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경유값 왜 이렇게 치솟죠

fabiano 뉴스 읽고 한마디 0 1216 2008.05.30 07:11

• 출처: [조인스 뉴스] 기사 본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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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경제야 놀자

틴틴 여러분, 요즘 기름값이 너무 올라 국민들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했을 거예요. 특히 최근에는 정유회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디젤)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보다 높아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죠? 지난주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우리나라의 3대 정유회사가 일제히 경유값을 휘발유보다 높였어요. 이로 인해 조만간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값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주유소들이 미리 공급받았던 기름을 다 팔고 나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이미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를 더 비싸게 팔기도 하죠.

예전에는 항상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쌌죠. 정부가 휘발유에 비해 경유에 세금을 적게 부과해 가격이 쌌기 때문이죠. 산업용 기름인 경유에 대해 혜택을 준 것이지요. 하지만 정부는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너무 가격이 싸니까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에너지에 붙는 세금을 조정했어요. 그래서 지난해 7월부터는 휘발유:경유:LPG의 소비자 가격을 100:85:50 수준으로 조정했어요. 하지만 국제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예상했던 85% 수준보다 훨씬 높아지고 마침내 휘발유보다 비싸게 된 것이지요. 이 때문에 트럭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은 세금을 다시 내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어요. 정부에선 아직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럼 휘발유와 경유는 어떻게 다를까요. 쉽게 이해하려면 경유는 공장과 운송용 트럭 등 주로 산업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기름이고, 휘발유는 흔히 자가용 승용차에 많이 쓰는 기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유 값 왜 급등하나=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월 초 배럴당 108달러였던 국제 경유 가격은 4월에 142달러를 넘어섰고 현재 175달러까지 올랐어요. 올 들어서만 배럴당 67달러가 뛴 셈이죠. 이에 비해 휘발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오름 폭이 작았어요. 연초 배럴당 99달러였던 국제 휘발유 가격은 현재 138달러니까 39달러가 올랐죠.

그럼 왜 국제 경유 가격이 치솟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해요. 석유 전문가들은 우선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어요. 앞서 경유는 공장을 가동하는 데 쓰이는 대표적인 산업용 기름이라고 했죠? 최근 중국·인도 등 신흥 공업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하면서 경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게다가 운송용으로 쓰이는 경유 소비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예요.

국제적으로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디젤엔진을 단 자동차들이 많이 개발됐어요. 당연히 경유 차량이 많이 판매됐고요. 이 같은 친환경 디젤 차량들 때문에 경유 소비가 늘고 있어요. 사실 경유 차량은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가 좋고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어 유럽 지역에서 특히 선호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경유를 사재기하고 있습니다. 석유협회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경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 차가 계속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을 막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대책은 없나=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잖아요. 이 때문에 국내 기름 가격은 국제시세에 따라 달라져요. 국제 시세가 비싸지면 국내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되죠. 앞서 말했듯이 정부가 경유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고 있지만 워낙 국제 경유 가격이 많이 올라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3월에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그 효과가 1주일도 채 가지 않았어요. 세금 내려준 액수보다 기름값 상승분이 금세 더 커졌던 거죠. 이에 따라 관련 정유업체와 주유소 업계도 울상입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경유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어 주유소들이 정유업체들의 공급 가격 인상을 시판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주유소들이 가격을 정할 때 주변 경쟁 주유소들의 눈치를 보면서 정하기 때문이죠. 정유회사들도 올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