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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족’ 휴대전화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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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직장에서 은퇴한 김모(59)씨는 요즈음 새로운 취미 활동에 빠졌다. 이른바 엄지족이 된 것. 휴대전화란 그저 전화를 받고 걸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전화번호부 기능조차 사용하지 않던 김씨였지만 어느 날 자녀로부터 문자 메시지(SMS:Short Message Service) 사용법을 배운 후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않는 날은 있어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날은 없을 정도로 골수 엄지족이 됐다.

돋보기를 들춰 가며 더듬더듬 자판을 누르느라 문자 메시지 하나를 보내려면 1분은 족히 걸리지만 가족들과 필요한 전화 통화나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어색하지 않게 안부를 묻는 데 문자 메시지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엄지족 전성시대다. KTF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KTF 가입자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20억8615만 건으로 음성전화 20억4669건을 처음 앞질렀다.

LG텔레콤도 지난해 6월과 올 6월을 비교해 봤을 때 문자 메시지 이용 건수는 5억5000만 건에서 9억3000만 건으로 70%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7억7000만 건에서 8억9000만 건으로 15.5% 증가한 음성전화 건수에 비해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SK텔레콤도 앞의 두 이동통신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엄지족들이 급증하는 것일까. 엄지족들이 꼽는 문자 메시지의 최대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도 요금은 통화료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문자 메시지는 김씨 같은 연금 생활자나 청소년 등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문명의 이기(利器)다.

하지만 단순히 저렴한 요금만으로 문자 메시지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2% 부족하다.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를 직접 받을 경우 즉시 뭔가를 결정하고 대답해야 하는 ‘동시성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면 문자 메시지의 경우 언제든지 자신이 여유 있을 때 찾아보고 대답할 수 있다. 요즈음처럼 모든 것이 빨리빨리 이뤄지는 시기에 문자 메시지가 주는 ‘여유’와 ‘느림’은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음성과 영상이 득세하는 시대에 문자가 주는 따뜻한 느낌도 무시할 수 없는 문자 메시지의 장점.

직장 여성인 유모(26)씨와 남자 친구는 다툰 뒤 전화 통화가 아닌 문자로 화해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통화할 경우 마음에도 없는 말 한마디로 더욱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문자 메시지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보내는데다 말로 하기 힘든 ‘닭살 돋는’ 표현을 부담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나 손자·손녀에게 부모·어르신들이 애정 표현을 하기에도 문자 메시지는 제격이다.
  
 
 2005.09.09  김가영 kky71@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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