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蘭皐平生詩 ( 난고평생시 ) -김삿갓

fabiano 0 1265  
蘭皐平生詩                                        난고평생시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조소수혈계유거   고아평생독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髮毛稍長命漸奇   灰劫殘門飜海桑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幾霜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搖頭行勢豈本習      口圖生惟所長       요두행세기본습      구도생유소장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빈髮蒼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


< 풀  이 >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 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 인심 박해지고

부모 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 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김삿갓

1807~1863.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호는 난고(蘭皐) 외에 이명(而鳴)을 썼다.
세도가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났으나 다섯 살 때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고
선천 방어사로 있던 조부 김익순이 반군에 투항함으로써 그의 운명은 바뀌게 된다.
역적의 집안으로 전락되어 멸족을 우려한 부친이 형과 함께 그를 곡산으로 보내 노비의 집에서 숨어 산다.
여덟 살에 조정의 사면으로 집으로 돌아오나 그 가족들이 온전히 터 잡고 살 곳이 있겠는가?
여주, 가평, 평창을 거쳐 영월에 정착을 해서 집안을 다시 일으켜보려는 모친의 후원에 힘입어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글공부에 힘 쓴다.
나이 스물, 결혼한 그 해, 운명을 다시 바뀌게한 시골에서의 백일장을 보게 된다.
과제는 "가산군수 정시의 충성을 찬양하고 역적 김익순의 죄를 한탄하라"
그는 조부를 규탄하는 명문으로 장원에 급제하나 할아버지를 팔아 입신양명하려고 한 자신에 부끄러움을 느껴 글공부를 포기하고 농사를 지으며 은둔 생활을 한다.
그러나 신분 상승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 가지만
부패한 과거 제도에 실망을 하고 어느 세도가의 집에서 식객으로 지내던 중
그의 출신 성분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제도권 진입을 포기하고 스물 다섯에 기나긴 방랑의 길에 들어선다.
방랑 초기에는 지방 토호나 사대부 사람들과 교유하면서 나름대로의 품위를 유지하나
세상 인심이 한결 같을 수는 없는 것.
그는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고 서민들 속에 섞여서 날카로운 풍자로 상류 사회를 희롱하고
재치와 해학으로 서민의 애환을 읊으며 일생을 보낸다.
그의 나이 쉰 일곱, 전라도 땅에서 눈을 감음으로써 아웃사이더(outsider)로
살아온 일생을 마감하고
아들 익균이 유해를 영월로 옮겨 장사 지낸다.
영월 와석리에 그의 생가터와 묘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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