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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식품이야기] 가을 전어 한 마리에 햅쌀밥 10그릇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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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봄 도다리, 가을 전어(錢魚)’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 등의 옛말이 있다. 가을에 먹는 전어의 맛이 연중 최고라는 뜻일 게다. 이 시기의 전어는 불그스레하면서 통통하고 탄력 있는 속살을 지녔다. 또 비린내가 적고 뼈가 무르며 고소하다.

‘가을 전어의 대가리엔 깨가 서말’이란 속담은 과학적으로도 옳은 말이다. 여기서 ‘깨’는 참기름, 즉 지방을 뜻한다. 가을 전어의 지방 함량은 100g당 약 10g으로 봄(3g)의 세 배 이상이다. 산란기(3∼8월)엔 지방이 적어 맛도 떨어진다. 아무리 가을 전어라도 나이가 두 살 이상(길이 15㎝ 이상)은 돼야 제맛이다. 2년 된 전어의 지방 함량은 1년 된 놈의 세 배다.

지방이 많은데도 건강에 좋은 이유는 등푸른 생선의 일종인 전어의 지방은 대부분 혈관 건강에 유익한 DHA·EPA 등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고등어·꽁치·참치·정어리 등에도 많은 DHA·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피떡)을 제거해 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며 기억력·학습능력을 높여준다.

전어는 가시가 많다. 하지만 그것 역시 단점이 아니다. 뼈째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어회를 뼈째썰기(작은 생선 머리·내장 등을 제거한 뒤 뼈째 얇게 써는 조리법, 일본어로는 ‘세코시’)로 즐기면 칼슘(100g당 210㎎)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전어의 칼슘 함량은 ‘칼슘의 왕’인 우유 수준이다. 멸치(509㎎)보다는 적지만 고등어(26㎎)보다 많다. 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엔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2·B6·나이아신이 꽤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선 전어를 소변 기능을 돕고 위(胃)를 보(補)하며 장(腸)을 깨끗하게 하는 생선으로 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온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장·노년층에게 권한다.

생선 이름에 ‘돈 전(錢)’자가 붙은 유래가 흥미롭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 따르면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한양에서 파는데, 사는 사람들이 돈을 따지지 않아 전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어(錢魚) 대신 전어(箭魚)로 표기된 옛 문헌도 있다. 영문명은 ‘gizzard shad’다. 전어의 위가 닭의 모래주머니를 닮아서다. ‘spotted sardine(점박이 정어리)’으로도 불린다.

전어의 ‘옥에 티’는 비린내다. 그러나 조리 전에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5분가량 담가 놓거나 술·식초 등을 넣고 요리하면 비린내가 사라지고 살이 단단해진다.
전어는 대개 회·무침·구이로 먹는다. 맛은 푸른 등쪽의 살보다 흰 뱃살이 많은 게 낫다. 또 육질이 붉은 것보다 상아색을 띠는 게 더 맛있다. 젓갈을 담그기도 한다.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이 엽삭젓(뒈미젓), 내장으로 담근 것이 전어 속젓, 위만을 모아 담근 것이 전어 밤젓(돔배젓)이다.

전어는 대하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9월의 웰빙수산물’이다. 충남 보령시 무창포(9월 12일∼10월 5일), 충남 서천군 홍원항(9월 27일∼10월 10일),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10월 3∼5일), 전남 장흥군 회진항(10월 3∼5일) 등에서 열리는 전어축제를 찾으면 가을 전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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