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토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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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이야기

fabiano 8 13917  

내가 어렸을땐 짐승 기르는 걸 엄청 좋아 했었다.

특히 개를 기르면 이눔을 귀여워 한다는게 거의 학대수준에 이르도록 수시로 짓 주무르거나 드러누워 베개 대용으로 쓰지를 않나....

안고 돌아다니며 장난감다루듯  쥐어박거나 내동댕이 치기가 일쑤여서  강아지가 주눅이 들어 잘 자라지 못할 정도였고

학교갔다 돌아오면 이놈이 꼬랑지는 달랑달랑 잘 흔들어도 오라고 아무리 꼬득여도 무서워서 도망만 가지 잘 다가오지 않을 정도 였으니....
 
한동네사는 고종사촌형네 집에 가면 재토끼와 털이 눈처럼 새하얗고 눈알이 빠알간 흰토끼, 품종을 알수없는 털이 뭉실뭉실한

앙고라 토끼가 몇마리 있었다.
 
나는 그중에 고종사촌 형을 졸라 흰토끼가 새끼를 낳으면 암놈으로 한 마리 얻기로 약속을 받곤 기분이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같이

토끼를 보러 형네집으로 놀러 갔다.


1515070196536128.JPG


 
그중에 흰 토끼가 너댓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이놈들이 눈뜨기 전에는 어둡게 토끼장을 가려 주어야 한다며 거적떼기로 가려두었는데

궁금증이나 못참고 이것을 들추다 고종형한테 들켜 혼이났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눈뜨기전에 들여다보면 부정을타고 어미토끼가 놀라서 새끼를 모두 물어 죽인다나 어쩐다나......

우여곡절 끝에 암토끼를 한 마리 얻어다가 나무판자로 만든 사과괴짝을 구하고 사과괴짝 모서리에 못을박아 가느다란 철사로 철망을 엮어

멋있는(?) 토끼집을 만들어 넣어놓고 개울가 언덕에 지천으로 난 아카시아 잎을 따다 넣어주니  토끼가 무럭 무럭 잘자랐다.
 
어느덧 어미로자란 토끼를 새끼를 내려고 고종사촌 형네집 숫토끼한테 시집을 보냈더니 웬일인지 이놈이 새끼를 두마리 밖에 낳지 않았고

그것도 내가 자주 들여다봐서 그런지 정말 부정을 타 어미가 물어 죽였는지 몰라도 한 마리가 죽어버려 한 마리만 자랐는데

어미젖을 혼자서 독식을 한 탓인지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이놈도 한달쯤 지나 다시 새 토끼장을 만들어 분가를 시키고 또다시 시집을 보냈는데 이놈도 새끼를 두마리 밖에 안낳았다.

어머니께서 보시곤 손이 귀한 집이라 토끼도 널 닮아 새끼를 적게 낳는 모양 이란다.

토끼장을 우리집 구조상 북향으로 앉힌 꿀꿀이집 위에다 토끼장 네개를 나란히 올려 놓았는데 그모습이 나즈막한 

토담 너머 큰 길에서도 훤히 잘 보였다.
 
매일같이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토끼가 잘 먹는 아카시아잎이나 씀바귀나물처럼 생긴 개똥나물 등을 뜯으러 가는게 즐거운 일감이였고

이놈들이 새로운 먹이를 주면 눈알이 빠알간 녀석이 큰 귀를 쫑긋거리며 작은 주뎅이가 미어져라 야금야금 먹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어느 겨울날 아침에 자고 일어나 거의 습관처럼 토끼장으로 다가갔는데 엥...! ? ? !
 
철망이 모두 뻰찌로 잘려있고 인기척만 나도 철망 앞에서 안달을 하던 녀석들이 세마리가 깜쪽같이 사라지고 중간쯤 자란

중간 토끼만 달랑 반기는게 아닌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기른 토끼를 어느 악동놈들이 밤새 서리를 해간 모양이다.
 
그바람에 애꿋은 멍멍이만 짖지도않고 집을 제대로 못지킨 바보라고 몇대 쥐어박혔다.

속이 몹시 상한 나는 그날 학교에서 돌아오며 심천 친구 두놈을 데리고와 남은 토끼를 잡아 술안주를 해 버리며 쓰린 가슴을 달랬다.

그후로는 지어논 토끼집을 모두 치우고 다시는 토끼를 기르지 않았다.
 
아무리 안테나를 세우고 토끼 서리해 간 악동을 수배해 봐도 오늘까지 잡지 못했고  이쯤 됐으면 공소 시효도 충분히 지났으니

이제 허심탄회하게 이실직고를 해 보심이 어떨까마는....

아마도 짐작컨데 선배님들의 짓이 분명한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하나도없으니......(다음에 계속)



8 Comments
2007.12.20 23:04  
죄송하지만...전체 글보기를 섬네일 혹은 게시판 형태로 바꿔 주시면....^^...지금 방명록 형태로 되어 있어서 불편합니다.^^
fabiano 2007.12.20 23:21  
아, 게시판 형식으로 수정했슴다.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시원하네요. ㅎㅎㅎ...덕분에....
izizfish 2007.12.21 09:51  
ㅎㅎ 어떡해요, 애지중지 매일 풀뜯어다주고,,, 정준 녀석들을 보쌈해간 사람들! 동창회하시거든 인제는 자수하라 하세요~ ㅎ ㅎ  , 글치만, 남은 녀석을 또 [술안주]하시는 건 웬 경우랍니까~! 저두 어려서 토끼키워보고,, 어느날 저녁 구수한 고기냄새..맛나게 먹고나니,,,(가난한 살림에) 토끼장에 토끼가 없어진걸 알고 모친한테 울며불며 야단했던 아스라한 기억이...
fabiano 2007.12.21 10:25  
이 글은 불알친구넘의 글로써 그 시절,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나 다름없는 것으로 추억을 회상하며 쓴 것인데 가슴에 와닿는 추억이죠...=^.^=
삼신 2007.12.22 17:37  
난 아닙니다  난 그동네 잘알지도 못합니다 ㅎㅎㅎ
꿈꾸는 구름 2007.12.23 20:17  
토끼 고기 전 싫어하는데...ㅎㅎ 그냥 불쌍해서 못먹겠더라구요..ㅎㅎ
fabiano 2007.12.23 20:37  
삼신님은 당연히 제외입니다.  ㅎㅎㅎ...
fabiano 2007.12.23 20:39  
예전엔 산토끼 사냥을 많이 다녔는데....지금은 들고양이가 토끼를 잡아먹어서 별로 없답니다. 야생의 토끼고기 맛이 좋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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