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
fab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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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5 12:50
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 (수정판)
6년 전, 2008. 10. 15. 내 조인스 블로그, <맨날 추억에 사네>의 <세상사는 이야기>의 카테고리에
<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하였다.
얼마 전, 이 포스팅이 생각나서 찾아 보니 사진이 죄다, 배꼽만 보이고 단, 한 장만 보인다.
당시, 조회수 2524, 추천 12, 퍼간 사람이 2명, 댓글은 20여 개나 달린 것인데, 어떻게 배꼽만 보이는지 다소, 황당하다.
초등학교 총동문회의 홈페이지에도 포스팅했는데 역시, 배꼽만 보인다.
HTML로 그대로 옮기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으나 직접 찍은 사진을 제대로 포스팅했는데도
왜, 이런 현상인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당시의 데이터가 남아 있어 새로 포스팅했지만 정성들여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포스팅한 글, 사진이 증발하니 마음이 개운하지가 않다.
어쨌거나, 내 삶의 일기장의 한 부분을 복원했다는 기쁨으로 위안을 삼는다.
무림지호요재(茂林知好樂齋)의 고향, 넘벌에 아는 이를 만나러 길을 가다보니 탱자나무 울타리의 폐가(廢家)가 보인다.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廢家)에도 가을빛이 가득하다.
허물어진 빈 터에도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왔다.
아무도 살지않는 폐가(廢家)의 굳게 닫힌 부엌과 방문이 단절된 세월을 말해 주는 듯...
닫힌 부엌문을 여니 정말, 오랜 세월이다. 허물어진 디딤돌과 무너진 아궁이가 더더욱 을씨년스런 폐가의 정경을 말하여 주고...
담쟁이로 뒤덮여진 창문에도 가을은 찾아와 정취를 풍기고...
그 시절의 추억을 더듬게 하누나...
마당 한 쪽, 깊은 우물 속, 구름같은 내가 섰어라.
이 가을날, 라이너 마라아 릴케가 읊조리던 가을노래가 들리는 듯, 하며....
아직도 푸른 담쟁이는 한창인데 탱자는 어느새, 노랗게 익었다.
마루 밑, 임자없는 운동화 한 켤레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었을까?
60년대 중반의 중학교 교과서며 농협 팜플렛이 나뒹굴고 있어 오랜 세월의 무상함을...
정말, 오랜 세월의 <우리의 농협>...
어쩌다, 숟가락 하나만 마루밑에 떨어져 있었을까?