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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아프리카서 희망 찾기’ ① 가난에 갇힌 우간다 어린이

fabiano 4 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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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가 우간다에서 어린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어린이들은 에이즈로 부모를 모두 잃고 앞이 안 보이는 할머니(공 작가 왼쪽)와 함께 살고 있다. [어린이재단 제공]
지난해 중앙일보에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한 공지영 작가가 지난달 아프리카를 다녀왔다. 공 작가는 1월 12일부터 20일까지 8박9일간 우간다의 캄팔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일대를 돌며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만났다. 공 작가와 어린이재단(옛 한국복지재단) 방문단은 그간 지원해 온 현장을 찾아 다녔다. 식량·의료 서비스, 사는 집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앞으로 뭘 도와야 하는지 살피기 위해서다. 어린이재단은 2006년부터 에티오피아를, 2007년부터는 우간다를 지원하고 있다. 공 작가는 방문 기간 만난 우간다 어린이 6명을 직접 후원하는 ‘지정 결연’을 하기로 했다. 공 작가의 아프리카 체험기 ‘아프리카서 희망 찾기’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아프리카 방문을 후원한 어린이재단은 현재 이 지역 어린이 돕기 활동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하려면 어린이재단 희망나눔센터(1588-1940)나 ARS(060-700-1580)로 문의하면 된다.

“아프리카에 가시겠어요?”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속으로 두 가지가 스치고 지나갔다. 열기와 가난과 슬픔으로 얼룩진 대륙을 방문하는 나의 고생스러운 모습 하나 하고, 내가 오래도록 바라왔던 꿈, 즉 전 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이 이제야 시작되는구나 하는 것이 그 두 가지였다. 이미 책과 기사를 통해 그 지역의 참상을 읽었고 너무나 단단히 각오를 했기에 충격은 좀 덜할 수 있었다. 비록 에어컨이 거의 틀어지지 않는 10인승 마이크로 버스에 몸을 구기듯 넣고 우간다의 깨어진 아스팔트 길 위를 6시간 정도 달릴 때까지는 그랬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곧 그 나라의 참상과 대면한다. 마을의 모습은 암사동에 있는 선사 유적지와 거의 같았는데 진흙을 이겨 대충 벽을 쌓고 짚으로 지붕을 올린 모습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 일행을 환영하기 위해 모두 나와 있었다. 그들은 서구에서 원조받은 온갖 종류의 옷들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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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나는 한 여덟 살 정도 된 야윈 소녀가 자기 몸의 반이 넘어보이는 어린 아이를 안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처럼 아이를 업지 않고, 엉덩이를 옆으로 삐죽 나오게 한 다음 거기에 아이를 앉혔다. 야윈 소녀가 큰 아이를 업고 가는 게 안쓰러워 내가 아이를 안아 들었다. 그순간 나는 보게 되었다. 아이의 골반은 이미 변형되어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동생들을 엉덩이뼈에서 떼어놓지 못한까닭이었다. 말을 알아듣든 말든 내가 몸을 바로 세워주면서 이제 오른쪽으로는 더 이상 아이를 안지 말라고 잔소리를 해댔다. 그 순간 소녀는 몸의 균형을 잃었고, 내가 안아든 아이보다 좀 더 큰 다른 동생을 얼른 안아 들었다. 소녀는 누군가를 엉치뼈에 앉혀야만 몸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지경이었던 것이다. 내 아이보다 작은 소녀가 생의 대부분을 저렇게 살아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하염없이 무너지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할 가정이 바로 소녀의 집이었다.

소녀의 집에는 눈먼 할머니와 세 명의 동생, 그리고 사촌 두 명이 살고 있었다. 도합 일곱의 식구였다. 소녀의 부모와 작은 아버지 내외는 모두 에이즈로 얼마전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집은 우간다 내에서 특별한 가정은 아니었다. 독재와 쿠데타, 그리고 그의 필연적인 짝인 반군이 출몰하는 지난 20년 동안, 우간다에서는 3만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3만 명의 아이들이 납치됐다는 기록들이 서서히 뜨거운 현실 아래서 떠올라왔다. 반군에 의해 납치된 소년들은 억지로 마약에 중독되어 갔다고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가족을 향해 총을 쏘겠는가 말이다. 함께 끌려간 어린 소녀들은 모두 강간에 의해 임신했다고 했다. 여기 무표정한 눈동자의 아이들 여섯은 그 역사의 산물이었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나 역시 이제 그 진저리치는 역사와 마주 서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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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난 집 안에는 지름이 50㎝쯤 되는 재생고무 함지박 두 개가 놓여 있는데 한 곳에는 비쩍 마른 암탉이, 그리고 또 하나에는 길쭉한 달걀 3개가 놓여 있었다. 꼭 3년쯤 되었을 만한 너덜너덜한 비료부대 쪼가리가 보자기만 한 크기로 하나 놓여 있는데, 그것이 저 아이들 여섯과 노파가 덮고 자는 침구의 전부였다. 충격이 서서히 내 몸속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어루만졌다. 두 살이나 먹었을까, 눈이 유난히 큰 아이의 머리의 부스럼 같은 상처 위로 파리들이 쉴새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안돼, 하며 파리들을 쫓아주다가 나는 카메라 앞인 줄도 모르고 그냥 울음을 터뜨리게 되었는데 그때 그 집의 아이들이 나를 올려다 보았다. 아무 감정이 없는 눈동자였다. 나는 가난보다 마약보다 에이즈보다 그 무표정한 아이들의 눈동자가 정말 무서웠다.

공지영

4 Comments
2008.02.04 20:46  
아아이들의 눈...거짓이 없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절대빈곤이 뭔지 슬픕니다.ㅠㅠ
fabiano 2008.02.04 20:54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사진 중에 환하게 웃음지으며 깔끔한 미소를 짓는 사진은 못봤는데 앞으로 명랑한 모습을 보기를 진정으로 기원해봅니다!
dldndud 2008.03.08 13:25  
이글을 복사해서 단 3군데에만 올리시고 에프5 눌르시면 야한게임옷벗기기게임이 나옵니다. 여자,남자버튼이 나오니깐 자기취향대로 그리고 팬티 까지 다 벗길수 있습니다
fabiano 2008.03.09 06:37  
당신이나 많이 하쇼....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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