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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마부(馬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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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도 제작.    마부(馬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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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馬夫)가 보여주는 서민적 리얼리즘은 무엇보다도 영화의 전반을 이끄는 허구인물의 초점이 강한자로부터 모욕당하고 무시당하는 하층민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은 볼품 없는 행색을 하고 그 어떤 권력과 명예와는 무관한, 생활고에 찌든 표정으로 등장한다. 짐수레를 끌며 네 자매를 홀로 키우는 하춘삼(김승호)과 그를 둘러싼 소외된 측근들이 영화 속 주요인물들이다.
그들은 관객에게 전혀 동경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런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매력이라면 그 시대의 전반적인 흐름이랄 수 있는 삶의 애환에 대한 동병상련의 정(精)일 것이다.
농경 사회로부터 도시화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잃고 헤매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빼앗기는 힘없는 인간의 모습이 [마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전형(典型)이다. 바로 이것이 영화 [마부]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이며, 영화는 관객에게 그 어떤 환상(illusion)을 심어준다든가 막연한 희망을 약속하기에 앞서 그 당대의 현실적 삶을 사실적으로 제시(presentation)하는데 더 큰 역점을 둔다. 관객에게 사실적으로 다가서기, 현실적 삶 제시하기, 이러한 의도가 영화 [마부]가 주목받는 이유다.

 강대진 감독은 달동네 하층민 삶의 가난과 슬픔이 묻어나는 일상을 소박하기 그지없는 연출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눈가에 눈물이, 입가엔 미소'를 짓게 만든다. 춘삼(김승호)과 큰 아들 소업(신영균)이 마주한 밥상, 춘삼이가 수원댁(황정순)을 생각하고 품돈으로 샀던 신문지에 투박하게 담긴 떡, 서울 어느 달동네의 밤이 기울어 가는 고즈넉한 풍경은 관객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감정 이입을 일으킨다.


그러한 동일시는 관객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켜 영화적 현실과 삶의 현실을 유리된 채 관망하기보다는 영화와 일상의 보이지 않는 막을 사라지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영화는 더 이상 보여지는 허구가 아니라 현실적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향유인 것이다.


과장됨 없이 드러나는 서민의 강인한 생명력... 馬夫
민초들의 삶은 항상 고달프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인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고정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영화나 소설 속 그들의 삶은 매번 한(限)이 서려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을 가슴에 품은 채 자멸할 것이냐, 아니면 또 다른 의미의 생성으로 승화할 것이냐는 대단한 차이와 반향을 일으킨다.


해체의 위기에 처한 가족의 갈등(사고 당한 아버지를 대신해 마부를 자청한 큰아들, 자살한 벙어리 누나, 집나간 둘째딸, 소매치기 막내아들)이 영화 마지막에 화해의 화촉(흩어졌던 가족의 재회, 춘삼과 수원댁의 재혼)을 밝히면서 그들의 강인한 생명력은 계속된다. [마부]는 이러한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 다급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진행된다.


지나친 감상주의를 피해 가는 유머와 페이소스... 馬夫
[마부]가 관객에게 주는 또 다른 차원의 장점은 지나친 감상주의(sentimentalism)로 빠지지 않는 구수한(탄탄한) 시나리오와 명배우들의 진실된 연기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라는 말이 이 영화의 네 남매를 통해 증명이 되는데, 벙어리인 시집 간 큰딸(조미령)은 매질하는 남편에게 쫓겨나 친정 아버지의 가슴에 멍에를 남기고, 큰아들(신영균)은 고등고시에 3차례 낙방했으며, 둘째딸(엄앵란)은 허영심에 불타 집안 일은 뒷전이다. 막내아들마저 문제아(소매치기)로 등장한다. 이렇게 삐그덕 거리고 조용할 날 없지만,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깔아둘 뿐 풍성한 이야기 전개는 비극적 상황과 맞물린 유머, 그리고 그러한 상충 효과가 일으키는 페이소스에 있다.


춘삼은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이지만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자식과 고된 생활 속에서도 수원댁과 중년의 사랑을 일군다. [로맨스 빠빠 (1960)], [박서방 (1960)]과 같은 코미디 영화에서 이미 그 진가를 발휘했던 김승호는 [마부]에서도 여지없이 호연을 보여준다.(그 외 황정순, 신영균, 엄앵란, 조미령, 황해, 김희갑...실로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근대화의 변모 속에서 현실적 삶에 렌즈를 줌 인하여 새로운 형식(서민적 리얼리즘)으로 영화 문법을 보여준 [마부]는 근대 가족사의 소박한 서사시이며, 삶의 진정성(꾸밈없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의 과장 없는 시선이 '허구에 대한 감탄'이  아닌,  '현실에 대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아버지. 저, 장남 수업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서도 ‘우리 장남이 변호사야’라고 자랑하시던 그 아들, 수업입니다.
해드린 것도 없는데, 받은 거에 단 1%도 못 갚았는데 아버지는 먼 곳으로 떠나시고, 저는 어느새 나이 육십이 넘었습니다.
언제나 아버지 품 안에 안겨있을 것 같았던 이 아들이 말입니다.

생각나시죠? 제가 3전4기 끝에 고등고시에 합격한 1961년 겨울이요.
그 해 겨울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농아인 누나는 못된 매형 때문에 차가운 한강에 투신 자살했고, 동생 옥희는 이상한 놈하고 동거에 들어가 한 3개월 집에 안 들어 왔었죠.
막내 대업이도 말썽만 부리고…. 그 잘난 고시에 3번이나 떨어져 놓고도 뻔뻔하게 공부만 하던 이 장남 놈 때문에 얼마나 애를 태우셨겠습니까.

그 시절 서울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본격적인 근대화 물결이 몰아치기 직전인 장면 총리시절.
서울의 전화번호 국번은 단 한 자리였고, 틈틈이 사보던 ‘현대문학’이 400환이던 그 때, 서울은 왜 그리 을씨년스럽고 추웠던지요.
똥을 아무데나 싸대는 말들을 끌고 도심 한복판을 걸어가던 마부들은 왜 그리 남루했고, 달동네 우리 집 마구간과 여물냄새는 또 왜 그리 심했던지요.
지금 제 아이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겁니다.

그 황량한 겨울 한복판에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다리를 다쳐 마부 일을 못하신 그날,
“내일부터 지게라도 지겠다”는 저에게 아버지는 그러셨죠.
“내 끝까지 애비노릇할 테니 너는 붙기만 해라”라고요.
13세 때 할아버지 따라 만주로 가서 1년도 안 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다리 밑에 시신을 묻고는 살 길이 걱정 돼 엉엉 우셨다고도 하셨죠.
그 때 처음으로 아버지의 굵은 눈물을 봤습니다.

가난해서, 마부의 자식들이라는 놀림이 서러워서 저희 4남매는 울 줄만 알았지, 아버지도 눈물 가득한 삶을 사셨을 거라는 건 왜 몰랐을까요.
돈 좀 있다고 으스대며 사람 무시하던 말주인 집 내외,
빌린 돈 빨리 갚으라고 닦달하던 서기(書記) 아저씨….
막내가 속썩일 때 어머니 사진을 바라보던 아버지의 통곡 소리를 우리 형제들은 왜 그리 쉽게 잊어먹었는지요.
“이 사람아, 나는 마차 끈 죄밖에 없는데, 왜 이리 나를 힘들게 하는가.”

아버지는 그러면서도 소박하고 정 많은 분이셨습니다.
길에서 마주친 마부들에게 언제나 “놀러 와”라고 하시던 그 말 한마디.
말주인 집에서 식모살이 하던 아주머니에게 300환짜리 호박떡을 신문지에 둘둘 말아 슬쩍 건네주시던 그 정.
가출했던 옥희가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그저 눈 한번 ‘찡긋’하고 슬며시 미소짓던 넉넉한 분이 바로 아버지셨습니다.

중앙청 앞 게시판에 제 이름 석자 ‘하, 수, 업’이 붙은 함박눈 내리던 그날,
이 못난 아들 놈에게 아버지는 “붙었구나”, 단 한마디만 해주셨죠.
그러나 그 치장 없는 외마디는 훗날 제가 살면서 들은 어떤 진수성찬의 축하보다 더 풍성하고 진심 어린 것이었습니다.
못 배우고, 괄시받고, 별다른 삶의 즐거움도 없이 한평생을 살아온 아버지가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어린애였다면, 넓고 넓은 아버지 등에 업혀 다시 한번 잠들었을 겁니다.

사람들은 흔히 그러죠. 애 낳아봐야 부모 마음 안다고. 그 말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부모가 돼도 자신의 부모만큼 자식들에게 베풀지 못하는 거라고, 그렇게 계속 모자란 채로 대대손손 부모 마음은 전해지는 거라고.
물 한 바가지로 허기를 채우면서도, 책 사보라고 꼬깃꼬깃 주머니에 숨겨뒀던 돈을 건네주던 아버지의 깊은 정을, 제가 어찌 흉내라도 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모든 게 그립습니다.
아버지의 못 박힌 손, 닳고 닳은 허름한 외투….
아버지는 지금도 마포의 대폿집 한 구석에 친구 분들과 앉아, 자식 자랑에,
당신의 지나온 삶의 회환에 취해 소주 잔을 기울이시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버지.


[출처 : 글-한국일보,디지탈한국학]
2 Comments
ever 2005.03.14 21:22  
얼마전 ebs에서 방영되었죠! 따뜻한 가족애가 그리고 김승호씨의 연기가인상깊었습니다! 님의불로그에 노크도없이 들어와서 구경 잘 하고 갑니다!
fabiano 2005.03.15 05:00  
(^.^),·´″`°³о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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