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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를 즐겁게 해준 그 시절의 인기 명랑소설

fabiano 0 3504  

70년대에는 요즘처럼 읽을거리가 많지는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교보문고와
종로서적과 같은 대형서점은 있었습니다. 잡지를 비롯한 갖가지 단행본이 비교적 꾸준히
출판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던 시기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국내 저술은 물론 번역본도 요즘처럼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 시절의 주요
읽을거리는 세계 명작과 같은 번역본이었는데, 일본의 번역본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
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생텍쥐
페리의 [어린 왕자],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 알렉산드르 뒤마의
[몬테 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다니엘 디포우의 [로빈슨 크루소], 토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 톨스토이의 [부활]이나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
나],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헤르만 헷세의 [데미
안], 오 헨리 단편집, 셰익스피어 희곡집,, 등등 세상에 존재하는 책이란 명작소설이 전부

인 줄만 알고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 실은 진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른바 '명랑소설'이
라고 불리던 것들인데, 조흔파 선생의 [얄개전]이나 최요안 선생의 [개구장이 나일등] 같
은 명랑청춘물들이 그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특히 조흔파 선생의 [얄개전]은 70년대에 이
미 [고교 얄개]로도 영화화되어 대단한 인기를 누린 바 있는 그 시절의 간판급 명랑소설
이었습니다. 조흔파 선생과 최요안 선생의 것들을 중심으로 그 시절 초, 중고등 학생들에
게 인기를 모았던 대표적인 명랑소설을 한번 살펴봅니다.

 

 

 

 

1.얄개전

조흔파/ 아리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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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흔파 선생의 [얄개전]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소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몇차례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특히 70년대에 [고교 얄개]로 영화화되면서 당시 하이틴 영화 붐을 주도하기도 했을 정도입

니다.

 

주인공 나두수는 공부 못하는 낙제생임에도 학교 안팎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학교와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까지 뒤집어 놓는 못말리는 장난꾸러기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완전 꼴통학생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불량학생이거나 폭력학생은 아닙니다. 이쁜이 인숙이를 여친으로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순정파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

 

요즘도 그렇겠지만 당시만 해도 우등생이 대접받는 시대였고 또 그런 사회였습니다. 그러한 세태에

비록 공부는 지지리 못해도 나름의 유머를 실어 자기 할 말 딱딱 해가며 교실을 웃찾사 분위기로 휘

어잡는 나두수의 활약은 당시 학생들에게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주었다고 봅니다.

 

 

 

 

2.개구장이 나일등

최요안/ 아리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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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흔파 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명랑소설가로 당시 최요안 선생이 계셨습니다. 최요안 선생은

[억만이의 미소], [남궁동자] 등 숱한 소설들을 집필하셨지만, 개인적으로 [개구장이 나일등]

을 선생의 대표작으로 꼽고 싶습니다. 나일등이란 국민학생(초등생)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

만 이 소설은 당시 초딩부터 고딩까지 매우 폭넓게 읽혀지는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나일등은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이지만 똘똘하고 재치가 있는 소년입니

다.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음)에서 두각을 나

타내자,  부모로 부터 공부는 안해도 괜찮으니 자신의 재주를 살려도 좋다는 허락을 얻어냅

니다.  하지만 청개구리 근성을 지닌 나일등은 그때부터 공부에 매진하여 드디어 우등생의

반열에 오릅니다.

 

그런데 그 즈음, 공부 못하는 어느 나일등의 친구가 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으면 집에서 자전

거를 사준다는 말을 듣고, 친구와 시험지를 바꿔치는 사고를 치게 됩니다. 그 후 나일등은 친

구의 자전거를 얻어타기 위해 계속하여 시험지를 바꿔치고, 끝내 이것이 발각되어 된통 혼이

난다는게 지금 기억나는 주요 에피소드입니다. ^^

 

 

[개구장이 나일등]에는 [우야꼬]라는 또 한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이것도 보통 재미있는게

아닙니다. 시골에서 올라 온 촌뜨기 소년이 서울의 학교 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야말로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짖궂은 서울 학생들의 심술과 장난으로 인해 순박한 촌

뜨기 소년이 곤경에 처할때마다, 우야꼬? 우야꼬?를 외쳐대는 바람에 소년의 닉네임은 일약

우야꼬로 통하게 됩니다. ^^

 

 

 

 

3. 6학년 0반 아이들

오영민/ 어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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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발행된 새소년 클로버 문고는 소설에서 만화, 그리고 영화와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각종 교양부문을 두루 다룬 당시로썬 보기드문 청소년 문고본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10대들에게 이 문고본은 거의 베스트셀러나 다름 없었습니다.

 

오영민 선생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6학년 0반 아이들]은 당시 새소년 클로버 문고의 간판급

명랑소설이었습니다. 요즘에야 별 일도 아니지만, 당시만해도 6학년 남녀혼성반은 흔한게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6학년때 남녀혼성반이었는데 (10반 가까이 남자반, 여자반

을 만들다가 남녀 각각 30명 정도가 남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급조하여 만든 반), 초등학교의

최고참인 6학년 싸나이가 여자애들과 한 반에 소속된다는건 왠지 쪽팔리는 것이었습니다. ^^

 

요즘 같으면 도저히 이해 못할 일이지만 당시는 그랬습니다. ^^ 운동장에서 개최되는 아침

조회때, 선생님이 여학생들과 짝을 맞추어 손을 잡으라고 하면,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여학생과 손을 잡을라치면, 옆반의 남자녀석들이, 힐끗 돌

아보며, "야~! 너희 사귀냐? 보기 좋은데~!" 하고 놀려대면, 아놔~!  쪽팔려서 쥐구멍이라

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 (요즘같으면 남녀혼성반이 최고 인기일텐데.. ㅋㅋ)

 

 

바로 당시 남녀혼성반의 이런 분위기를 십분 반영한 작품이 바로 6학년 0반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에 더욱 애착이 가는지도 모릅니다. 아직까지 주인공들의 이름까지 선명히

기억할 정도입니다. 반장인 황제, 부반장 홍장미, 개그맨 주동식 등등.. ^^ 봄학기의 그 남살

스러움을 거쳐 반장선거와 소풍 등등 학교생활의 모든 것들을 더없이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4. 에너지 선생

조흔파/ 아리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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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선생]은 조흔파 선생의 또다른 역작입니다. 이거말고도 [고명아들]도 기억납니다.

시골에서 상경한 아버지의 스승이라는 할아버지가 서울에 올라와 특유의 고지식함과 위엄

을 내세우며 제자의 가족들과 겪는 에피소드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아마 영화화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희갑 선생님이 그야말로 기가 넘치는 에

너지 선생으로 출연하시지 않았나 기억됩니다.

 

 

 

 

5. 억만이의 미소

최요안/ 아리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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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이의 미소]는 [개구장이 나일등]과 함께 최요안 선생의 또다른 대표작입니다. 나일등이

초등생이라면 억만이는 중학생이나 고등생쯤 되는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엄청 못생긴 얼굴

에 거의 낙제생 수준의 공부실력, 여기에 건들거리며 놀기 좋아하는게 바로 억만이라는 캐릭

터입니다. ^^

 

그러나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고, 그런 억만이에게도 탁월한 재주 하나는 있는데, 그건

바로 학교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축구실력입니다. (요즘에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하지

만, 당시만 해도 운동은 공부 못하는 학생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기에..)

 

어떻게 알게된 이웃 여학교의 아리따운 여학생에게 그만 억만이는 마음을 뺏기고 맙니다. 하

지만 공부 잘하고 예쁜 그 여학생에게 못생기고 한량끼 다분한 억만이가 마음에 들리 없습니

다. 이때부터 억만이의 파란만장한 짝사랑과 가슴앓이가 시작되고,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억만이의 눈물겨운 투쟁이 이어진다는게 작품의 큰 줄기입니다. ^^

 

 

 

 

6. 남궁동자

최요안/ 아이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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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안 선생의 [남궁동자]에선 못생기고 공부도 잘 못하는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남다른 운동능력을 지닌 활달한 소녀입니다. 어찌보면 여학생판 억만이로 볼 수 있을 정도인데,

그래도 남궁동자는 건달끼 다분한 억만이와는 달리 자립심이 강한 소녀입니다. 우등생 진숙이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또 껄렁한 남학생들을 혼내주기도 하는 활동파

소녀입니다.

 

넉넉지 못한 집안 환경이나 다소의 부족함은 있어도 언제 어디서든 늘 당당하고 활달하게 행동

하는 그녀의 당찬 모습은 이 소설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런데, 소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인상적인게 바로 77년 영화화된 김수형 감독의 [남궁동자]

입니다. [고교 얄개]로 빚어진 당시 하이틴 영화 붐을 타고 제작되었지만, 상당히 짜임새 있는

줄거리는 고교 얄개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영화에선 소설과 달리 여주인공 남궁동자가 기막히게 예쁜 소녀로 나옵니다. 영화 [고교 얄

개]에서 나두수의 혼을 빼놓았던 미모의 소녀 강주희씨가 영화 [남궁동자]에선 주인공 남궁동자

로 나옵니다. 어린 시절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변두리 재개봉관을 찾아다니며 이 영화를 정말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릅니다. ^^

 

영화에서 남궁동자는 태권소녀로 변신해서 얻어터지고 다니는 남친(이승현)을 트레이닝시키고,

나중엔 친구 진숙이의 아버지와 자신의 홀어머니의 중매까지 서는 등 종횡무진 맹활약합니다.

 

(70년대의 아리랑사 책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가 없어서 부득불 2천년대에 출간된 책으로 대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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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동자 영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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