 막강하니 이제는 목에 힘을 실어
잔소리가 제법이다.
게다가 TV나 연속극  등에서 애처가 아닌 공처가들의 아부성(?) 짓거리를
익히 보아 온 터이니 여성상위시대를 맘껏 구가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아침 일찍 어디를 다녀와야 하는데 현관문을 여는 순간, 때빼고 광내고
반들반들한 내 구두가 나란히 대령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마노라가 평소 구두를 안닦는 미운(?) 영감탱이를 위하여
물칠해가며 닦아놓은 것이다.
요즘, 다소, 티격태격하며 전투(?)를 치렀던 터여서 순간, 상당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에구, 마나님.

정말, 장모님의 심성을 다시한번 느꼈으니 아따가 통닭이라도 한 마리 사가리다.  ㅎㅎㅎ...
 
 
DSCF3647.jpg


 
 
 
20 Comments
은하수 2009.04.08 07:51  
형님 복 많으신 분시시네요 ^^
fabiano 2009.04.08 09:21  
돌아가신 장모님 생각이 나게 하네.... ^^ ...의 기원은 은하수일 터...ㅎㅎㅎ..
올뫼/장광덕 2009.04.08 09:33  
ㅎㅎㅎ, 아름다운 모습이 그려집니다. ^^*
fabiano 2009.04.08 09:45  
당신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깔끔해야 마노라가 욕안먹는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슴다. ㅎㅎㅎ..
daeyk 2009.04.08 14:17  
그만하면 훌륭한 사모님을 두셨으니 잘 하세요. 나이든 남자는 비온 뒤의 낙엽신세랍니다(귀찮게 들어 붙는다고...ㅎㅎㅎ)
fabiano 2009.04.08 20:12  
사실, 제가 할 말은 없습니다. 요즘 세태에 구두까지 닦아주는 어부인님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봅니다. 비온 뒤의 낙엽신세라는 소리를 귀담아 듣겠습니다.  ㅎㅎㅎ...
자수정 2009.04.08 21:45  
엔간하시면 조금씩 이뻐하시는 모습 보여주시면 마님의 대접이 더 하실건데.....제가 늘 울짝지한테 하는말..."마누라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fabiano 2009.04.08 22:45  
백번 공감합니다.  ㅎㅎㅎ... 사실, 마눌한테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못난 봉건적인 생각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으니...
fabiano 2009.04.08 23:45  
평범한 보통 사람이니 너무 좋은 평가는 부담스러워요.  ㅎㅎㅎ..
daeyk 2009.04.09 18:56  
나는 우리 할망 말을 잘 듣는데 밤에 떡이 안생기던데요.ㅎㅎㅎ.
화사랑 2009.04.09 22:21  
사모님께 통닭 사다 드리셨지요?  ㅎㅎ 파비아노님 내외분의 화목함을 보여 주셔서 제 마음까지 따뜻해 집니다.
fabiano 2009.04.09 22:34  
통닭은 못사주고 다음 기회애 좀더 좋은 것으로 대체 하겠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사는 모습인데 다소 좋은 느낌을 받으셨다면 고맙습니다.  ㅎㅎㅎ..
Neptune 2009.04.10 21:07  
저렇게 복을 많이 받았다니 참 부럽습니다. ㅎㅎㅎ
fabiano 2009.04.10 22:44  
복은 무슨 복입니까? 넵튠님도 함, 해달라고 하시쥬... 백발을 흑발로 만드는 재주도 있어 때가 되면 염색도 해줍니다.  ㅎㅎㅎ...
mulim1672 2009.04.12 07:49  
부부금슬이 누구보다 좋다는 걸 전붙터 익히 알았지유....다소 봉건적인 생각이야 뉜들 없겠습니까마는  시대 흐름에 맞춰가야겠지요...모든 일에 동부인하며 늘 함께 하는 이 형의 아내사랑도 사모님의 저런 지극정성에서 아마 나오겠지요...
술람미 2009.04.12 09:51  
하 하 저는 보았지요..늘 아름다운 삶을 사시는 것을 ..귀국신고합니다.
fabiano 2009.04.13 03:25  
역설적이지만 근래엔 자주, 티격태격하며 골도 내고 말도 안하는 날이 잦아졌슴다. ㅎㅎㅎ...  사실, 마노라한텐 할 말이 없습니다만... 시대흐름에 따라 가기는 가야 하지만...
fabiano 2009.04.13 03:28  
드디어 귀국하셨군요. 귀국축하!....  하루, 이틀 사이에 꽃이 꽤나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흰구름 2009.04.15 20:57  
덧글까지 주욱 읽었습니다. 제가 사는 모습이 거기 있네요..다만 구두는 아니 닦아 주지요...부부만 살려면 25평이 딱이야 하면서 밀걸레질 동그리 돌리지요..사는 게 다 거기가 거기.... 그래도 마나님 아주 훌륭하십니다... 참 영상 하나 얹어서 이메일 넣었습니다. 받으시면 연락주세요...즐거운 모임 되세요
fabiano 2009.04.27 12:37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이야기인데.... 페이퍼님께 감사드리며 가족이란 편안함,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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