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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저멀리에...(15)

fabiano 0 1240  

* * 슬픈 나날들(5) * *

예나 다름없이 학교에서 돌아 왔으나 여전히 엄마모습이 보이질 않아 할머니에게 물어 보았다.
 
"엄마는 어디갔어요? 할머이?"

"응? !" " 엄마는~, 먼데로 돈벌러 갔단다."
 
" 거기가 어딘데요? ,얼마나 있으면 오는데요?"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걸 물어봤으나 할머니의 대답은 무언가를 숨기는듯 대충 얼버무리셨으나 계속되는 나의 질문에 마지못해 
대답을 해 주셨다.
 
"대구 친척집으로 갔는데 돈 많이 벌어서 너를 좋은중학교에 보내기로 했응께 열심히 공부해야 되능겨,알았냐? 어여가 공부나 열심히 혀."

대충의 의문은 풀렸으나 그래도 궁금한게 모두 가신게 아니였다.
 
대구에 친척집이 두어 집 있다는것은 어른들 말씀을 들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엄마가 무엇을 해 내 학비를 버신단 말씀인지...

 또, 적지않은 농삿일은 어쩔려고 어딜가셔서 돈을 버신다는 것인가?,
 
모든게 꼬맹이인 나로서는 언듯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더 이상 할머니께 묻고싶어도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항상 잠잘때면 엄마품에 안겨 포근한 젖무덤에 얼굴을 묻고 달콤한 잠에 빠져 꿈나라를 헤맸었는데 잠결에 엄마를 더듬거리다

만져지지않는 엄마품을 느끼고 언뜻  눈을뜨면 그렇게 허전할수가 없었다.

잠결에 무심코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할머니가 이내 알아차리시곤 나를 바싹마른 할머니품으로 끌어 당기셨지만

엄마가 보고싶은 허전한 마음에 소리없이 훌쩍이면 할머니가 꼬~옥 안아주시며 달래주셨다.
 
"다 큰 사내놈이 눈물이 흔하면 못쓰능겨,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함부로 울면 안댜.

그렇게 맴이 약하면 사내가 못되능겨,알긋냐?...착하지!, 우리 강아지!, 오~올치,뚜~욱 !"

등을 토닥이며 달래주는 할머니 말씀에 목이더 메어 앙상한 할머니 가슴에 얼굴을 묻고 까딱까딱 고갯짓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잘 오시지 않던 용산리(구촌리)사시는 둘째 고모님이 두어살은 된듯한 젓먹이를 업고 좀 초라한 모습으로 또 오셨다.

하룻사이로 보은 사시는 막네고모님도 꼬맹이 하나를 데리고 오셨다.
 
할머니와 무슨 대화를 하시는 도중에 용산리 고모님은 눈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하시며

무언가 심각한 이야길 나누시는게 분명 했으나 나로서는 그 내용을 알 수도 없었고 또한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전댕이엔 큰고모님과 셋째 고모님이 사셨는데 큰고모댁엔 나를 잘 보살펴주며 놀아주는 세살위의 고종형이 있고

두세살 아래와 대여섯살 차이의 쉰둥이(50세여성이 낳은아이)인 아주 예쁘장한 고종사촌 여동생이 둘이나 있었다.
 
또한 셋째 고모댁엔 세살 차이의 눈이 까맣고 인형처럼 예쁘장한 여동생과 젖먹이 동생들이 있었다.
 
셋째 고모네의 젖먹이 동생을 주로 우리할머니가 돌봐주는 관계로 아기와 놀아주려고 세살터울 여동생이 자주 집에와

외톨백이인 나와 함께 놀아주어 여러모로 위안이 됬고 더불어 적적하고 썰렁한 집안 분위기를 쉽게 잊을 수 있었던것 같다.

두 고모님들이 다녀가던 그해, 봄 어느날.

건넛방 작은아버지 앞으로 하얀 봉투를 남겨두고 작은엄마는 무슨 사연인지는 잘 몰라도 어디론가 집을 나가신 후
영영 그 모습을 볼 수없게 됐다.
 
여름 방학에 용산리 사시는 둘째 고모님이 아이를 업고 다시 오시더니 어느날 나를 보고 대구 엄마한테 놀러 가자는게 아닌가?

1515074025845151.jpg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그렇게 보고싶은 엄마를 보러간다니.....
 
너무좋아서 잠도 오지않았고 잡아놓은 날이 빨리오기를 기다렸다.

방학책과 간단한 숙제꺼리를 보자기에 싸들고 발걸음도 가볍게 둘째 고모님을 따라 대구에 가기위해 부산행 완행열차에 올랐고

덜컹대며 차창밖으로 서서히 흐르는 신기하고 새로운 경치에다 곧 그토록 보고싶은 엄마를 볼 수있다는 기대감에 한껏부풀어
모든 풍경이 마냥 재미있고 즐거웠다.

대구시 봉산동 xx....주소가 적힌 편지봉투를 손에 들고 고모님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고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오가는

번잡한 도시모습에 촌뜨기 시골꼬맹이는 눈앞에 펼쳐지는 생전 처음보는 경이로운 모습에 홀려 두리번거리다 고모님의
채근을 받기가 일수였다.
 
긴긴 여름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 주소를 찾느라 몇시간을 헤메다 겨우 엄마가 있는집 대문간에 적힌 주소와

편지봉투의 주소가 일치하는 집을 찾아 대문옆에 붙어있는 초인종 버튼을 누르니

이내 인기척이 나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고 그리운 엄마모습이 보이는게 아닌가?
 
반가움에 목이메여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가 울음소리로 변해 꺽꺽대는 소리만 나왔다.

엄마도 그렁그렁하게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양팔을 별려 품으로 뛰어드는 나를 맞으시며
 
"어이구!, 이게 누구여?!, 내 강아지가 웬일이랴!'....
 
"아니, 자네는 또 웬일이여?.

 어머니도 반가움과 놀라움에 어쩔줄 몰라하셨고 내모습을 본 것도 놀라운데 둘째고모님의 뜻밖의 방문에 더욱 놀라워하셨다.

어머니는 간단히 집안 안부를 물으시며 집안으로 안내하셨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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