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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시시각각] 한국전쟁, 사스 그리고 쇠고기

fabiano 4 1117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평면이 아니라 육면체다. 먹거리라는 민감성, 한·미관계라는 이념성, 정책·인사·공천 잘못으로 생긴 정권에 대한 불신, 대선·총선 패배를 일거에 뒤집으려는 야당, 과학보다 힘이 센 한국의 국민정서법, 부모·교사보다 더 가까운 인터넷…이 여섯 가지가 뒤엉켜 있다.

육면체든 칠면체든 시간이 지나면 소동은 가라앉을 것이다. 조건을 고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쇠고기 수입은 막을 수가 없다. 시장개방은 글로벌 시대의 원칙이다. 극단주의자가 매장에 쇠똥을 뿌릴지도 모르나 많은 한국인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떨어지든 반등하든, 야당이 공세를 계속하든 안 하든, 미국산 쇠고기는 한국인의 식탁에 오를 것이다. 한국인의 흥분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효순·미선양 사건이 그랬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그러했다.

2008년 5월의 쇠고기 파동은 무엇을 남길까. 소동은 다시 한번 세상의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불안이 있는 세계, 불안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인류…도축장의 소들은 말없이 그걸 보여준다. 세상에 ‘제로(zero)의 불안’은 없다. 지구촌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던져주는 불안 속에서 산다. 남이 주는 불안을 받아야 자신의 불안을 줄 수 있다. 소통과 교류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생명이다. 특히 한국은 수출로 먹고산다. 그런 나라가 바늘귀보다 작은 불안으로 문을 닫으면 코끼리만 한 시장을 잃는다.

인류의 역사는 불안을 극복하면서 서로에게 뛰어든 역사다. 약 60년 전 북한 공산군이 남한을 침공하자 미국은 연인원 179만 명의 젊은이를 한국의 전쟁터에 보냈다. 워싱턴 참전기념 공원에는 “그들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로 갔다”고 적혀 있다. 젊은 미군들에겐 암흑 같은 불안이었을 것이다. 179만 명 중 약 3만7000명이 죽었다. 사망확률이 50분의 1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많아야 1억분의 1이라고 한다. 미국은 50분의 1의 확률을 감수했으며 미군의 피로 한국은 생명을 건졌다.

2003년 봄 중국에서 발생한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사스)이 세계에 퍼졌다. 치사율은 3.7%였다. 수개월 동안 전 세계에서 약 3000명이 감염됐고 100여 명이 숨졌다. 사스는 글로벌 시대의 세계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불안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도 가르쳐주었다. 중국과 홍콩의 중국인들은 마스크를 쓰고 비행기를 탔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옆좌석에 앉아야 했다. 한국 공항은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을 열감지 카메라로 찍었다. 그렇게 검사하면서 세상과의 문을 열어놓아야 했다. 쇠고기도 그렇다. 검역하면서 먹어야 한다. 수입조건을 지혜롭게 조절해서 불안감을 줄이고 맛있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불안이 있다고 문 닫을 생각부터 하면 안 된다. 불안이 1억분의 1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광우병은 2건이다. 광우병이 제일 많은 영국에서도 올해 들어선 10건밖에 안 된다. 지나친 광우병 불안은 실체가 없는 유령이다. 1년에 결핵으로 죽는 인류는 170만 명이다. 말라리아로는 100만 명이 죽는다. 말라리아가 있어도 한국인은 아프리카에 간다. 말라리아가 창궐해도 세계의 구호요원은 미얀마의 사이클론 시체 밭으로 들어간다. 세상에는 작은 불안감에 겁내지 말고 해야 하는 일이 있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므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내야 했다. 우리는 보냈고 미국은 고마워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하니까 부시 대통령이 올해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인은 세계의 오지에 뛰어들어 세계를 개척하고 한국을 일으켰다. 어느 민족보다 글로벌한 민족이다. 광우병 불안이라는 유령은 내치고 숨어있는 이성을 불러내야 한다.

김진 논설위원

4 Comments
2008.05.12 20:18  
실체없는 유령에 이 좋은 5월에 모두 기절을 합니다.확실한 실체를 알면 좋겠습니다.
fabiano 2008.05.12 20:34  
좌익들이 교묘하게 이를 악용하는 느낌이... 대응하는 편에서는 졸속적이며... 확실하게 가려서 처리해야...
아저씨 2008.05.13 11:59  
좌익들의 장난이 95% 입니다....
fabiano 2008.05.13 14:27  
MBC의 집중보도가 영향력이 컸었는데... 방송에서는 검증이 철저히... 이 땅에 좌익들이 철퇴를 맞기전엔 수그러질 기미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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