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 문제, 노무현씨가 입을 열어야...

쌀 직불금이 이번 정기국회의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잘은 모르지만 땅주인이건 소작농이건 간에 “실제로 경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정부의 지원금”인 모양이다. 그런데 실 경작자가 아닌 땅주인이 다수 직불금을 수령했고 그 중에는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작자도 아니면서 돈을 수령했다면 그건 명백한 잘못이다. 차관이건 여야 국회의원이건 간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마땅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노무현 정권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당초 감사원이 이를 감사한 것 자체가 작년 3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해 6~7월 중 감사결과를 보고받은 청와대는 감사원과의 협의를 거처 결국 발표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아직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노무현씨가 “국민들 폭동이 나겠구먼”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결국 사안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정치적 고려에 따라 정권 차원에서 덮었다는 의혹이 나올만한 사안이다.

굳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해명이 아니더라도 이명박 정부 들어 쌀 직불금이 지급된 것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번 사태는 전적으로 전 정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어찌보면 당시 관계되었던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내지 직권남용의 문제까지 제기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평소 남다른 도덕성을 강조해온 정권이란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노무현씨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이를 알았거나 전모를 파악한 이후 정치적 고려(대통령 선거 혹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 등)에 따라 의도적으로 덮은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노무현씨도 자신이 알고 있는 점에 대해 먼저 국민 앞에 고백해야 옳다. 이는 민주주의 2.0보다 훨씬 중요하다.

노무현씨의 입을 주목하고자 한다.


출처: http://www.leesangd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