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그 시절 - 동영상

1956년 여름 말죽거리. 곰방대를 문 할아버지가 ‘슬근슬근’ 톱질로 박을 썰고 있다. 근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65년 청계천. 복개공사가 시작됐지만 청계천은 여전히 아낙네들의 빨래터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4월27일부터 6월6일까지 열리는 ‘가까운 옛날-사진으로 기록한 민중생활’전은 점차 잊혀져 가는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서울 남대문시장 담벼락에 구두 핸드백 우산을 늘어놓고 파는 상인, 자하문 근처 초가지붕 아래 아이를 업은 소녀,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집회, 월남파병을 앞둔 아들과 안타까운 이별인사를 건네는 늙은 어머니….
전쟁의 상흔과 근대화의 물결이 중첩되는 그 시절 민중들의 삶을 담은 이형록(87)과 김기찬(66), 일본의 쿠와바라 시세이(68) 등 사진작가 3명의 흑백사진 100여점은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아주 가까운 옛날’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과는 너무 달랐던 한국 민중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이형록의 사진을 통해 50년대 서울이 차 보다 말과 마차가 더 흔한 세상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격동의 60년대 한일국교정상화를 반대 시위와 월남전 파병 사진으로 잘 알려진 쿠와바라는 64,65년 군사정권의 언론 통제 하에서 한국작가들이 촬영할 수 없었던 장면들을 담아냈다.
김기찬은 70년대 서울역과 그 주변 중림동, 만리동 등 뒷골목 서민들의 삶을 보여준다.
박물관 측은 전시기간 중 관람객이 보낸 ‘감상문’ 가운데 우수작을 뽑아 상품을 주고 ‘사진속의 인물을 찾습니다’ 행사를 통해 전시 사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 관람객에게는 기념사진을 촬영해 준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동영상촬영 신세기 동아닷컴기자shk9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