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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 서울

fabiano 0 2029  

라일 노빈스키의 낡은 사진첩
“주한미군 출신 예술가의 가난 기록…가슴 아리는 추억 되살아나”


김은선_월간중앙 기자(eskim@joong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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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시절의 작가(왼쪽). 벙커에서 동료 군인과 함께 했다.


박완서는 소설 <그 남자의 집>에서 1950년대 피폐한 서울의 풍경을 눈앞에 펼쳐지듯 그려낸다.
그렇다고 그 풍경이 암울하고 초라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된다.
“폐허의 서울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내 생애의 구슬’처럼 빛나는 행복한 겨울을 보냈다”는
소설 속의 ‘나’처럼 말이다.

아름다운 시절-.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서울을, 하루 하루 끼니 때우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던 그때를,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패러독스일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시절이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는 것은 왜일까?
그 어느 거리도, 그 어떤 건축물도 억지스러움이 묻어있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아려오는 추억이 있기 때문일까?

1954년 서울. 악몽 같은 전쟁이 끝난 뒤, 미군부대의 쓰레기인 골판지 상자와 깡통으로
하룻밤 사이에도 거뜬히 판잣집 한 채를 짓던 누추한 시절의 일상.
풍경 곳곳에 묻어나는 슬픔의 자국들이 비친다. 그
럼에도 그 거리 사람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있었다.

당시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이던 젊은 예술가의 시선이 흑백 사진으로 살아 돌아온다.
1954년 4월부터 55년 9월까지 한국에서 지내며 전후 서울의 풍경을 렌즈에 담아냈던 라일 노빈스키. 그는 “요즘 세대들에게 전쟁은 모두 잊혀졌다.
그러나 전쟁을 잊어선 안된다.
그리고 한국에 근대화와 자유를 가져다준 이들의 희생을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

화가이자 디자이너인 노빈스키는 현재 미 댈러스 대학에서 예술학부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이 한국에서의 군 복무 시절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한다”며 회상에 젖었다.
조만간 ‘1954년, 서울’이란 타이틀 사진집을 낼 계획인 노빈스키는 다시 이렇게 읊조린다.
“현재 내 머릿속 ‘기억의 창고’를 열어젖히고 묻혀있던 당시를 떠올린다.
내 기억 속의 거리·장소·사건들이 사진으로 너무도 생생히 되살아난다.”

그가 렌즈에 담았던 기록들은 허허벌판에 다름 아닌 ‘세종로 정부 청사’와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서울역’ 같은 도심의 모습에서부터 차와 소가 같은 길을 가는 거리,
항아리를 이고 가는 아낙들이 보이는 비좁은 골목길, 그리고 버거운 일상을 담아내는
인물 사진까지 다양하다.

잠시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절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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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i월간중앙 2005년 10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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