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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와 며느리 창구서 다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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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정년퇴직한 남편과 함께 사는 김인자(67·가명)씨는 지난 8월 8일 은행으로부터 68만7980원을 지급 받았다. 역모기지론(주택연금)을 신청한 지 18일 만에 첫 수령금이 나온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역모기지론은 고령자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매달 일정 금액의 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상품으로 7월 12일 첫 출시됐다. 역모기지론을 몰랐던 김씨는 2억원대 아파트를 처분해 집을 줄여 이사한 뒤 남는 여유자금으로 생활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자식들이 “연세도 있는데 좁은 집으로 이사하면 우리들 마음이 불편하다”며 서류까지 준비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주택연금을 신청하게 됐다.

김씨는 “매달 100만원 정도 받을 걸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집값에 비해 적은 액수가 나온 것 같다. 돈은 쓰기 나름이고 아이들 셋이 용돈도 주니까 별 불만은 없다. 노후에 자식들에게 손 안 벌려도 되고 죽을 때까지 지금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좋다”고 말했다.

역모기지론이 출시된 7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주택금융공사 전국 12개 지사에 1280여 명의 사람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상담과 함께 즉석에서 가입신청서를 낸 사람이 31명에 달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집 한 채 가진 것 외에 마땅한 노후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현금으로 매달 지급되는 돈은 더없이 매력적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역모기지론 출시 이후 한 달간 가입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화 및 내방 상담은 총 503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정식 가입신청서를 낸 사람은 181명이었고 보증심사 등을 거쳐 실제 주택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한 사람은 55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파악된 이색 사례 가운데 ‘가입신청 1호’를 기록한 사람은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83)·박모(78)씨 부부였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구비서류를 들고 출시 첫날 아침 일찍 주택금융공사 서울지사를 찾아 즉석에서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 부부는 시가 3억4000만원(한국감정원 인터넷 시세)의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해 매달 173만6000원을 받게 됐다.

최고령 신청자는 광주 동구에서 홀로 사는 지모(92·남)씨로 6500만원의 단독주택을 담보로 매달 63만원을 받게 됐다. “그동안 서울에 있는 아들이 매달 60만원씩 생활비를 보내줬는데, 미안한 마음에 돈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것보다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편이 떳떳하다”는 지씨는 아들 권유로 역모기지론에 가입했다.

역모기지론 출시를 앞두고 하나은행과 한국갤럽이 공동으로 만 35~49세 이하 남녀 1001명(은퇴잠재자)과 50세 이상 퇴직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퇴잠재자의 40.9%, 퇴직자의 35.5%가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상담자 중 4%만 가입신청

세간의 뜨거운 반응과 관심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간 5000여 명의 상담자 중 실제 가입신청서를 작성한 사람은 4%도 안 되는 181명에 그쳤다. 아직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라 할 수 있지만 예상 외로 실제 가입신청자 수가 적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주택연금보증과 관련해 그동안 200여 건을 상담했던 주택금융공사 서울지사 황지연 전문상담사에 따르면 상담 건 중에서 가입신청서가 접수된 것은 50~60건. 이 가운데 보증서 발급 진행과정에서 취소된 것이 10건 정도다.

황씨는 “부모 스스로 취소한 경우와 자식의 반대로 취소된 경우가 각각 절반을 차지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려고 취소하거나 자식 눈치를 보며 망설이는 경향이 있고, 자식은 상속을 바라고 반대하는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방에서 서울까지 상담을 받으러 올라와 자식은 한사코 주택연금을 신청하라고 하고 70대 노모는 절대 안 한다며 한 시간씩 실랑이하다 그냥 돌아간 사례도 있다. 월 100만원 넘는 돈을 받아 편히 살 수 있었는데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역모기지론 관련 특별포럼을 개최한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협회 회원 50~70대 45명을 상대로 역모기지론 가입 의향을 물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전부 이용을 안 하겠다고 해 실망했다. 집을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거나 연금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식과 본인 체면이 뭐가 되느냐는 고리타분한 생각 때문이었다. 정말 딱하다. 빨리 인식을 바꿔 노후를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몇 년 전 모 은행에서 황당한 광경이 벌어졌다. 시중은행이 내놓은 역모기지론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에 들른 노인과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며느리가 은행으로 달려와 실랑이를 벌였다. 며느리는 자신과 남편이 상속받을 집을 왜 시아버지 마음대로 처분하느냐고 고함치며 시아버지의 팔을 끌고 나갔다. 부모가 자식에게 당당히 자기 재산을 주장해야 한다”며 혀를 찼다.

주중에 주택금융공사에 보증신청서를 내고 공휴일이 지나 철회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 주말에 가족이 모여 역모기지론 가입을 놓고 상의하다 충돌이 빚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이모(72)씨는 시가 1억8000만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역모기지론을 신청하러 아들과 함께 주택금융공사를 찾았다. 상담 과정에서 이씨가 산 집이 그녀의 명의로 소유권 등기가 되어있지 않은 사실이 발견됐다.

공사 측이 이씨를 도와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는 과정에 20여 일이 소요됐고 그 사이 뒤늦게 노모의 역모기지론 신청 사실을 알게 된 딸은 공사 측에 전화를 걸어 신청서 접수 보류를 요구했다. 아들 역시 주말 가족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며 보류를 요청했고 결국 가입신청은 없던 일로 됐다.

자식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내집 내 맘대로 하겠다”며 역모기지론을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10년 전 공직에서 은퇴하고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사는 한모(75)씨는 저축했던 돈이 바닥을 보이자 걱정이 됐다.

미국에 사는 자식들에게서 생활비 일부를 지원 받는 것도 늘 부담이었다. 이때 역모기지론이 출시된다는 신문기사를 발견하자 더없이 반가웠다. 2억3750만원의 주택을 담보로 매월 받을 수 있는 돈은 100만원이었다.

‘가입 연령 낮춰야’ 지적도

그는 “얼마 전 첫 수령금을 받았다. 나이 들어 벌이도 없는데 요긴하게 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집을 굳이 자식에게 상속해줄 필요가 없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도 싫다. 인출 한도를 설정하는 종신혼합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목돈이 필요할 때 바로 돈을 찾아 쓸 수 있어 안심”이라고 말했다.

역모기지론을 신청한 사람들은 사망 때까지 매달 일정 액수의 현금을 받을 수 있어 삶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진 점, 이사하지 않고 현재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집값에 비해 월 지급금이 적은 것, 주택가격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한 것, 부부가 모두 만 65세가 돼야 가입신청이 가능한 점 등을 불만사항으로 지적했다.

주명룡 회장은 “역모기지론을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5개국이 채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제도를 빨리 도입했다. 그러나 보완할 점이 있다.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만 65세가 되면 역모기지론 가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아내가 65세 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남편들이 퇴직한 뒤에 수년씩 공백이 생긴다.

그간 생활비를 충당하기가 어렵다. 또 가입연령도 점차 낮춰 국민연금 지급시기와 격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내집 갖고 먹고살겠다면 국가가 제도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게 하면 퇴직자의 재취업 등에 쓰는 정부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주택가격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낮기 때문에 토지를 포함한 역모기지론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금융공사 변형섭 홍보팀장은 “시가 10억원의 주택 소유자들이 6억원 한도에서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없느냐고 문의를 많이 해온다. 지금은 제도 시행 초기여서 시기상조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

또 주택가격의 일정 비율만큼만 연금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상속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향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농촌 역모기지론의 토지 포함 문제는 우리 소관이 아니라 농림부 등 정부 관련 부처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지방의 저가주택 소유 고령자를 위해 주택가격이 3억원 이하면 재산세 25%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이 상속 개념에서 벗어나고 소유와 투기 수단이 아닌 거주와 이용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면 역모기지론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역모기지론 제대로 받으려면

▶가입 전 주택금융공사와 상담을 통해 자격조건, 월 수령 가능액, 이자 및 기타 비용 부담 규모, 대출 중지 사유, 대출금 중도상환 시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볼 것.

▶주택연금은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금리가 낮을수록 월 지급금이 많기 때문에 시기 잘 선택해야.

▶재건축 또는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에 주택이 있을 경우 역모기지론 이용이 불가능하다. 역모기지론 이용 도중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돼도 계약해지 사유가 된다.

▶소유 주택에 보증금이 있는 전·월세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경우 역모기지론 신청이 불가능하므로 임대차계약을 해소한 뒤 신청해야 한다. 단 보증금 없는 월세 세입자가 있는 경우는 가능하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았거나, 세금 체납이 있으면 보증·대출 심사과정에 탈락하게 되므로 사전에 연체나 체납 사실을 체크해야 한다.

▶대출금 중도상환 뒤 계약해지가 가능하지만 이때 초기보증료(주택가격의 2%)는 돌려받을 수 없다. 또 대출이자(3개월 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1.1% 가산금리)는 계약이 종료됐을 때 한꺼번에 갚기 때문에 그동안 이자는 복리로 계산된다. 따라서 지급받은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주택연금 지급방식 가운데 인출한도를 설정하는 종신혼합형을 선택했을 경우 인출한도를 사용하지 않고 사망하면 인출한도만큼의 돈은 상속되지 않고 자동 소멸된다. 따라서 인출한도 적정금액을 잘 따져 정할 것.

▶주택 소유권자가 사망했을 경우 6개월 이내에 배우자가 소유권을 이전등기해야 한다. 이 기간을 어기면 계약이 해지되고, 소유권이 이전등기 될 때까지 월 지급금은 정지된다. 다만 소유권을 이전한 경우 그동안 받지 못한 월 지급금을 소급해 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는 동안 특별한 사유 없이 장기간 집을 비울 수 없고, 집을 팔고 이사갈 수 없는 등 재산권 제약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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