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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리포트와 김정일의 요리사 / 곽대중(Keys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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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리포트』 손광주 지음  /  바다출판사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코토 겐지 지음  /  월간조선사


전 조선노동당 비서 황장엽(현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씨가 1997년 한국으로 와 가장 먼저 한 일 중에 하나는 남한에서 출판된 북한관련 서적을 읽어보는 일이었다. 그는 남한에 북한 관련 연구서적이 참 많은 것도 놀랐지만, 그것들이 대개 ‘엉터리’라는 데 더 놀랐다고 한다. 물론 정보가 제한된 북한을 대상으로 쓴 책들이다 보니 북한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그 체제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황 씨의 눈엔 결점이 많이 보였을 것이다.
특히 ‘김정일’에 대한 책에는 편차가 심했다. 어떤 책은 김정일의 사생활 같은 것에만 집중하면서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고, 역으로 북한이 선전용으로 만들어낸 자료만을 집대성하여 그들의 우상화 선전에 이용되는 듯한 책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 황 씨의 눈에 띈 한 책이 있었으니 『다큐멘터리 김정일』(김현식·손광주 공저, 천지미디어)이다. 그는 이 책을 “딱 세 군데 틀렸다”고 하면서 저자 손광주 씨를 불러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고, “남한에 앉아서 어떻게 이렇게 정확한 책을 쓸 수 있었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다. 이후 손광주 씨는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황 씨의 지근(至近) 거리에서 본격적으로 김정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황 씨의 생생한 증언 등을 청취할 수 있었다.
그 다년간의 연구결과가 집약된 책이 바로 이번에 출판된 『김정일 리포트』로, 황장엽 씨가 극찬한 『다큐멘터리 김정일』의 개정 증보판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절판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구판(舊版)인 『다큐멘터리 김정일』과 함께 읽어본다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할 것이다. 『다큐멘터리 김정일』은 김정일을 육성으로 말해 줄 수 있는 증언자가 거의 없는 한계 속에서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집약하여 김정일을 전반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새 책 『김정일 리포트』는 『다큐멘터리 김정일』이후 5년여의 시간동안 저자가 얼마나 ‘집요하게’ 김정일에 매달렸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단순히 몇 글자 고치고, 흘러온 시간만큼 드러난 사실을 첨가한 정도가 아니라 숱한 증언자를 만나고 자료를 분석하면서 김정일을 통해 북한 전체를 통찰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히 엿보인다. ‘김정일 연구의 완결판’이라 할 만하다.


『김정일리포트』- 어떻게  이 책이 쓰여졌나

김정일과 관련하여 국내에서 출판된 책은 여럿 있다. 김정일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의 책도 있고, 가까이에서 접해본 사람이 일화를 바탕으로 증언한 책도 있고, 북한에서 발행된 공식문서를 철저히 분석하여 김정일을 논한 책도 있다.
각기 나름의 한계가 존재한다. 일단 김정일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이고 조선인민군 총사령관으로 북한 내에 실질적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인’이다. 물론 정치인의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성격이 그의 정치적 판단과정이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정치인은 그의 정치적 행보와 결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 전자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의 예술적 취향이나 음주습관, 급한 성격, 밤에 주요업무를 처리하는 특이한 활동방식, 기쁨조, 비밀파티 같은 것을 크게 다루다 보면 황색잡지 수준이 되고 만다.
북한의 공식문서를 중심으로 김정일을 조명하려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연구자는 박정희 전(前)대통령을 연구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에서 행한 경축사나 국무회의 회의록 같은 것만 잔뜩뒤져서 ‘박정희의 모든 것’이라고 내놓는 경우와 다름없다. 특히 북한처럼 같은 신문을 내외부용으로 따로 만들고, 우상화 선전활동을 치밀하게 연구하는 부서를 만들어놓고 하루종일 그런 것만 써내는 작가가 존재하는 사회를 대상으로 할 때는, 그러한 연구방식은 작가들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닌 수준밖에는 안 된다.
김정일을 가까이에서 보았던 사람의 증언을 정리한 책들도 있다. 자신이 직접 쓴 경우가 있고, 그를 집중적으로 인터뷰한 사람이 따로 정리한 경우도 있다. 김정일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부족한 형편에서 이러한 1인 증언은 대단한 가치를 갖는다. 1인 증언이라고 해서 신뢰성을 낮게 봐서는 안 된다.
아무리 꾸미려 해도 책 한 권을 통째로 거짓말만 해대는 위대한 작가는 드물다. 대개는 진실에 골격을 두고 있으며, 그에 약간씩 주관적인 편견이나 오해, 과장이 있다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책은 분명히 ‘1인’ 증언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는 그것을 김정일의 모든 것으로 포장해서는 안 되며, 독자들도 이것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그러나 간혹 김정일을 곁에서 보았던 1인 증언을 김정일의 모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심지어 다른 이들의 주장이나 학계의 공인된 사실까지 폄훼하는 경우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 동아일보 기자라는 저자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 김정일을 만나보았던, 혹은 그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구체적인 증언과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김정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띈 머리말에서 그 수를 “줄잡아 50명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살펴보면 50명이 훨씬 넘는, 탈북자들의 북한 현실에 대한 증언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책상머리에서 수북한 자료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작성한 ‘잉크냄새’가 아니라 증언자들을 만나러 뛰어다닌 ‘땀냄새’와 그들과 격정적으로 토론하며 함께 고민한 ‘담배냄새’가 느껴진다. 이것이 우선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이다.


『김정일리포트』- 무엇을  이 책은 담고 있나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김정일 다큐멘터리’로, 김정일의 출생부터 6자회담 테이블에 앉은 현재까지를 다루고 있다. 2장은 ‘김정일의 군대와 핵전략’으로, 김정일의 정치적 성장과정 중 ‘어떻게 해서 군부를 장악할 수 있었나’하는 측면을 중점적으로 해부하고 있으며, 3장은 ‘김정일의 통치술’을 선전능력, 조직장악력, 용인술, 대인관계 등에서 살펴본다. 이렇게 공인(公人)으로서의 김정일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후 마지막 4장에서 김정일의 여자, 취미, 건강 등 사적인 부분을 ‘김정일의 프라이버시’라는 제목으로 담고 있다.
1장 ‘김정일 다큐멘터리’는 김정일의 일생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실제 북한현대사를 전면적으로 다루고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김정일은 1941년 생으로, 그의 살아온 길은 북한 역사와 거의 잇닿는다. 『김정일 리포트』는 그의 일생을 쫓아가면서 북한정권 수립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굳이 따분하고 두꺼운 북한현대사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알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김정일 개인사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주요한 사건에 대한 관련자들의 증언이 간간이 끼어 있어 마치 ‘북한 50년사’를 슬라이드형 다큐멘터리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1장은 김정일의 일생을 △출생과 성장(1941∼1964년) △정치입문과 초고속 성장(1964∼1973년) △김일성·김정일 공동정권(1974∼1985년) △김정일 ‘통치’, 김일성 ‘군림’(1985∼1994년) △김일성 사후 생존 전략(1994∼현재) 등 5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이 중 ‘김일성·김정일 공동정권’, ‘김정일 통치, 김일성 군림’이라는 표현은 눈여겨 볼만하다. 흔히 김정일의 공식 등장을 1980년대 초반으로 보고, 일부에서는 김일성 사후에야 김정일의 권력이 전면화 되었다고 하면서 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난에 대해 김정일에게 면죄부를 던져주려는 듯한 논리를 펴기도 하는데, 이 책은 이미 1974년부터 수령의 분신이 되어 ‘당중앙’으로 불리며 전권을 휘두르는 김정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일의 북한 통치는 30년이 넘었다는 말이다. 1985년 이후 김정일을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의 통치자’라고 한 대목은 북한사회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적절한 표현이다.
2장은 주로 ‘김정일과 군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선군(先軍)정치를 공식적인 국가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완전한 병영국가를 구축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것을 따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적절한 배치라 여겨진다. 여기서는 군대에 발도 디뎌보지 못한 김정일이 어떻게 군대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군부를 장악해나갈 생각을 했는지 다양한 증언을 통해 잘 조명하고 있으며, 특히 오진우와 김정일 사이에 벌어지는 파워게임과 김정일이 오진우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과정들이 드라마틱하게 잘 서술되고 있다. 나아가 ‘김정일 군(軍)의 현주소’를 통해 복잡한 도표와 통계를 들이밀지 않고도 북한군의 현 실태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3장부터는 차근차근 ‘개인’ 김정일로 초점을 옮겨가기 시작한다. 이 장에서 특히 증언자들의 이야기가 다른 장에 비해 많이 인용되고 있는데 성혜랑, 최은희, 신상옥, 이한영, 황장엽, 그리고 외교관 출신 탈북자와 김정일을 접견했던 국내외 인사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카메라의 초점을 이러저리 옮겨가며 조각상의 이모저모를 입체적으로 비춰주듯 하나의 사건을 놓고도 여러 사람의 견해를 교차하여 비교함으로써 1인 증언의 편견을 막으려는 저자의 객관적인 태도가 엿보인다. 4장에서도 자칫 흥밋거리로 치닫기 쉬운 김정일의 여자관계와 사생활을 차분한 어조로 소개하면서 각 증언의 신빙성 여부를 그때그때 살펴보는 신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읽을거리 가운데 하나는 매 장과 장 사이에 끼어있는 ‘해설’ 형태의 글들이다. 저자는 책의 꺾어지는 부분마다 ‘중·소 이데올로기 논쟁’, ‘김일성의 대숙청’, ‘주체사상의 형성과 변질’, ‘북한의 초헌법 10대 원칙’, ‘남북정상회담의 명암’ 등의 제목으로 북한현대사에서 일어났던 일들 중 깊이 있게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따로 심층적으로 해설해 주고 있다. 또 책의 맨 뒷장에는 ‘김정일 핵심측근 프로필’을 부록으로 싣고 있는데, 저자가 만났던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공식적인 직책뿐 아니라 남한의 독자들은 쉽게 알 수 없었던 북한 고위관료들의 개인적인 성격까지 적어두고 있다. 아무튼 이래저래 볼 것이 많은 책이다.


『김정일리포트』-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북한에 대한 책은 많다. 인터넷 서점에서 ‘북한학개론’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수십 권의 책이 펼쳐진다.
대개 북한의 역사로부터 출발하여 북한 권력기구의 체계, 특징, 통일방안 등을 논하는 천편일률적인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자면 북한의 몇 차 당대회는 몇 년에 열려서 어떤 것을 결정했다거나, 내각 각 부서의 역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임기 및 회기(會期) 등을 다루고 있다. 미로(迷路) 같은 체계표와 연표도 빠지지 않는다. 만약 한국을 알고자 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헌법개정이 이루어진 연도와 그 변동사항, 행정 각 부의 역할, 국회의 회기 등을 외우면서 ‘한국을 배운다’고 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불과하다. 그런 것은 한국인도 잘 모른다.
‘다른 나라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 몰라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반론을 던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르긴 하다. 북한처럼 모든 사회체제가 ‘형식’으로만 존재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북한에서 자주성을 갖는 존재는 오직 김정일뿐이고, 결정권을 갖는 조직도 통틀어 김정일 개인뿐이다. 따라서 김정일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북한체제를 이해하는 관문이고, 어쩌면 유일한 길이다. 당대회 결정사항 같은 것을 아무리 외워봤자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일 리포트』는 북한을 알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북한학개론’ 열 권보다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대학 강의에서 부교재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책이라 판단된다.
이 책은 제목은 『김정일 리포트』를 달고 있지만 사실은 김정일을 중심으로 하여 북한현대사, 주민들의 생활모습, 고위층의 사고방식, 사회경제적 수준, 그리고 북한체제의 미래전망까지 폭넓게 담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처음부터 과식(過食)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담고 있는 정보의 양에 비해서는 그리 지루하지도 않다.  
북한에 대한 책은 많다. 그러나 잘 팔리는 책은 별로 없다. 잘 팔린다고 꼭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잘 안 팔리는 책 중에 꼭 필요하고 소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이 많다.
북한과 관련한 책들이 그러하다. 북한문제가 향후 한반도의 운명을 최소한 10년 이상 지배할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정작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최근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화로 된 ‘김정일 입문’이라는 책이 전(全)일본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몇 주째 머물며 수십 만 권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만화 ‘김정일 입문’은 한국의 만화가 이우정 씨가 그렸으며, 그 원본이 된 책은 『김정일 리포트』의 구판인 『다큐멘터리 김정일』이다. 아무튼 한국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보다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북한을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에 있다. 북한을 알자면 김정일을 알아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김정일 리포트』를 권한다.


『김정일의 요리사』 -‘세계적 특종’을 담고 있는 책

글의 앞에서, 김정일에 대한 ‘1인 증언’을 담은 책들에 대해 논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 김정일의 여자 가운데 한 명인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이 쓴 『대동강 로열패밀리 서울 잠행 14년』(동아일보사 刊,절판),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이 쓴 『등나무집』(지식나라 刊), 김정일에 의해 북한에 납치되었다 탈출한 영화인 신상옥·최은희 씨가 쓴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월간조선 刊) 등이 있다.
거기에 보태, 출판사측에서 ‘세계적인 특종’이라고 표현한 수십 장의 김정일 관련 사진을 담은 새로운 책이 출판되었다.
소천엽랭채, 소쫄뚜기튀기은행즙, 야자상어날개탕, 염소고기샤슬리크, 뱀장어카비아, 통배추건밥조개살찜, 대군상어날개홍쏘, 물고기룡정차철판볶음, 라클레트치즈구이…….
이런 요리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책의 맨 앞장은 이런 낯선 요리의 이름이 써진 메뉴판으로 시작한다. 언뜻 보아도 대단히 진귀한 고급요리인 것이 느껴지는, 바로 이런 요리가 김정일의 식탁에 올라가는 요리들이다. 그냥 예로 든 것이 아니라 2001년 3월 25일부터 3월 30일까지 차려진 실제 메뉴에 담겨 있는 수십 종의 요리 이름 중 몇 개를 골라 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김정일의 요리사로 10여 년 동안 일하면서 그의 식탁에 올라갈 음식을 만들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리프트』에 이어 소개할 『김정일의 요리사』는 후지모토 겐지 씨가 북한에서 경험한 일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책이다.


『김정일의 요리사』 -‘원 모어’를 외치는 사나이

“일본에는 나보다 요리를 훨씬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하지만 후지모토 씨는 일본에서 초밥을 잘하기로 유명한 스시센(壽司淸)에서 요리를 익힌 일급 요리사이다. 그렇더라도, ‘그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다면 그저 정통일식집의 주방장으로 일하며 평범하게 일생을 보냈을 그는 영화와 같은 20년을 보낸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가 되어 그에게 일본 음식을 만들어주고, 별장에서 스포츠와 게임을 즐기며, 환락의 파티에도 수없이 참석한 것이다. 이런 영화와 같은 사건의 시작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8월 후지모토 씨는 일본조리사협회 회장으로부터 “북조선에서 일해보지 않겠는가”하는 제안을 받는다. 북한에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어 선뜻 결정을 못했던 그는 월급 50만 엔(한국돈 500만원)에 솔깃하여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양에 발을 딛는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그리 영화와 같은 일이 아니지만, 발단은 1982년 10월 21일 자신이 일하던 북한 식당의 책임자로부터 “20~30인분의 초밥재료를 준비해놓으라”는 지시를 받으면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북한고위층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 앞에서 초밥을 만들어 대접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다랑어 뱃살, 원 모어(One more)!”를 외치는 어떤 사나이를 만나게 된다.
  
“그 날은 북조선군 고위관리의 결혼기념일로, 밤늦도록 김정일의 전용 배에서 선상 파티를 벌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그 사람은 한껏 기분이 고조된 듯 도로(배받이살), 방어, 전갱이 등등 끊임없이 생선이름을 들먹이며 ‘원 모어’를 외쳐댔다. 그때 나는 초밥을 만들면서 ‘이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꽤 좋아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책 55페이지)

다음날에야 북한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고 ‘원 모어’를 외치던 그 사나이가 김정일임을 알게 된 후지모토 씨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하긴 평범한 요리사가 국가 최고권력자 앞에서 음식을 만들었으니 가슴의 두근거림이야 오죽 했겠는가. 열흘 후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 관저의 ‘8번 연회장’이라는 곳에 불려가 김정일 앞에서 다시 초밥을 만들게 되고, 이러한 호출은 1983년 5월 계약 기간이 만료하여 북한을 떠날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된다.


『김정일의 요리사』 - 마적단의 생활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후의 호기심과 동경심이라고 할까. 1982년에 처음으로 북한에 갈 때는 두렵고 초조하기만 했던 후지모토 씨는 일본에 돌아오고 나서는 은근히 북한이 다시 자신을 불러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을 북한으로 보냈던 회사에 전화를 해 “다시 북조선에서 일하고 싶으니 혹시 요청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해 놓고, 직장을 옮기면 새 연락처를 남겨 놓기도 한다.
기다리던 소식은 4년이 흘러서야 왔다. 북한에서 직접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그리하여 1987년 8월 후지모토 씨는 월급 60만 엔의 계약으로 다시 북한 땅을 밟는다. 도착 후 얼마 안 있어 그는 고대하던(?) 김정일의 연회장에 불려가고, 8만 엔이라는 푸짐한 팁까지 받는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김정일의 호화스러운 생활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신상옥 씨와 최은희 씨는 북한에서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담은 책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지도부들의 생활을 “마적단과 같다”고 표현한 바 있다. 마적단과 같은 생활이 대체 어떠한 것인지 선뜻 그려지지 않은 사람은 이 책 『김정일의 요리사』를 읽어보라. 약탈하고 습격하여 빼앗은 물건들을 자신들의 산중 아지트인 음침한 동굴 속에 쌓아놓고 밤마다 자기들 나름의 파티를 벌이면서 흥청망청 술 퍼먹고 사는 마적들의 삶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만 인용해 보자.

“1987년에 일시 귀국했다가 이듬해인 1988년 1월 북조선으로 되돌아간 다음부터 나는 매달 세 번 정도 김정일의 부름을 받았다. 게다가 3월부터는 초밥 출장이 아니라, 도박의 일종인 바카라 상대로 가는 일이 많아졌다. 그 당시 김정일은 바카라에 푹 빠져 있었다. 가진 돈을 칩으로 바꾸고 일정한 높이까지 칩이 쌓이면 경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해놓았다. 경품은 호화로웠다. 일제 카메라나 CD 컴포넌트와 같은 가전제품, 온수청정기(비데), 피아노, 김일성 금화, 소니 캠코더 등 하나같이 놀랄 만한 것들이었다.”(책 76페이지)

“북조선에는 ‘초대소’라 부르는 김정일의 호화 별장이 곳곳에 있다. 내가 김정일과 동행했던 초대소는 열 곳 남짓 된다. 백두산(북조선 최북부), 함흥(별칭 ‘72호’. 북북동 동해 쪽), 영흥(북동부 동해 쪽), 원산(북동부 동해 쪽), 신천(남남서), 창성(북북서), 묘향산(북조선의 5대 명산 중 하나), 평양, 대동강(평양 시내), 강동(별칭 ‘32호’. 평양 근처) 등이다.”(책 97페이지)

“연회석상에서는 놀랍게도 일본 군가를 부르는 일도 많았다. 그 중에는 내가 모르는 노래도 있었다. 보천보 전자악단은 전자 오르간을 연주했다. ‘라바울 고우타(小唄)’는 김정일이 좋아하는 곡이라 늘 함께 불렀다. … 항간에서는 금지되어 있는 남한 노래를 부를 때도 많다. 나는 그때마다 이곳은 정말 별천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별천지에 내가 와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책 124 페이지)
『김정일의 요리사』 - 쌀알을 한 톨씩 검사하여 모양이 예쁜 것으로만 지은 밥을 먹는 김정일

1988년 김정일에게서 “10년 동안 내 곁에 있어 달라”는 제안을 받은 후로 후지모토 씨는 줄곧 김정일의 곁에서 그의 사생활을 지켜본다. 후지모토 씨의 표현대로 김정일의 생활은 ‘별천지’이며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김정일은 후지모토 씨에게 운전면허가 있는지를 물은 후 갑자기 주차장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 있는 벤츠 중 한 대를 선물로 준다. 번호판도 김정일의 핵심 측근만이 받을 수 있는 ‘216’번호판을 받는다. 김정일의 주선으로 북한의 젊은 가수와 결혼을 하고 방이 8개 달린 고급주택도 하사받는다. 그의 집에는 온갖 외국산 가전제품과 가구들이 갖춰져 있었다 한다.
그는 김정일과 동행하며 오리잡이, 물개잡이를 다니고, 수상오토바이 경주를 즐기며, 김정일의 아들들을 위해 당구와 농구를 가르쳐준다. 1993년에는 김정일의 집사 노릇을 하는 김창선과 모스크바로 급히 출장을 가게 되는데, 그 이유는 “김정일의 가족이 유럽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모스크바에 들를 예정인데, 그 시간에 맞춰 기내로 도시락을 넣어주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는 게맛살 초밥과 은대구 조림을 메인 요리로 하고 닭튀김, 야채샐러드, 다랑어 튀김, 계란말이, 유부초밥 등을 곁들여 로열패밀리를 위한 ‘도시락’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 먼 모스크바까지 달려가서.
최근 남한에서는 ‘대장금(大長今)’이라는 TV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수라상을 만들어 바치던 한 궁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봉건시대의 왕이 얼마나 호화롭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드라마에는 왕과 그 가족 몇 명의 식사를 위해 숱한 사람들이 동원되고, 음식재료 하나부터 철저하게 따져서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왕의 안전을 위해 미리 독극물 투입 여부 등을 확인하는 모습 등이 비쳐진다.
이 드라마를 보고 후지모토 씨의 『김정일의 요리사』를 읽다보면, 김정일의 생활도 봉건시대 왕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아니, 김정일은 봉건시대의 왕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후지모토 씨의 증언에 의하면, 김정일의 식탁에 올라가는 밥은 그 재료가 되는 쌀조차도 요리사와 웨이터가 한 톨 한 톨 검사한다고 한다. “쌀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부서져나간 것은 빼고, 형태가 완전한 것만 골라낸다”고 한다. 또한 만들어진 음식은 ‘82과’라는 부서에서 엑스레이 촬영 등을 통해 안정성이 검토된 것만 올려진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질리는 대목이다.
책에는 초밥 속에 설탕이 평소보다 10g 덜 들어간 것을 알아 챌 정도로 탁월한 김정일의 미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김정일이 중화요리를 좋아해 비싼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일주일에 세 번이나 먹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음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두리안, 파파야, 망고 등 희귀한 열대과일과 질이 좋기로 유명한 원산지에서 맥주, 돼지고기, 생선류를 직접 구입했던 경험담도 소개된다. 게다가 김정일이 갑자기 일본식 쑥찹쌀떡이 먹고 싶다고 하여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2박 3일 만에 오가면서 찹쌀떡 200개를 사가지고 온 이야기도 있다. “당시 그 떡의 가격은 한 개에 100엔 정도였지만 그것을 구입하기 위해 든 교통비와 숙박비를 포함하여 계산하면 개당 1,500엔인 셈이었다”고 후지모토 씨는 회고한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서 그의 초대소와 연회장만을 따라다녔기 때문에 북한 일반 주민들의 생활을 잘 알지 못한다. 그가 20년 동안 북한을 오가면서 여염집의 생활을 목격한 것은, 그의 북한 아내인 엄정녀의 집을 몰래 갔다 온 것뿐이다. 엄정녀 씨가 해외공연을 다니는 북한의 인기 가수여서 그녀의 가정형편은 일반 주민들에 비해 훨씬 나았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김정일의 호화스러운 생활만을 보다가 일반 주민들이 사는 집을 보니 “놀랄지 않을 수 없었다”고 후지모토 씨는 말한다.

“그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방에서 무려 여섯 식구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방 하나가 더 늘었다고는 하지만, 방이 여덟 개나 되는 우리 부부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났다.
그것이 북조선의 실상이었다. 풍요로운 생활은 일부 특권층에만 주어졌을 뿐이다. 아내의 가족을 통해 북조선 사회의 불공평한 현실을 직시한 나는 착잡한 심경을 한동안 떨쳐버릴 수 없었다.”(책 93페이지)


『김정일의 요리사』 - 김정일이 ‘원모어’를 외치고 있을 때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살았나

후지모토 씨는 “북조선만큼 빈부의 차이가 심한 나라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그렇게 빈부의 차이가 날 수 있을까”라고 의문스러워 한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잠깐 다른 한 권의 책을 펴보기로 하자. 『김정일의 요리사』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북한의 기아』(다할미디어 干)라는 책이다. ‘기아, 정치, 그리고 외교정책’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월드비전(World Vision)의 부의장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불교운동본부’(현 ‘좋은 벗들’)의 법륜 스님과 함께 오랫동안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난민구호사업과 조사활동을 펼치고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앤드류 나초스(Andrew S. Natsios) 씨의 북한 기아문제에 대한 종합보고서이다. ‘월드비전’이라는 단체는 오지탐험가 한비야(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씨가 회원으로 참여하여 한국 내에 더욱 널리 알려진 국제 기독교 NGO이다.
『북한의 기아』는 그동안 북한의 기아문제와 관련하여 출판된 책 중, 그 자료의 풍부함이나 논리성, 객관성의 측면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라 평할 만하다. 30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북한 기아의 실상, 북한 기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북한 기아의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탈북난민들의 증언만을 묶거나 정치적인 분석만을 담고 있던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북한의 기아’라는 대주제 아래 그 실상에서부터 NGO들의 활동내용, 각 국의 대응, 그리고 기아의 전망 등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후지모토 씨의 책을 읽고 이 책 『북한의 기아』를 읽는다면 김정일 정권의 본질에 대해서 더욱 똑똑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일이 초밥을 먹으면서 ‘원 모어’를 외치고, 도박 바카라에 빠져서 일제 카메라와 CD 컴포넌트를 상품으로 내걸고, 수상 오토바이 경주를 즐기고, “위스키로는 ‘조니워커 스윙’을, 꼬냑으로는 ‘헤네시 X.O’ 즐겨마시던” 그 때에 북한 주민들은 이렇게 살고 있었다.
“강원도 지역으로 가는 동안, 나는 7구의 시체를 보았다.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한 달에 3구의 시체를 본 적도 있다. 나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에 총 20구의 시체를 보았다. 차량끼리 연결된 곳에 올라타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열차가 급정거하면서 끼어 죽기도 하였다. 어떤 사람은 입구에 매달려 오다가 떨어져 죽기도 하였다.
열차역은 이가 득실거리고 꽃제비들이 방뇨한 오물로 심하게 악취가 나고 있었다. 흥남역에서는 나뒹구는 시체들이 사람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었다. 1995년 처음으로 나타난 꽃제비의 숫자는 1996년 지금까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북한의 기아』 121페이지)

“함흥시 인구의 30%가 기아로 사망했다. 일형지역의 한 아파트는, 이 아파트에 살다 기아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체가 2층에 놓여있었다.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1층에만 살고 있었다. 많은 집들이 빈 채로 남겨져 있었다. 빈 집들은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세대에 걸쳐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한국전쟁 때 사망한 사람의 숫자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었다. 굶주림은 전쟁보다 더 끔직하다.” (『북한의 기아』 272페이지)

후지모토 씨의 증언에 의하면 이 시기 김정일은 “권총을 곁에 두고 고민하였다”고 한다. “오랫동안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는 일이 많았다”고도 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가 아니라 자기 정권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불안과 초조감에서 그랬을 것이다. 이때부터 김정일은 초대소로 이동할 때 미국의 정찰위성에 탐지되지 않도록 오직 심야나 새벽에만 움직이고, 움직일 때는 위장을 위해 벤츠 열 대가 함께 움직였다고 한다. 김정일이 지방별장으로 갈 때의 준비과정 - 행선지는 출발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내용 등은 김정일의 경호원으로 일했던 이영국 씨가 쓴 책 『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시대정신 刊)의 증언과 일치한다.

“1995년 12월 30일 김정일은 그 자리에 모인 일곱 명의 대장들에게 물었다.
‘그들을 쏘았는가?’
그들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예. 어제 쏘았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죽음을 당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김정일 반대파인 듯 했다. 그것도 24~25명이나 되는 사람을 한꺼번에 사살한 것이다.” (책 154∼155페이지)


『김정일의 요리사』 - 철없는 한총련 학생들과 친북지식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금 후지모토 씨는 일본의 모처에 머물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일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최초의 책 『대동강 로열패밀리 서울 잠행 14년』의 저자 이한영은 김정일의 처조카였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보낸 공작원의 총에 맞아 죽었다. 김정일이 자신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밝힌 후지모토 씨를 그대로 두고 볼 리 없다.
이렇게 후지모토 씨가 ‘목숨을 걸고’ 쓴 책을 아직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우선 그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김정일을 ‘통일 대통령’으로 모시려는 야심을 갖고 남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총련(韓總聯)의 일부 운동권 학생들에게 이 책을 수십 권씩 사주고 싶다. ‘북한을 모략하려는 거짓선전’이라고 아직도 예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이 책의 맨 앞부분에 있는 수십 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이러고도 믿지 않는다면 눈은 무엇하러 달고 다니며 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고 따져 묻자. 『김정일의 요리사』는 굳이 본문을 읽지 않아도 앞장의 사진과 그 해설만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북한을 ‘유격대 국가’니 ‘타협이 가능한 이성적인 지도자’니 하는 얼토당토않은 표현으로 미화하면서 여전히 북한 정권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김정일의 반인민적 사생활에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국내외의 친북지식인들에게도 한 세트씩 전해주자. “이 책을 보고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갖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학자적 양심’, ‘민족적 양심’이란 도대체 무엇인가”하고 그 ‘양심’을 추궁해보자.  
이제 ‘김정일’이라는 이름과 ‘북한 인민’이 결코 동일선상에 놓일 수 없음은 명백히 증명되었다. 이한영, 황장엽, 성혜랑, 신상옥, 최은희, 이영국, 후지모토 겐지…… 이렇게 숱한 사람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더 망설이며 판단을 유보한단 말인가. 특히 후지모토 씨의 경우에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본인이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서 10여 년 간 일해 왔다는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사연을 담고 있다. 그의 탈출과정도 참으로 극적이다. 그는 일본 TV의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성게덮밥’으로 김정일을 유혹한다. 미식가인 김정일이 그것을 보고 그냥 넘어갈 리 없다. “제가 일본에 가서 사오겠습니다”라는 말에 김정일은 흔쾌히 승낙을 하고, 그것으로 후지모토 씨는 20년 동안 드나들었던 북한과 영원한 이별을 고한다.
책의 마지막을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 장군님께’라는 편지글로 마무리 하고 있다. 편지에서 그는 김정일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북한 일반 인민들의 생활을 본 적이 없고, 김정일에게서 많은 혜택을 입은 그로서는 공포에 떨면서도 당연히 김정일에 대한 인간적 연민의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머지않아, 인정 많은 후지모토 씨가 김정일을 만나게 될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 김정일에게 사오겠다고 약속했던 ‘성게덮밥’요리를 사가지고서 말이다. 김정일이 그 요리를 먹게 될 장소는 북한 민주화 이후 김정일이 수감된 감옥의 ‘면회실’이 될 것이다.
14 Comments
007 2007.10.18 12:04  
지금 한국이 도달한 단계에 적절한 책인 것 같음. 놈현같은 놈들이 들여다 보거 북한의 실채들을 볼 수 있음 좋겠음.
fabiano 2007.10.18 17:51  
신출귀몰하는 007님의 소리없는 총으로 꼴같잖은 넘들을 한놈씩 처치하심이 여하?.....
어여쁜 나 2016.05.26 10:56  
김정일의 첫사랑이자 김정남의 생모였던 성혜림은 영화 분계선마을에서, 백일홍, 온정령등에 출연한 1960년대 당시 북한 최고의 여배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자본주의국가들의 여배우들과는 달리 얼굴화장도 일체안하고 외모역시 굉장히 투박하고 수수했으나 다만 볼살이 귀엽고 웃을때 보조개가 나와 모든남성들의 맘을 사로잡은 여자였다고 하더군요?
어여쁜 나 2016.05.26 10:58  
그리고 김정일의 기쁨조는 참고로 왕재산경음악단 소속의 무용배우들과 성악배우들로 이들의 외모 역시 우리나라 여배우들보다 예쁜사람들 단한사람도 없었습니다~!!!!
fabiano 2016.05.27 09:47  
어여쁜 나님의 관심이 지극하십니다. ㅎㅎㅎ...댓글로서 내용을 한눈에 본듯한 느낌입니다. 넘버1!~
fabiano 2016.05.27 09:48  
남남북녀라는 말은요? 못생긴 것보다는 잘 생긴 인물이 좋습니다.
어여쁜 나 2016.05.30 22:52  
남남북녀라는 말보다 남남남녀가 맞습니다~!!!!
fabiano 2016.06.01 23:08  
이 말은 순수했던 옛적엔 맞는 말이었을 터이지만 공산화 이후, 북한의 실정이 그렇게 변화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여쁜 나 2016.08.25 06:39  
제가 유튜브나 유쿠에서 북한영화를 보는이유도 그 내용을 보기 위해 영화를 보는것이 아닌 숨은 미녀여배우들을 찾기위해서 보는것입니다~!!!! ^^;;;;; 근데 여자인 내가봐도 진짜 예쁘다고 할수있는 북한여배우들은 유, 무명을 막론하고 그렇게 많지않았습니다~!!!!
fabiano 2016.08.27 10:57  
남남남녀를 증명하는 댓글...
어여쁜 나 2017.01.06 16:05  
그리고 제가 프록시로 북한사이트인 조선료리 사이트에 들린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트가 북한인터넷매체들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음식들을 소개하는 사이트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북한 김정일이 먹었다는 연회음식들도 다양하게 나와있고요~!!!! 북한 최고위층들이 평소에 먹던 음식들 많이나왔어요~!!!!!하기야 우리나라는 요리와 음식관연 인터넷사이트들이 너무많아서 잘 안보는데....!!! ㅡㅡ;;;;;;
fabiano 2017.01.07 20:32  
-,.-... 10년 전의 기사...
어여쁜 나 2017.02.14 22:08  
아차 오늘 속보 인데요? 김정은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어제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신원미상의 여성두명에게 독침테러를 당해 사망했다네요?
fabiano 2017.02.15 22:18  
아침에 이 뉴스를 접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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