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추억의 저멀리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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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저멀리에...(4)

fabiano 4 1175  

심천에서 단전리로 가는 길에 서기미를 지나 오르막길을 다 오르면 시야가 툭 터진 베루날망을 
지나게 되는데 힘든 발걸음을 멈추고 몰아쳐오는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잠시 쉬어가던 곳이었다.

심천 장날이면 이곳에서 쉬어 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 점을 노려 우리 악동들의 기발한 장난기가
발동했다.

가로 6~7cm, 세로가 1~2cm 크기의 돌을 횟푸대 종이로 둘둘말아 몇개를 싸고 볏단 지푸락지로
적당히 묶어 그 위에 오줌을 누어 푸댓종이를 흠뻑 젖게 하여 마치 양잿물이 녹은것처럼 위장을
한뒤,  이것 하나를 사람들이 많이 앉아 쉬는 자리에 놓아두고 좀 떨어진 곳에서 몰래 숨어 보면
장 보고 돌아가는 아주머니들이 양잿물 봉지를 누가 잃어버리고 간줄 알고 누가 볼까봐
두리번 거리다 몰래 들고 가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고 우스워 숨어서 지켜보며 낄낄 댔었지....
 
그 시절에 지나는 사람들이 많이 쉬고가던 그 자리가 경치가 제법이라  그랬는지 누군가가 멋진
정자를 지어 놓았더군. 

옛날엔 별다른 교통편이 전무해 심천까지 걸어다니는 등.... 하교길이 멀다보니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벼라별, 희한한 방법으로 별난 장난을 다 쳤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길 이 언제 폐쇄되어 없어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등 하교길에 전댕이를 지름길로 가려면
베루날망에서 거의 80도는 됨직한 급경사면에 지그 재그로 만들어 놓은 꼬부랑길로 오르 내려야
했고, 이 길은 오솔길 같은 밭의 경계를 따라 좁은 논둑길 밭둑길이 자연스레 전댕이 아랫말로
이어졌다.

이 길은 전댕이 사는 주민들이 심천에 갈 일이 생기면 무거운 짐을 지거나 머리에 이고 갈 일만
없으면 전 주민이 애용 하는 유일한 외길 이였다.

어느 여름날 하교길에 악동들 서너놈이 이 길로 다니는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골탕 먹일 궁리로
기발한 작당을 했다.

이 일로하여금  미래에 벌어질 상황을 상상하고 낄낄 대며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악동 몇 놈이 일열종대로 1~2m 간격으로 엉덩이를 훌러덩 까고 길바닥에 앉아 한 자리에 볼일을
다 보지않고 한덩이씩 적당한 크기로 떨구면서, 어기적 어기적 오리 걸음을 걸으며 볼일을 보면서
나아 갔다.

그것도 모자라 어느 녀석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철저하게 덫을 만들며 갔다.

비좁은 길 옆으론 고급 방빗자루를 만드는 재료로 쓰는 아주 질긴 들풀이 자랐는데 좁은 길을
경계로 이쪽 저쪽 질긴 풀잎을 모아 서로 묶어 두면 이 길을 지나가다 어른들일 경우는  덫에
발목이 끼어 더러는 넘어 졌고  매듭이  끊어지면서 넘어지진 않아도 중심을 잃는  위기가  왔다,.
하지만 꼬맹이들은 상황이 달라 십중 팔구는 덫에 걸리면 넘어졌고....

문제의 악동들은 이것을 노려 이 길을 지나는 모든 불특정 다수를 목표로 가능하면 오물위로 넘어
지거나 밟고 가도록   하려고 각자가 맡은 구역(?)을 책임지고 오리 걸음으로 어그적 대며 중간 중간에 풀잎으로 매듭을 만들어 덫을 설치 해 놓았다.

다음날 악동들은 등교길에 어제께 만들어논 덫에 얼마나 걸려 들었는지 확인을 하며 상당수의
지뢰(?)가 납작해진걸 확인하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만족감에 의미 심장한 미소를 주
고받으며 낄낄 댔었지....

그때 당시는 인분을 비료로 쓸 때라 덫으로 설치한 지뢰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어도 주변 어디엔가
비료로 뿌렸으려니 하곤 경계심이 풀어져  예상외로 상당한 성과를 올리게됐고 못된 악동들은
그로인한 예상외의 전과에  야릇한 승리감에 젖어 흡족해 했었지....

너무 심했나? ㅎ ㅎㅎ..... (다음에...)


4 Comments
살미기 2009.09.15 01:05  
저 꼬부랑길 저의 주요 등하교 루트였다는(80년대초에 심천초등다님).. 지금은 사라진 추억속의 길이죠... 가끔 혼자 걸을떄도 있는데 어린마음에 무서울 때도 있던 생각이 나네요.
fabiano 2009.09.15 03:41  
그 시절, 60년대 초,중반에 전댕이에 사는 친구집에 가고오느라  그 꼬부랑길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혼자 갈적엔 좀 무서웠던 생각도 납니다. 전댕이 살던 육종수를 아시나요?
살미기 2009.09.18 02:13  
한참 선배님들이시네요..육종수님은 잘 모르겠네요.. 제가 너무 후배다보니 ^^
fabiano 2009.09.18 09:07  
대충, 한 20년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총동문 모임때, 18기에 함, 들리시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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