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추억의 저멀리에...(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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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저멀리에...(14)

fabiano 0 1296  

* * 슬픈 지난날들(4) * *                                                                                                                     

어느날 작은아버지께서 이웃에 살든 작은고모부네 친척아저씨와 함께
아랫채 외양간 바닥을 반쯤을 3~40 cm쯤 파서 부엌바닥을 만들고 아궁이를 두개 만들어
작은솥과 중간크기의 무쇠솥을 걸어 아담한  부뚜막을 만든다음 여물칸엔 구들을 깔고 방을 만드셨다 .

고모부님네 친척 아저씨도 늦장가를 가시기로 했는데
신혼살림집이 마땅치않다며 우리집 아랫채를 개조해 신혼집으로 쓰시기로 하셨단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신부댁이 남도 어디라했고 그곳에선 남자들은 농삿일을 하지않고
애기나 돌보며 허드레 집안일을 하고 힘든 농삿일은 모두 여자들 몫이라 여자들이 무척 고달프단다.

어떤 중매장이 아줌마가 그곳 처녀들에게 농삿일은 모두 남자들이 하는 아주 편한곳이 있다고 꼬득여 시집을 왔다고 했다.

실제로 같은 시기에 같은 이유로 우리동네에 세명이나 시집을 오게 됐는데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 쑥덕이는 말에 의하면 우리동네 노총각이 있는집을 골라 쌀 몇말만 주면
예쁜 색시를 데려다 준다해서 비슷한 지방에서 꽃같은 아가씨들과 결혼이 성사된 것이란다.

예정대로 아주 예쁘고 순진한 새색시가 우리집으로 이사를 와 신혼살림을 차렸고 우리식구들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살미기 강변의 작은고모님네 미개간지인 잔디밭의 모래땅을 몇날 며칠을 개간해 2~300 평의 밭을 만들었다.
 
그 밭에 양대(동부 콩)와 녹두를 심었으나 그해 여름장마에 큰물이 들어 별 수확을 하지 못했다.

살미기 아랫강변엔 샛강을 끼고 큰 고모부네의 울창한 밤나무숲이 있어 초가을엔 사촌형을 따라
밤나무 밭에가서 통통 잘여문 알밤을 주웠고 잘여문 알밤보다 달큰한 맛이나며
떫은 속껍질이  잘 벗어지는 덜여문 밤을따 하이얀 물이 베어나오는 풋밤을 실컷 따먹었다.
 
통통한 알밤을 보자기에 두어됫박 됨직하게 주워 집에 가져오면 할머니께서 굵고 실한 놈을 골라
제사때 쓰신다며 부엌안에 임시로 땔감 쌓아두는 벽쪽 구석 흙바닥을 파고 잘게 부숴진 나무 부스러기로 덮어두면
겨울에 얼지않고 이듬해 봄까지 더러는 썩기도 하고 싹이 좀 나긴했지만 대부분이 싱싱함을 유지했다.

그해 늦가을 그 울창하던 밤나무숲을 모두 베어 버리고 생전 처음본 길 닦는차가 (옛날엔 불도우저를 그렇게도 불렀다)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삽날의 깊이를 조절하느라, "끼~꺽, 끼~꺽 둘 둘 둘, 쿵 쿵 쿵 쿵 " 하며 육중한 쇳덩이가 둔닥하게 구르며
금속성 굉음과 함께 엄청난 힘으로 강을 따라 흙을 밀어올려 높다랗게 제방을 만들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어갔다.


                                              1515073407983313.JPG

 
거무산(거미산)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큰돌을 져날라 취약한 샛강을 막은 자리엔 멋진 돌제방을 만들었고
강바닥에 잘 절은 잔디를 떠서 뚝방에 심어 튼튼힌 제방을 만들었다.
 
그바람에 제방 안쪽땅은 장마가 져 큰물이흘러도 물이 들지않는 안전한 밭으로 변했다.
 
우리집은 추수가 끝난 늦가을부터 집안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고 있는것 같았다.

작은아버지의 외출이 잦아지고 심천 장날이면 빠지지 않고 장에 다녀 오셨고 그럴때마다 술에 취하지 않은 날이 별로 없었다.
 
때로는 며칠씩 집을 비우셨고 그럴때마다 할머니의 한숨소리가 잦아지셨으며  두 며느리에게 잔소리가 늘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예나 다름없이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엄마가 보이질 않았다.
 
작은 아버지도 어디에 가셨는지 안계셨고 새 작은엄마는 건너방에서 나오시지도 않았고 집안 분위기가
너무 썰렁하고 안좋았으나  아무말도 못하고 할머니 눈치만보고 있으려니 이내 날이 어두어 졌다.
 
어머니가 안들어 오시니 웬지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딜 가신걸까?.....

누구네 집에 날일을 하러 가신건가?

아니지, 농사철이 끝났으니 그럴일이 없을텐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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