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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가 사라졌다] 10년 모은 돈 하루아침에 반 토막67세 老부부의 한탄

fabiano 0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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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자금을 굴리다 금융 위기로 갑작스럽게 낭패를 본 사람이 많다.

이코노미스트초등학교 교감으로 정년 퇴직한 김태연(67·가명)씨는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큰딸은 1998년, 작은딸은 지난해 출가했다. 함께 사는 가족은 부인 이경미(63·가명)씨뿐이다.

두 딸은 시부모를 모셔야 하기 때문에 같이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처지다. 그래서 이 부부는 고희(古稀)가 되면 실버타운에 들어가기로 했다. 두 딸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요량이었다는 게 김씨 부부의 말이다. 문제는 돈이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1억원은 필요했다. 김씨에겐 그만한 돈이 없었다. 적지 않은 퇴직금을 받았지만 대부분 두 딸 결혼자금에 썼다. 김씨 부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95년부터 매달 50만원씩 정기적금을 부어 실버타운 입주비용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기적금에 가입한 지 10년째인 2005년 11월 8일. 이들 부부의 노후자금은 6500만원까지 불어났다. 김씨는 “65세 때 6500만원을 모았으니까, 고희가 되는 2011년이면 1억원 마련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들의 소박한 꿈은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

수십 년 거래했던 모 은행 지점 과장의 전화였다.“좋은 상품이 나왔습니다. 이자도 꼬박꼬박 나오고, 무엇보다 원금 손실 우려가 없습니다.” 이자는 연 6.7%로 분기마다 92만1090원이 나온다는 솔깃한 얘기였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 적금을 넣었던 터라 “부가 수입이 생긴다”는 말은 김씨 부부를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김씨는 전화를 받은 지 3일 후인 2005년 11월 11일, 10년 모은 6500만원을 은행 과장이 추천한 상품에 몽땅 집어넣었다. 오래 거래한 은행 과장이 전화를 한 터라 무슨 상품인지는 자세하게 물을 필요도 없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9월, 금융위기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펀드가 반 토막 났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하지만 김씨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은행에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즈음, 은행에서 두 번째 전화가 걸려 왔다.

“원금 손실 우려가 있으니 해약하든지, (손해를) 감수하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김씨 부부는 가슴이 내려앉았다. 상품 투자를 권유했던 과장과 통화를 원했지만 “강남 지점으로 옮겼다”는 답변만 들려왔다. 김씨는 부랴부랴 은행으로 향했고, 손실액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6500만원의 원금은 이미 3578만7297원으로 반 토막 난 상태. 매월 50만원씩 5년을 꼬박 부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이 눈 깜짝할 새 사라진 것이다.

그제서야 김씨 부부는 자신들이 가입한 상품이 ‘파생상품형’ 펀드라는 사실을 알았다. 금융감독원에서 대표적 불완전 판매로 지적받은 파워인컴 펀드였던 것이다. 김씨는 바로 계약을 해지했다. 자칫하다간 10년 모은 노후자금을 몽땅 날릴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고희를 눈앞에 둔 김씨 부부에겐 하루하루가 남다르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사라져 버린 3000만원을 다시 모으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아니, 정년 퇴직한 김씨 힘으로는 3000만원을 도저히 모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 부부는 꿈이었던 실버타운 입주 계획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김씨는 “유령에게 홀린 것 같다”며 “얼마 남지 않은 여생에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두 딸에게는 창피해 아직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코노미스트 966 호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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