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어느 無名 애니메이터의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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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無名 애니메이터의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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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그림은 손으로만 그리는 것으로 알아온 남자가 있었다. 20대 중반부터 32년간 손으로 애니메이션 배경그림을 그렸다. 배경감독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19일 오후 봄햇살을 따라 등산가방을 메고 산으로 간 남자는 서울의 한 약수터 체육공원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애니메이션 배경감독 곽아무개(58)씨. 컴퓨터 마우스와 전자펜이 그림을 그리는 시대와의 ‘불화’가 그를 다른 세상으로 떠민 듯하다. 곽씨와 함께 일했던 정원경(60)씨는 “젊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로 치고 올라오지만 우리는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일감을 뺏기는 게 곽씨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 6월 일하던 곳에서 나온 곽씨는 프리랜서로 배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츰 일이 줄자 후배들에게 일감을 받아 그리기도 했다고 정씨는 전했다. 벌이는 절반인 150만원으로 떨어졌다. 여섯달 전부터 그릴 배경이 더는 들어오지 않았다. 일이 끊긴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몰두하는 작업”. 곽씨가 다녔던 교회의 담임목사가 전한 말이다. “집중이 잘되는 밤에 하는 작업이 많아 교회에 자주 못 나왔다”고 목사는 말했다. 줄담배를 피웠던 그는 교회생활 하기 미안해했다고 한다.

부인은 “남편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맞다. 배경은 움직이지 않는다. 살아 움직이는 만화 주인공들을 뒤에서 묵묵히 받쳐줄 뿐이다. 자기 이름을 걸고 나간 작품이 한편도 없다는 곽씨. “가족을 뒤로하고 가서 미안하다”는 쪽지를 남겼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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