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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단철도 실익이 없다

fabiano 0 1242  
 5월 4일자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오는 5월 17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철도 시험운행이 성사될 것에 대비하여 북한 내 철도현대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방안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러시아·북한 간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언 듯 보기에는 그럴 듯한 것 같지만 자세히 분석하면 실익이 전혀 없는 허황된 계획임을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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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 열차시험운행에 합의한 지난 4월 22일 경기 파주의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철교를 지나는 경의선 열차를 바라보고 있다.

 첫째, 경제적으로 이득이 없다.
 현재 북한의 철도 사정을 보면, 화물기관차의 경우 5~6량(컨테이너 10~12개)의 화물칸을 연결하여 시속이 15~20Km로 운행하는 수준이다. 러시아  전문가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시설이 전반적으로 너무 노후되어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운행을 위해서는 노반공사를 포함하여 철로를 다시 깔아야 할 정도다. 속도를 시속 40km 높히기 위해서는 25~29억 불이 소요된다. 가히 천문학적 예산이다. 따라서 러시아에서는 이미 경제성이 없다고 오래전에 결론지어진 사업이다. 우리가 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모두 우리 돈으로 건설해야 한다.

 우리 국민 중 다수는 시베리아철도를 활용하는 구상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광객이 이를 이용하는 방안은 가능하나 화물 수송은 비효율적이다.

 여기서 화물의 해로수송(海路輸送)과 육로수송(陸路輸送)의 경제성을 간단히 비교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해로수송 능력은 20피트(6m)짜리 컨테이너 1만1,400개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속 46km 속도로 대양을 누비고 있다. 한척의 배에 이렇게 많은 화물을 동시에 실어서 원거리까지 수송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화물을 북한을 경유하는 시베리아철로로 유럽이나 내륙지역에 수송한다고 가정할 경우, 컨테이너 80개를 탑재하는 화물기관차 142대가 필요하다. 기관차 간의 안전거리를 3Km로 잡을 때 열차선로 426Km가 필요하다. 동계절의 시베리아지역 기온이 영하 30~40도임을 감안하면 컨테이너 방한대책(防寒對策)도 만만치가 않다. 육로수송에 비해 선박수송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둘째, 북한지역에서 정상적인 열차운행이 불가능하다.
 순수 우리 돈으로 건설한 경의선·동해선에 대한 단거리 시험운행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완공된 후 몇 년 동안 이런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 간의 회담에서 합의된 사업이 이렇게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부가 통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안한다고 하는데 정작 사정은 따로 있다.

 북한은 남한에서 주는 무상원조물자 확보에 목적이 있지 열차의 운행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 북한은 완전히 폐쇄된 왕조국가다. 더구나 김일성-김정일로 세습된 유일의 독재 병영국가다. 그리고 평양지역을 제외하고는 생활수준이 한국전쟁 직후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이런 현실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두려워한다. 북한은 외국인에게 평양지역 일부만 개방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낙후된 지역 구석구석을 통과하는 한국열차를 허가할 수가 없는 처지다. 관광열차는 더욱 그렇다.

 김정일과 그의 통치 집단들은 동독멸망과 동구권붕괴의 교훈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군정치(先軍政治)를 기반으로 하면서 대외개방을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핵무기 포함)와 117만 대군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 적화통일을 국가목표로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내일(8일)부터 10일까지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장성급회담을 통해 열차 시험운행에는 극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량·비료·생필품 등을 받는 큰 이익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차 시험운행이 끝나면 또 다른 요구와 트집으로 경의선·동해선의 북한지역 통과는 어려울 것이다. 계속 퍼주고 양보하면(서해 NLL 재설정 등) 개성공단·금강산 지역까지의 제한적인 운행은 가능할지 모르나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북한은 우리가 건설한 철로를 추후 전시에 활용할 것이다. 군사적으로 병력·물자의 신속한 수송에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북한을 통과하는 한반도 종단철도는 경제성도 없고, 지속적인 운행가능성도 전혀 없다. 우리 국민은 경의선·동해선이 복구되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는지 모른다. 북한쪽으로 연결만되면 바로 우리의 컨테이너가 부산에서 북경·모스크바·베를린 등으로 간다고 정부에서 크게 홍보했기 때문이다. 관광객도 육로로 북한·중국·시베리아·구라파 여행이 가능하다고 선전했다. 이런 희망이 있어서 우리 돈으로 낡은 북한 철로시설을 건설해 줘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허상이고 허구임을 우리 국민은 이제 명백하게 알아야 한다. 북한이 남북정상 간에 합의한 사항 조차도 이토록 오랫동안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 우리정부 관계자 누구하나도 북측을 호되게 질타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이렇게 저렇게 북한의 요구대로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을 보는 것도 이젠 애처롭다. 국가로서의 체면도 말이 아니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텐데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내 철로공사는 우리의 국력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주적(主敵)의 전쟁수행능력만 키워주는 이적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똑같은 정책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konas)

 김성만(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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